■ 자산운용.펀드시장

지방도시별 부자들. PB고객 ᆞ시장분석(한경비지니스 커버스토리) 2014.8

Bonjour Kwon 2014. 8. 9. 05:58

 

 

(대구)

[COVER STORY] 전통 부자 고령화 ‘뚜렷’ 투자 시계 멈췄다

기사입력 2014-08-08

 

1990년대까지만 해도 섬유산업을 기반으로 대구는 대한민국에서도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잘나가는 도시’ 중 하나였다. 그러나 그 후 20년 동안 이 지역 부의 흐름은 시계가 멈춘 듯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1980년대 부를 움켜쥔 1세대 부자들의 고령화 추세는 가속화되고 있으며, 2세대 신흥 부자들은 이들 1세대로부터 부를 대물림 받은 이들이 대부분이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13 한국부자보고서’에 따르면 대구 지역의 부자는 7200여 명 정도로 인구 대비 부자 수의 비율은 0.29%에 달한다. 서울(0.77%)과 부산(0.35%)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대구에 이토록 많은 부자들이 생겨날 수 있었던 배경에는 1970년대 ‘박정희 대통령의 고향’으로 알게 모르게 특혜를 받아 온 영향이 컸다는 시각이 없지 않다. 대구 지역에서 오랫동안 일해 온 한 금융권 프라이빗뱅커(PB)는 “1970년대 부를 축적한 이들은 당시 정권으로부터 수혜를 입었다는 인식이 존재한다”며 “반면 아들 세대의 경우 오히려 역차별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말했다. 이재철 하나대투증권 상인동지점 차장은 “대구뿐 아니라 경북 지역은 전체적으로 구미나 포항 등 대기업의 거대 산업단지와 맞물려 부촌이 형성되는 경우가 많고, 슈퍼리치들 역시 해당 기업의 임원 등으로 종사한 이들이 적지 않다”며 “현재는 LG와 삼성 등의 대기업도 구미에서 경기도 시흥 등으로 투자처를 옮겨 가는 상황이고, 1990년대 이후 대규모로 부를 형성할 만한 모멘텀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현황을 설명했다.

 

공장 부지가 금싸라기 땅으로 변신

 

 

 

그렇다면 대구·경북 지역의 부자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일까. 장숙제 우리은행 대봉동지점 부지점장은 “이 지역의 슈퍼리치는 1970년대에서 1990년대까지 섬유산업이 성장하면서 경산 지역 등 산업단지에 공장을 운영하던 전통 부자들이 대다수”라고 전했다. 이들 전통 부자들의 부의 원천은 다름 아닌 땅이다. 서대구 섬유산업단지를 비롯해 대규모 산업단지가 한창 조성되던 시절 땅을 소유하고 있던 이들은 하루아침에 땅값이 천정부지로 솟아오르며 급속도로 자산을 불릴 수 있었던 셈이다.

 

이들 전통 부자들은 20~30년 동안 자신의 거주지를 바꾸지 않고 유지하는 경우가 많아 한 곳을 특정하기 어렵다. 그중 대표적인 곳이 중구 대봉동이다. 그래서일까. 지난 6월 9일 찾아간 대봉동 일대의 아파트들은 겉보기에는 그리 호사스러운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장숙제 부지점장은 “우리 지점의 고객들만 하더라도 평범한 할아버지로 보이지만, 알고 보면 굉장한 자산가나 회장님들이 많다”며 “대부분은 부부가 여유롭게 해외여행이나 크루즈 여행을 다니며 여생을 즐기거나, 손자·손녀들에게 용돈을 쥐어 주는 재미로 지내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비교해 신흥 부자들의 경우 1세대 부자인 아버지로부터 자산을 물려받은 ‘상속 부자’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아버지의 가업을 승계해 사업을 하는 경우도 많지만, 전문직 종사자들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의사의 비중이 높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이들 상속 부자 외에 40~50대 신흥 부자들 역시 직업이 의사인 경우가 대다수라고 하는 점이다. 이는 인근에만 총 5개의 의과대학이 위치하고 있을 정도로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들 신흥 부자들은 대부분 대구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 값을 자랑하는 수성구에 거주하고 있다. 현재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에 위치한 두산 위브 더 제니스의 3.3㎡당 가격은 1500만 원 정도. 인근에 위치하고 있는 롯데 캐슬 또한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실제로 수성구 범어네거리는 다른 지역과는 분위기부터 확연히 달랐다. 호화롭게 치장된 고층 아파트가 하늘 높이 치솟아 있었고, 아파트 단지마다 드넓은 공원은 물론 주차장엔 외제차들이 즐비했다. 대구 지역 전체 13곳 외제차 매장 중 11곳이 바로 이 수성구 인근에 몰려 있을 정도다. 비교적 젊은 나이대의 신흥 부자들이 하나같이 이 지역을 선호하는 것은 범어 지역을 중심으로 한 명문 학군 때문이다.

