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01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일본 태양광 발전 시장에 투자하는 '태양광 펀드' 조성에 나서고 있다.
'엔저'(엔화가치 약세)의 영향으로 원.엔 재정환율(달러화 대비 가치로 비교한 환율)이 100엔당 940원 안팎까지 추락한데 따른 것이다. 업계는 기존에 6~7%하던 펀드 수익률이 환차익이 늘면서 최대 10% 이상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DB인프라자산운용은 내년 1·4분기 내에 1000억원 규모의 일본 태양광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원·엔 환율이 900원대인 지금 펀드를 조성해놔야 향후 환율이 오를 때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 일본 태양광 펀드는 원화로 모집한 후 엔화로 바꾸는데 현재 원·엔 환율이 낮을 때 환차익을 수익률에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KDB인프라자산운용 고위 관계자는 "환차익 등으로 일본 전력사업에 투자하는 펀드 등은 수익률을 10%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일본 전력사업 현황을 보면서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일본은 전력 사업에 대해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 제도(RPS)에서 발전차액지원(FIT) 제도로 전환했다. FIT는 발전사업자가 태양광이나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을 최대 10년 이상 고정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정부가 보장하지만 RPS는 의무적으로 신재생에너지로 채워야 한다. 이를 위해 공개입찰 시장에서 비싼 값에 전기를 사들여야 한다. 따라서 전력사업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비용이 덜 드는 FIT를 선호한다.
일본 정부가 고정가격으로 보장해주는 만큼 리스크 부담도 덜한 데다 환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어 국내 자산운용사는 물론 보험사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조성한 2000억원 규모의 일본 태양광 펀드도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신한생명, NH생명, 흥국생명 등 보험사들이 주력적으로 참여했다. 이 펀드는 23년간 운용하는 폐쇄형 사모투자신탁상품이다. 목표 수익률은 연평균 8~9% 수준이다.
이미 지난 5월에도 KB자산운용이 일본 히로시마현에 300MW급 태양광 발전소 건립사업에 기관 투자자들을 모아 사모형태로 약 1100억원을 투자했다. 투자에 참여한 기관들은 연평균 6.7% 정도의 수익률을 기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본 태양광 펀드에 대한 쏠림현상도 우려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태양광 발전에 쏠림현상이 있는 것으로 판단해 지난달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대한 재검토를 선언한 바 있다. 그만큼 정책 변화에 대한 리스크를 반영했냐는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국제 원유가격 하락세와 오는 2017년부터 일본에 도입될 예정인 미국 셰일가스 등으로 태양광 발전 사업이 위축될 수 있다. 위축된 만큼 태양광 사업에 투자한 펀드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