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동향>**********/LG 상사

LG상사 인도네시아 MPP 등 종합상사 자원개발, 수출 효자품목으로

Bonjour Kwon 2014. 8. 26. 06:31

2014년 08월 25일 (월) 최호 함봉균 기자 snoop@etnews.com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천덕꾸러기’였던 국내 자원개발 사업이 수출 효자 상품으로 부상했다. 그동안 투자에 집중했던 자원 개발 부문이 올해를 기점으로 전체 영업 이익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

 

상반기 실적 분석 결과 SK이노베이션, 대우인터내셔널, LG상사 등은 전체 영업이익에서 자원개발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 불확실성을 딛고 투자한 자원 개발 프로젝트가 생산단계에 접어들며 실적 개선을 주도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상반기 매출액 33조3717억원, 영업이익 1754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석유 개발사업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477억원과 2170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기존 주력사업인 정제·화학 부문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지만 석유 개발 사업이 이를 만회했다.

 

석유개발사업 매출액은 전체 1.3%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률은 50%에 육박한다. 기존 주력사업인 정유 부문 영업 이익률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석유개발사업이 사실상 든든한 수익원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영업이익에서 석유개발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회사는 최근 미국 석유생산광구 인수하며 자원개발 사업에 투자를 확대했다. 미국 생산광구 두 곳의 확인 원유매장량은 1890만배럴로 국내 석유소비량 기준 9일치 분량이다. 석유개발사업 중심인 페루 광구까지 합하면 확인 원유매장량은 총 6억2900만배럴에 달한다.

 

대우인터내셔널도 자원개발 사업성과에 힘입어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 영업이익은 각각 지난해 대비 26%, 79% 증가한 10조1918억원, 1611억원으로 규모다. 같은 기간 자원개발 사업 영업이익은 970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60%를 차지했다. 지난해 자원개발 부문 전체 영업이익(444억원)의 두 배가 넘는다. 기존 무역(트레이딩) 중심 사업구조로 인한 낮은 영업이익률도 크게 개선했다.

 

자원개발 사업 중심은 미얀마 가스전이다. 지난해 말부터 생산을 시작해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했다. 회사는 가스전 하루 생산량을 올 초 2억입방피트에서 연말 5억입방피트까지 늘릴 계획이다. 지난해 291억원이었던 미얀마 가스전 영업이익은 올해 167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신한금융투자는 미얀마 가스전 생산이 정상화되는 2015년 대우인터 영업이익을 3891억원으로 예상했다. 대우인터는 회사는 자원개발 사업 성장에 힘입어 2016년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24조원, 5181억원으로 늘린다는 중기 목표를 세웠다. 2013년 대비 매출 1.4배, 영업이익은 3.3배 늘어난 수치다.

 

LG상사는 상반기 매출 5조6523억원, 영업이익 906억원을 기록했다. 자원원자재 부문 영업이익은 382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42.2%를 차지했다. LG상사의 전체 영업이익에서 자원원자재부문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과 지난해 이미 70%를 넘어섰다. LG상사는 인도네시아와 중국· 호주 등에서 발전용 유연탄을 생산하는 생산자이자 국내 최대 석탄 트레이더로서 연간 1000만톤 규모의 물량을 취급하고 있다. 유연탄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 악화에 시달렸지만 올해 수요처 다변화, 연관사업 진출로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전략이다.

자원개발 업계 관계자는 “과거 국내 기업이 과감하게 투자한 대형 자원개발사업이 회사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며 “과거처럼 공, 민간기업이 공동으로 사업에 나서는 구도가 형성된다면 더욱더 안정적 사업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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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림 속에 여의도 1.2배 노천 석탄광… 주인은 한국기업
관리자 2013-01-07 14

[세계의 돈 몰리는 ASEAN] ① 신흥 자원대국 인도네시아
석탄의 메카 칼리만탄섬에 中·日·인도 자원회사 몰려와… 반경 50㎞ 내에 탄광 260개
LG상사 , 현지인 1200명 고용 2009년부터 MPP광산 운영… 여의도 12배 광산 추가 개발 중
전세계 전력난 갈수록 심화, 발전용량 늘려나가는 추세… 또 한 번의 석탄 붐 가능성 커

중국에 이어 동남아시아가 ‘글로벌 투자처’로 급부상하고 있다. 세계 경기 불황에도 성장세를 이어오면서 소비 주체인 중산층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개 회원국 인구는 6억명. 지난해 전체 국내총생산(GDP)은 2조달러에 이른다.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으로 전 세계 돈이 몰리는 현장을 취재했다.


적도의 열대우림 속 노천(露天) 광산을 찾아가기 위해선 인내심이 필요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공항에 내려 국내선으로 갈아타고 2시간을 가면 칼리만탄섬(보르네오섬) 발릭파판(Balikpapan)이 나온다. 전 세계 광물자원·석유·가스 기업들이 모여드는 인도네시아의 에너지 도시다.

이곳에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로 갈아타고 울창한 열대우림 사이를 달렸다. 숲 안에선 하늘이 보이지 않았다. 2차선 포장도로를 3시간 달리고 나서 덜컹거리는 비포장도로를 30분 더 달렸다. 드디어 "윙윙" 하는 중장비 굉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LG상사가 2009년부터 운영 중인 MPP(Megaprima Persada, '최고의 나라'란 뜻) 광산이었다.