 

 

보수적 투자 성향

 

“수익형 부동산 아니면 예·적금”

 

“돌다리를 10번 두들겨 보고도 한 번 더 두들겨 본다.” 대구·경북 지역 부자들의 투자 성향을 한 마디로 표현해 달라고 하자 이 지역 PB가 한 대답이다.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만큼 이들에게 가장 익숙한 투자처는 다름 아닌 부동산이다. 그중에서도 은퇴 후 자신이 운영하던 공장을 처분하는 대신 이를 임대해 꽤 짭짤한 수익을 얻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장숙제 부지점장은 “고객 중 한 분은 2~3년 전쯤 자신이 운영하던 공장을 정리하고, 물류창고로 이용해 여기에 30여 개 정도의 영세 브랜드에 임대했는데 그 수익만 한 달에 2000만~3000만 원에 달한다”고 사례를 들려줬다.

 

공장부지 임대 외에 일반 상가 투자에 대한 관심도 높다. 하지만 이 경우 실질적으로 매매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편은 아니라고 한다. 이종복 대구은행 PB센터 팀장은 “이분들의 입장에서야 늘 해 오던 방식이기 때문에 정보를 얻는 데 쉽고, 정보가 있으니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라며 “막상 임대 수익을 얻기 위해 신경 쓸 일들이 많아지면 발을 빼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한다. 그는 “오히려 진짜 투자 의사가 있는 경우 대구 지역보다는 서울이나 부산 등에 눈길을 둔다”며 “예를 들어 건물을 5채를 갖고 있는 슈퍼리치라면, 서울에 2채, 부산에 2채, 대구에는 1채만 투자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서울에 비해 비교적 낮은 부동산 가격으로 인해 전체적인 자산의 비중으로 보자면 부동산 자산 비중이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이들의 부동산 자산 비중은 대략 30~35% 정도. 반면 50% 이상이 금융 자산인 셈이다. 대구 지역의 한 PB는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평균치를 내기는 어렵지만 예·적금의 비율이 50%에 가까울 만큼 절대적이며, 펀드와 주식은 30%가량, 그 외에 보험과 연금 등이 25% 정도”라며 “최근에는 예·적금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는 반면, 펀드와 주식의 비중은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와 같은 흐름은 대구 지역 증권사들의 현황에서도 쉽게 드러난다. 대구 지역 증권사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우리 지점만 하더라도 고객들의 총투자 금액이 2000억 원대에서 1500억 원대로 줄어든 상황이고, 다른 증권사들도 지점을 철수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는 주식투자와 같은 직접투자의 비중이 점차 줄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박희철 대구은행 PB센터 팀장은 “60대 이상 슈퍼리치들의 경우 대구 지역에서는 투자할 곳이 없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며 “특히 1990년대 급속한 경제성장을 경험한 부자들일수록 최근의 대구 경제에 대한 불신이 깊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몇 가지 개발 호재로 대구 지역에도 훈풍이 불 것으로 기대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인 대구시 달성구 현풍면이 그곳이다. 최근 들어 대규모 산업단지인 테크노폴리스가 들어서며 투자자들 역시 들썩이고 있다. 이곳 부지의 3.3㎡당 가격은 최근 2~3년 새 50% 이상 뛰어올라 현재 300만 원을 웃도는 가격에 거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철 차장은 “이 같은 흐름이 긍정적으로 작용해 대구 지역 투자자들의 지갑을 열고 지역 경제에 돈이 돌기 시작한다면 부의 흐름 역시 선순환이 이뤄지지 않겠냐”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대구=이정흔 기자 verdad@hankyung.com

 

 

 

 

 

[COVER STORY] 부동산보다 금융 자산 선호… 두드린 돌다리도 다시 두드린다

 

기사입력 2014-08-08

전반적으로 보수 성 띠는 가운데 젊은 신흥 부자들이 그나마 적극적인 투자와 소비를 이끌고 있는 상황.

