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8-08
태양광 발전사업에서 수익성 부족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수익성을 논하는 대표적인 잣대인 REC(공급인증서) 가격이 지속적으로 곤두박칠치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말 기준 현물시장에서 태양광 REC 가격은 11만6690원까지 하락했다. 2011년 하반기 21만9977원이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2년 반 사이 절반 정도 내린 것이다.
현물시장에서는 태양광 발전소를 건립해 전력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RPS(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 적용을 받는 14개 발전사와 직접 계약하게 된다. 매월 셋째주에 1회 입찰하며,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맞춰 REC 가격을 결정하게 된다.
가격이 하락한 이유는 태양광 업체들이 자사의 REC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낮은 가격으로 입찰에 참여하고 있는 탓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잇따른 태양광 발전소 증설로 REC 물량(공급량)은 늘어난 반면, 이를 구매하려는 발전사들의 REC 물량(수요량)은 한정돼 있다보니 REC 가격이 올해 5~6월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5월에는 11만5782원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7월에는 16만6366원으로 급등했다. 그러나 이는 5·6월 지나치게 낮았던 기져효과 때문이며, 통상 하반기의 첫달에는 REC 가격이 급증하는 경향이 있다고 업계는 분석했다.
이런 경향은 계약시장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정부는 매년 2회, 상반기(4월)와 하반기(10월)로 나눠 ‘태양광발전 REC 판매사업자’를 선정한다. 현물시장이 대형업체 중심이라면, 계약시장은 중견·중소업체가 주축이 돼 참여한다.
에너지관리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의 올 상반기 입찰 결과, 평균 REC 가격은 11만2591원으로 계약시장을 개설한 2011년 하반기 대비 48% 정도 내려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역시 업체들의 저가 투찰이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업계는 추락하는 REC 가격이 최근 불 붙기 시작한 태양광 발전시장에 찬 물을 끼얹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공기업, 각종 지방자치단체에서 나대지, 유휴부지, 건축물 옥상 등을 활용한 발전사업을 공고하고 민간 사업자 선정에 나서고 있다. 발전소를 건설한 뒤, 10~20년간 운영해 수익을 올려야 하는 민간 사업자 입장에서 REC 가격의 하락 추세는 ‘눈엣가시’로 보일 수밖에 없다.
이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기도 했다. 실제로 최근 경기도교육청이 공고한 ‘1권역 태양광발전 민간투자사업’에는 한 곳의 민간 사업자도 참여하지 않았다.해당 사업은 경기도 남부권 초·중·고 143곳에 발전소를 건설하는 게 핵심이다.
그러나 REC 가격 하락에 따른 수익성 검증 부족, 임대료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외면을 받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현물·계약시장에 일정 규모 이상의 업체 참여에 제한을 주는 방안을 정부가 고민한 필요가 있다. 이게 형평성에 어긋난다면 예전처럼 FIT(발전차액지원제도)를 재시행하는 것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 2014년 현물시장 태양광 REC 가격 (전력거래소 통계)
1월 19만5571원
2월 16만7773원
3월 (현물시장 열리지 않음)
4월 12만9000원
5월 11만5782원
6월 11만6690원
7월 16만6366원
<표> 계약시장 태양광 평균 REC 가격 (에너지관리공단 통계)
2011년 하반기 21만9977원
2012년 상반기 15만6630원
2012년 하반기 15만8660원
2013년 상반기 13만6095원
2013년 하반기 12만8539원
2014년 상반기 11만2591원
정석한기자 job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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