열대우림 속에 숨어 있던 거대한 탄광이 눈앞에 펼쳐졌다. 서울 여의도 1.2배 규모의 노천광산이다. 까만 석탄층이 햇빛을 받아 은갈치 떼처럼 반짝반짝 빛났다. 현장 관계자는 "반짝거릴수록 품질이 좋은 석탄층"이라고 했다. 지하 막장에서 석탄을 캐내는 한국에선 상상하기 어려운 장면이다.

인도네시아 열대우림 속에 펼쳐진 노천 광산 작업장. 까맣게 보이는 부분이 암석층을 걷어낸 뒤 모습을 드러낸 석탄층이다. 오른쪽 위는 노천 광산에서 막 캐낸 석탄 덩어리. 햇볕을 받으면 반짝반짝 빛이 난다. /칼리만탄(인도네시아)=호경업 기자
현장을 총지휘하는 하명식 고문은 일대 지형을 "거대한 시루떡"이라고 했다. 깊이 30~40m의 회색 암석층을 걷어내면 그 밑에 1~3m에 걸쳐 묻혀 있는 새까만 석탄층이 나온다. 석탄과 암석이 켜켜이 쌓여 있는 것이다. 암석층을 걷어내고 석탄을 캐고, 그 밑에 암석층을 또 파내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그 일대를 불도저·덤프트럭 같은 장비 350대가 휘젓고 있었다.

◇열대 밀림에서 돈 캐는 상사맨

전 세계 자원회사들이 몰려들면서 칼리만탄섬은 '석탄의 메카'로 탈바꿈했다. 이곳 반경 50㎞ 내에 석탄광만 260개가 있다. 대부분 중국·일본·인도 등의 자본이 몰려왔다. 하명식 고문은 "이 지역은 각국 간 자원 전쟁의 최일선"이라고 했다.

MPP 광산은 국내 종합상사가 탐사 단계부터 참여해 생산에 성공한 최초의 사례다. 이곳에서만 1200명의 현지인과 LG상사 직원 10명이 일한다. 연간 생산량은 300만t. 한국 내 전체 생산량(200만t)보다 많다. 이 광산을 포함한 자원개발 분야가 LG상사 이익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는 캐시카우(수익원)다.

한국 기업은 지분 투자에만 열중하는 일본 기업과 달리 현장에서 채굴하고 운송하는 일까지 직접 운영한다. 일은 고생스러워도 그래야 많은 이윤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탐사 단계부터 일을 진행하다 보니 악전고투의 연속이었다. "하루종일 밀림을 헤매다 숙소로 돌아와 장화를 벗으면 그 안에 들어가 있던 거머리가 빨아들인 핏물이 뚝뚝 떨어져요. 거머리를 떼면 살점이 뭉개지는데 그것도 고역입니다." 이상무 차장은 "거머리는 공포 그 자체"라고 했다. 비가 내리면 탄광 주변은 온통 뻘밭으로 변하기 때문에 툭하면 작업이 중단되기 일쑤였다. 주재원 숙식을 광산에서 해결해야 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주재원들은 현지 식사 도우미에게 멸치조림·김치를 만드는 법을 직접 가르쳤다.

이곳에서 캔 석탄은 인근 마하캄강을 따라 바지선으로 이동한 뒤 해안에 정박해 있는 벌크선박(석탄·철광석 등을 운반하는 배)으로 옮겨진다. 최종 목적지는 한국·일본·중국·대만·인도 등이다.

현지 인부들이 캐낸 석탄을 불도저로 옮기는 모습. /칼리만탄(인도네시아)=호경업 기자

전력난에 뜬 석탄

이곳 석탄이 뜬 이유는 각국이 처한 전략난 때문이다. 유연탄 사용처는 대부분 발전소다. 세계 각국이 발전용량을 늘릴수록 석탄은 금값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중국은 발전소 연료의 70%를 석탄으로 해결한다. 한국에서도 석탄(40%)이 원자력(30%)을 넘어서 제1의 전력 생산 연료다. 2011년 한국은 석탄을 수입하는 데 20조원(184억 달러)을 썼다.

석탄 가격은 2008년 한때 t당 100달러 이상까지 갔다. 현재는 세계 경기불황의 영향을 받아 70달러 선으로 주저앉았다. 업계에선 "전력난 해소를 위해 발전용량이 늘어나면 조만간 또 한 번 석탄 붐이 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LG상사는 지난해 5월 MPP 광산에서 차로 8시간 더 들어가는 오지에서 2428억원짜리 석탄광구를 추가로 사들였다. 여의도 면적의 12배가 넘는 대규모 노천광산이다. 매장량은 5억t 이상. 우리나라가 1년간 사용하는 총 유연탄량의 다섯 배에 달하는 규모다. 현재 10명의 직원이 파견돼 도로와 다리를 놓고 기반시설을 구축하는 일을 감독하고 있다. 1년 뒤 본격적으로 생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송치호 자원·원자재부문장(부사장)은 "이제 자원개발은 우리의 숙명"이라고 말했다.

작성자 : 호경업 기자

작성일 : 13.01.01

출   처 : 조선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