 

지방 부자들의 성향을 간단히 정리하자면 그렇다. 지역 경제와 흥망을 함께하는 지방 부자들의 투자 및 소비 패턴을 따라가 보니 현재 전국적인 머니의 흐름이 눈에 들어왔다.

 

통상적으로 금융 자산 10억 원 이상을 보유한 개인을 ‘부자’라고 할 때 우리나라 부자는 전체 인구의 약 0.3% 정도로 추정된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의 2013년 자료에 따르면 2012년 말 기준 한국 부자는 약 16만3000명. 이는 전년 대비 약 14.8% 증가한 수치로 전체 인구 중 부자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11년 0.28%에서 2012년 0.32%로 증가했다. 그러나 지역별 부자들의 현황을 보면 일단 수적으로 대부분 서울과 경기도, 인천 등에 집중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서울에는 7만8400명, 경기도에는 3만900명, 인천에는 4600명 등 서울과 수도권에 70%가량이 몰려 있다. 서울만 따로 떼어놓고 봐도 전국 부자 중 48%가 집중돼 있는 등 쏠림 현상이 심하다. 지방에서는 그나마 부산이 1만2500명으로 부자 수가 1만 명이 넘고, 그다음으로 대구 7200명, 경남 5300명, 대전과 경북이 각각 3300명 순이다.

 

지역 기반 산업과 공동운명체

 

부자 수로만 봐도 서울 및 수도권과 지방의 차이가 두드러지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성향 차는 보다 확연해진다. 대표적으로 지방 부자들은 부의 축적 과정에 있어 지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다시 말해 지역을 떠받치고 있는 산업과 운명을 같이 하는 경우가 많은 것. 대표적으로 광주광역시는 기아자동차와 금호타이어 등 지역 기반 제조업체에 기댄 경우가 많고, 부자 증가율 1위인 울산 역시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등 ‘현대가(家)’와 뗄 수 없는 구조다. 과거에 대구 지역이 섬유산업을 중심으로 발전할 당시 많은 부자들이 생겨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다 보니 해당 지역 산업이 활황이면 부 역시 함께 상승했고, 반대로 불황이거나 정체가 계속되면 침체를 면치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방 부자들 중 상당수는 지역 내 대기업과 대형 제조업체의 하청 업체나 관련 업체 최고경영자(CEO)들, 그리고 해당 기업의 임원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투자에 있어서도 해당 지역에 기반을 둔 상장사들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다. 애향심 여부는 차치하고, 좁은 지역 사회 특성상 해당 기업에 대한 정보를 얻기가 쉽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방 부자들 중에는 지역 내 상장사에 투자했다가 소위 ‘대박’을 쳤다는 사례들이 심심찮게 있었다.

 

 

 

지방의 부자층을 형성하고 있는 또 다른 부류는 바로 의사·법조인을 비롯한 전문직 종사자들이었다. 서울 및 수도권에 비해 집값이 싼 데다 상대적으로 전문직 종사자들의 연봉이 지역 평균보다 높다 보니 여유 자금을 바탕으로 금융 투자 등을 통해 자산을 늘려 나가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

 

이들 신흥 부자들은 자산 규모가 전통 부자들에 비해 크지 않지만, 주식투자는 물론 일부는 해외 주식에도 투자하는 등 전통 부자들보다 적극적인 투자 성향을 띤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전국 금융권 프라이빗뱅커(PB)들을 만나 본 결과, 대체적으로 지방 부자들은 보수적 성향으로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뿐만 아니라 지방 부동산이 서울·경기권에 비해 가격이 낮은 데다 투자처나 대상이 다양하지 않다는 이유로 부동산 자산보다 금융 자산에 쏠림이 심한 것도 특징적이었다.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지방 부자들이 서울 부자들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대목이 바로 여기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및 수도권의 부자들은 부동산 자산 비중이 60% 정도이고, 금융 자산 비중이 35% 이내인 반면, 지방 부자들은 평균적으로 부동산 자산이 42.4%, 금융 자산이 52.2%로 나타나는데, 실제 현장에서 체감하는 비중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고액자산가의 경우 부동산 보유 비율이 높아진다는 공통점이 있었지만, 신흥 부자들의 경우에는 덩치 큰 부동산에 대한 부담 때문에 좀처럼 접근하지 않는 사례도 많았다. 부동산 자산을 소유한 경우에도 임대료 등을 위한 수익성 부동산에 대한 니즈가 크고, 금융 자산 내에서도 예·적금 비중이 많게는 60~70%까지 차지하는 등 안정성을 추구한다. 투자 상품을 선택할 때도 ‘안정’은 최우선이다. 주가연계증권(ELS)이 대표적.

 

금융 자산 포트폴리오 역시 서울과 지방 부자는 지향점이 다른 것으로 보인다. 올 초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내놓은 ‘부자보고서’를 보더라도 서울 및 수도권 부자들이 40% 이상의 금융 자산을 주식 및 펀드 형태로 보유하고 있는 반면, 지방 부자들은 금융 자산에서 주식 및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31%에 불과해 현저한 차이를 드러냈다. 이에 대해서는 금융권 관계자들이 두 가지 해석을 내놓는다. 하나는 리스크에 대한 부담을 서울 및 수도권 부자들보다 더 크게 느낀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그만큼 금융상품 등에 대한 정보가 확실히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것.

 

서해안과 제주로 머니 유입 중

 

전반적으로 지방 부자들이 금융 자산 비중을 높게 가져가는 가운데, 특정 지역은 부동산에 대한 선호가 뚜렷하게 나타나기도 했다. 주로 개발 이슈가 맞물린 지역들로 전국에서 땅값 상승률이 가장 두드러진 세종시와 제주도 등이 대표적이다. 세종시에 인접한 대전 및 충청권 부자들 중에는 그 지역 토지 보상 이슈로 인해 하루아침에 몇십억 원의 현금을 쥔 경우도 많은데, 다시 인근의 땅을 사거나 원룸 같은 수익형 부동산을 짓는 등 부동산을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제주 역시 부자들의 포트폴리오에서 부동산 자산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개발 호재로 인한 가격 상승과 외국인 관광객들의 기하급수적인 증가에 따른 결과다.

 

그러나 이처럼 개발 이슈로 뜨거운 지역에는 비단 주변 지역의 부자들뿐만 아니라 전국 부자들의 돈이 몰리고 있다. 현재 가장 핫한 지역은 세종시, 당진 등을 포함한 서해안권이며, 제주에는 국내뿐 아니라 중국을 비롯한 해외 부자들의 투자가 활발하다. 특히 제주는 아예 외지에서 이민을 와 정착하는 큰손들이 빠르게 늘어나는 등 신흥 부자들의 증가율이 높게 나타난다.

 

한편, 지방 부자들은 소비에 있어서도 신·구세대의 차이가 있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부자들의 전체 월 평균 소비 지출액이 증가세인 반면 지방 부자들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 지방 부자들의 소비 패턴을 보면 젊은 신흥 부자들을 중심으로 소비가 활발했다. 전국 공통적인 현상 중 하나는 바로 수입차의 증가다. 각 수입차 브랜드들이 이미 포화상태인 서울과 수도권을 벗어나 지방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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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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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COVER STORY] 경기 침체로 위축된 부자들… 금융권 PB 영업도 어렵다

 

지방 부자들이 전반적으로 보수적 성향을 띤다지만, 광주·전남 지역 부자들은 그 정도가 더한 편이다.

 

부자 수가 다른 권역에 비해 적은 데다 지역 규모도 워낙 작아 자신의 부가 드러나는 걸 꺼려하는 측면이 강하다.

 

더구나 이렇다 할 개발 이슈가 없었던 탓에 부의 확대 또한 두드러지지 않아 더욱더 안정을 추구한다.

 

이런 이유로 지역 내 금융 관계자들은 프라이빗뱅킹(PB) 영업에 어려움을 토로하는 실정이다.

 

도시는 조용했다. 주 역세권이 송정역으로 옮겨간 탓도 분명 있겠지만, 고속철도(KTX) 광주역에서 금융기관이 밀집한 금남로까지 이동하는 동안 시야에 들어온 도시의 풍경은 예상보다 훨씬 더 소박했다. 심심찮게 보이는 중대형 이상 고급 외제차들이 그나마 부유층의 삶을 대변하는 듯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뒷받침하듯 광주 지역에서 만난 금융권 관계자들은 “광주 지역은 별다른 이슈 없이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고 거듭 말했다. 실제로도 광주를 비롯한 전남 지역은 별반 눈에 띄는 호재가 없었던 게 사실. 광주전남혁신도시가 조성 중이긴 하지만 생각만큼 반향도 크지 않은 편이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의 ‘2013 한국부자보고서’에서 명시한 부자 수를 보더라도 광주가 2700명, 전남이 2200명으로 부산 및 경남, 대구 및 경북 지역에 비해 적은 수치다.

 

 

사업 소득 바탕으로 금융 투자로

 

돈 번 부자 많아

 

광주 지역 부자들은 전국 분포와 비슷하게 50대가 주축을 이루고 있으며, 40대 이하의 경우에는 의사 등 전문직에 종사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부의 축적 과정을 보더라도 광주·전남 지역은 기아자동차, 금호타이어 등 지역 내 대형 제조업체들과 관련된 중소 하청업체와 건설사 등 사업체 운영 소득이 첫째이고, 그다음으로 신도심 개발 등으로 인해 부동산 혜택을 본 경우와 금융 투자로 수익을 창출한 경우 등이 있다. 금융 투자는 보통 사업에서 일차적으로 얻은 소득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크게는 최고경영자(CEO)형 부자와 대기업 직원 및 전문 직군 기반의 부동산형 부자로 나눌 수 있다.

 

한 가지 눈에 띄는 건 다른 지역에 비해 상속 부자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최현진 하나대투증권 광주지점 VIP 프라이빗뱅커(PB)는 이에 대해 “보통 상속 부자라고 하면 부동산을 물려받아 이뤄지는데, 광주 지역은 빌딩이라고 해 봐야 가격이 높지 않다”며 “현재 상권이 밀집한 지역도 최근에 형성된 것이라 과거에 부모로부터 부동산을 물려받았다면 별로 돈이 안 되는 농지나 토지가 대부분일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2013년 국세청 통계를 보면 광주와 전남 지역 피상속인 수는 각각 55명, 38명으로 전국에서 거의 꼴찌에 가깝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부자들은 부동산 자산보다 금융 자산 보유를 선호하는 편이다. 부자라고 하더라도 자산 규모가 크지 않고, 지역 부동산 또한 투자 개념으로 접근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 그나마 부동산 투자에 관심 있는 부자들은 지역을 벗어나 투자처를 확대하는 양상이다. 조해란 광주은행 PB복합사업부 PB센터장은 “부동산 투자의 경우 임대소득을 올릴 수 있는 상가 투자가 많은 편인데, 광주에 국한하지 않고 서울에 오피스텔을 구매하는 등 서울·경기권으로 확대하는 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서는 최현진 PB도 의견을 같이 한다. 그는 “특히 50억, 100억 원 이상 초고액자산가들이 포트폴리오를 분산, 운용하는 과정에서 전국 무대로 간 지는 꽤 된 것 같다”며 “서산이나 당진 등 개발 이슈가 있는 지역을 비롯해 서울, 경기도 쪽으로 진출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일부 부동산 투자에 적극적인 고액자산가를 제외하고 광주 지역 부자들은 자의 반 타의 반 금융 자산을 50% 이상 높게 가져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금융 자산 내에서도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선호하는 편인데, 특히 나이가 있는 전통 부자들은 돈을 굴리기보다 갖고 있는 자산을 잘 지켰다가 자녀 세대에게 물려주려는 의식이 강해 훨씬 더 보수적인 성향을 띤다. 최현진 PB는 “보수적인 성향의 부자들은 주가연계증권(ELS)이나 주식혼합·채권혼합형 펀드처럼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편이고, 일부 젊은 부자들의 경우 공격적인 주식형 펀드나 해외 펀드에도 투자하며 해외 출장 등 글로벌 경험이 있는 극히 일부는 해외 주식에 직접 투자하기도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주식투자 종목에서도 지역 성향이 드러난다. 기업을 운영하는 CEO들은 사업 연관성으로 지역 내 상장 기업에 투자하기도 하고, 비사업자라 하더라도 지역을 기반으로 한 종목에 투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지역 사회 특성상 한 다리 두 다리 건너 얻을 수 있는 기업 관련 정보들을 주식투자 등에 활용하는 편이라는 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얘기.

 

 

 

그런가 하면 금융종합과세 기준이 2000만 원으로 낮아지면서 과세를 피하기 위한 용도로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는 보험 상품에는 세대 구분할 것 없이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조해란 센터장은 “금융 자산 내에서도 예금이 40% 이상을 차지하고, 안정적인 혼합형 상품이 30%, 보험이 20% 정도”라고 설명했다. 최현진 PB는 “지방 부자들의 경우 금융종합과세에 더 민감해한다”고 전제한 뒤 “부자 수가 많지 않다 보니 과세 대상이 되면 그만큼 더 튀어 보일 수 있다는 생각에 불안해하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같은 이유로 지역 내 금융권 PB들은 영업 환경이 녹록지 않다. 이 부분에서 은행 PB와 증권사 PB의 고민은 약간 다른 경향을 띤다. 조해란 센터장은 “PB 영업을 하려면 안정형과 투자형이 함께 가면서 활발하게 이뤄져야 하는데, 진짜 부자 고객들은 절대 안정을 추구하기 때문에 다양하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고, 최현진 PB는 “부가 드러나는 것을 극히 꺼리다 보니 자산 규모를 솔직하게 오픈하지 않아 힘든 점이 있지만, 마음 열기가 어려운 만큼 한번 고객이 되면 오래간다는 장점이 있다”고 전했다. 광주 외 다른 전남 지역은 아예 PB 자체가 없어 파이낸셜플래너(FP) 추천에 따라 그때그때 상품을 조정하는 상황. 자산관리를 받는 경우라 해도 부동산 자산 50%, 금융 자산 50%(은행 40%·증권 10%) 등으로 절대 안정을 추구한다.

 

 

 

수완지구·봉선동 등

 

학군 중심 단지에 부유층 밀집

 

광주 내 부동산 경기는 신도심 개발과 궤를 같이 한다. 큰 변화 없이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도 관련 이슈가 있을 때면 조금씩 들썩이며 지역 내 부의 이동을 이끌어 왔다. 수완지구 개발이 그 대표적인 예. 2000년대 초반 시작돼 후반 마무리된 수완지구는 분당을 개발 모델로 한 주거 도시로 설계됐다. 현재 아파트와 고급 주택 단지 등이 들어서 있는 수완지구에는 3만여 가구가 살고 있으며 단연코 광주에서 가장 떠오르는 지역이다. 거주하는 인구 또한 전문직, 대기업 직원 등 광주 내 신흥 부유층에 해당하는 이들이 대부분. 교통이 편리하고 모든 편의시설이 인근에 갖춰져 있는 데다 특히 유흥가가 없는 교육특구라는 점 때문에 앞으로 더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광주에서 부동산으로 부를 축적한 이들의 상당수가 수완지구 덕을 톡톡히 봤다. 최초 분양 당시에 비해 현재 가격이 2배 이상 오른 데다, 이 지역의 아파트를 여러 채 소유하고 있는 부자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원래는 주거 기반으로 설계됐지만 인구 유입이 많아지면서 고급 상권도 함께 형성 중이다. 수완지구 인근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수완지구 내 고급 상권은 3.3m²당 2000만 원에 육박하기도 한다고. 가장 번화한 상권으로 꼽히는 상무지구는 권리금, 임대료 등이 수완지구보다 높지만 업종별로 빈익빈 부익부가 심해 현재는 상권도 수완지구로 옮겨가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광주에서 가장 가격이 높다는 포스코 더 샵이 들어서 있는 서구 봉선동도 과거 대비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오른 지역으로 손꼽힌다. 광주 내 최초의 브랜드 아파트로 분양 당시 엄청난 화제가 됐던 포스코 더 샵은 3.3m²당 1200만~1300만 원 선.

 

신흥 부자들의 확대는 광주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부자가 많기로 유명한 여수에서도 나타난다. 화학 경기와 운명을 같이 하는 여수의 경우 최근 화학 경기가 둔화하면서 하청업체 오너들의 성장세는 더디고 공단 메이저 기업 근로자들이 고임금을 바탕으로 신흥 부자 대열에 합류 중이라는 게 미래에셋증권 여수지점 관계자의 얘기.

 

신흥 부자들은 소비도 함께 이끌고 있다. 광주에는 최근 신도심을 중심으로 수입차 매장이 확장되거나 새로 들어서는 등 달라진 소비 분위기를 증명하고 있는데, ‘사모님’들이 주요 고객이다. 송정역을 중심으로 백화점들도 즐비하지만 서울·경기권처럼 명품 등이 입점하지 않아, 간혹 ‘명품대전’ 등이 열릴 때면 줄을 설 정도다.

 

아파트 및 부동산 가격을 중심으로 조금씩 꿈틀대고 있는 광주 지역 분위기는 2015년까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KTX 호남고속철도가 개통되고, 2015년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선수촌 아파트가 들어서며, 전남도청 등이 무안으로 이전하면서 도심 공동화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는 금남로 주변 구도심에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오픈하는 등 이슈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박진영 기자 bluep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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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COVER STORY] PB 고객 90% 현직 CEO… 신흥 부자들 부동산에 꽂히다

기사입력 2014-08-08 18:06 | 최종수정 2014-08-08 18:09 0

 

 

 

울산은 전국에서 1인당 소득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1인당 소득이 높은 만큼 금융 자산 10억 원 이상, 고액자산가들의 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가에서 ‘울산은 PB 시장의 무덤’으로 통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지역소득’에 따르면 울산의 1인당 개인 연소득은 1831만 원으로 전국 평균인 1477만 원보다 24.0% 많았다. 울산은 서울(1752만 원), 부산(1505만 원) 등 15개 시·도를 제치고 4년째 소득 1위를 차지했다.

 

부자 증가율도 전국 최고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보고에 따르면 한국 부자의 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점에 일시 감소한 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전국 평균 증가율은 14.8%였는데, 울산의 부자 증가율은 19.6%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부자 증가율 1위, PB 시장은 걸음마

 

소득 1위, 부자 증가율 1위 울산 고액자산가들의 투자 성향은 어떨까. 정상하 삼성생명 울산FP센터 팀장은 “울산은 평균 연봉이 높을 뿐 전통적인 의미의 부자들은 그리 많지 않다”고 말했다.

 

울산은 ‘산업화 도시’답게 1960, 1970년대 공업화가 이뤄지면서 개인소득이 급증했다. 그 탓에 2세대 중 고액 자산을 보유한 부자 수가 그리 많지 않다. 삼성생명 고객만 보더라도 대부분의 계약자가 월 보험료 30만~100만 원 사이의 직장인들이다.

 

 

 

반면 월 보험료 100만 원 이상 고액 계약자들은 대부분 사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이다. ‘현대의 도시’답게 주로 현대자동차나 현대중공업 1~5차 벤더의 CEO들이 그들이다. 이들은 회사가 성장하면서 주식 가치도 상승해 부자가 된 경우다.

 

자산의 대부분은 회사 지분이다. 이렇다 보니 회사는 부자인데 CEO 본인의 자산은 적은 경우도 많다. 매출액 100억 원, 당기순이익 10억 원인 회사 오너의 월급이 300만 원인 경우도 적지 않다. 정 팀장은 “그런 분들에게 합당한 급여 확보와 배당 등으로 개인 자산을 늘리도록 컨설팅한다”고 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울산은 서울 다음으로 증권 계좌 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 또한 허수다. 울산은 주식이나 펀드 계좌를 가진 인구가 110만 명 중 16만 명에 이른다. 울산에 상장 기업이 많다 보니 우리사주로 인해 증권 계좌만 만든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증권 계좌만 있을 뿐 주식이나 펀드 투자에 관심을 갖는 이들은 거의 없다. 전체 울산 인구 중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512명에 불과한 것만 봐도 지역 부자들의 투자 성향을 짐작할 수 있다. 여기에 고배당을 받는 회사 CEO들을 빼면 그 수는 더 줄어들 것이란 게 정 팀장의 분석이다.

 

삼성증권 울산지점 자산이 약 6000억 원인데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만큼 주식이나 펀드에 관심이 없다는 말이다. 그 대신 본인 유고 시에 회사를 지킬 수 있는 보장성 상품이나 상속과 관련한 종신형 보험 상품에 관심이 많다.

 

정 팀장은 “울산은 소득 수준이 높고 정년이 어느 정도 보장되기 때문에 투자 상품에 크게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한 달 700만~800만 원이면 약 99㎡대 아파트에 4인 가족이 풍요롭게 사는데, 위험을 감내하는 투자 상품에 투자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이다. 많은 건설사들이 울산에 대형 주상복합을 공급했다 실패한 이유도 거기 있다.

 

정 팀장의 말처럼 울산을 대표하는 고액자산가들은 대부분 하청업체 CEO들이다. IBK기업은행이 금융사로는 최초로 울산PB센터를 연 이유다. IBK기업은행은 대출을 통해 인연을 맺은 CEO들의 가업승계와 자산관리 등을 위해 2011년 문을 열었다.

 

울산PB센터는 남동공단, 시화공단, 창원공단과 함께 IBK기업은행의 4개 기업형 PB센터다. 부산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이미화 IBK기업은행 울산PB센터장은 울산 CEO들의 특징에 대해 “젊으며, 자산관리보다 사업에 투자하는 성향이 강하다”고 표현했다.

 

 

우정혁신도시 등 주변 개발 호재 넘쳐

 

PB센터 고객의 90% 이상이 현직 CEO로 여전히 부동산을 1순위 투자처로 여긴다. 울산은 하청업체라도 규모가 크기 때문에 공장 부지도 3300㎡ 이상이다. 따라서 공장을 운영하는 동안 지가가 동시에 상승해 부자가 된 경우가 많다. 산업단지에 3.3㎡당 40만~ 50만 원에 분양받은 땅이 몇 년 사이 160만~170만 원으로 치솟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경우 시장금리 등 저리의 자금을 활용하면 레버리지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어 수익률은 더 높아진다.

 

우정혁신도시 이슈도 지역 부동산 시장의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울산은 2015년까지 근로복지공단, 한국산업인력공단 등 10개 기관이 옮겨 온다. 기관 이전에 따라 건설 중인 우정혁신도시 개발은 지역 부동산 시장에 큰 호재가 되고 있다. 이 지역 아파트들은 2000만~5000만 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타 지역에 비해 금리 민감도도 그리 크지 않고, 금융 자체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낮다. 10억 원을 기준으로 자산 비중을 보면 부동산 6억 원, 일반 예금 3억 원, 펀드 1억 원 정도다. 부산, 광주 등과 마찬가지로 주식, 펀드 등의 투자 비중은 현저히 낮다.

 

그렇다고 주식에 대한 관심이 그리 없진 않다. 투자 대상은 대부분 현대자동차나 현대중공업 관련 종목이 많다. 하청업체를 하면서 얻는 정보나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를 하는 것. 증권 거래는 현대증권이나 HMC증권, 하이투자증권 등 범현대가의 증권사를 주로 이용한다. 울산은 삼성증권이 전국에서 시장점유율 3위 안에도 못 드는 거의 유일한 지역이다.

 

중소기업 CEO를 제외한 고액자산가들은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많다. 지역적으로는 법원이 있고, 학군이 좋은 남구 옥동 주변이다.

 

옥동 주택가에서 가까운 경남은행 문수로지점. 지난해 12월 PB센터를 개소한 문수로지점의 윤준호 팀장은 “울산 고액자산가들의 특징은 부동산, 특히 상가에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경기가 좋다 보니 상가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윤 팀장은 “때가 되면 부동산을 사겠다고 6년 동안 정기예금으로만 돌리는 분들도 많다”고 전했다.

 

부동산에 대한 관심은 높은 반면 자산관리의 기본 개념에 대해서는 아직 생소하다. 이 때문에 목표 수익률을 정하거나 투자에 따른 위험을 간과하는 경우도 있다. 중국 등 이머징 펀드에 투자했다 손해를 본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윤 팀장은 “울산 부자들이 지역적인 특성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다만 펀드 등 투자 상품을 접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어 부담스러워할 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따라서 부동산을 대체할 수 있는 투자 상품에 대한 인식만 넓어지면 투자 패턴 자체도 다양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울산=신규섭 기자 wa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