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8-27
저금리 장기화 기조에 사업주 선호 조건 우위…사업성이 자금모집 변수
민자도로의 자금조달시장에서 금융회사가 재무 투자자(FI)와 대출을 겸하는 형태가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사업주가 선호하는 이런 금융 조건이 우위를 보이는 것은 저금리 장기화 속에 금융회사들의 투자 대상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천~김포고속도로(시공사 포스코건설)’와 `부산신항제2배후도로(시공사 롯데건설)‘가 동시에 리파이낸싱(자금 재조달)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리파이낸싱을 추진했던 `제2영동고속도로’와 `안양~성남고속도로‘가 FI와 대주단(대출 금융기관) 모집에 성공한 데 힘입어 이들 사업도 금융 모집을 시작한 것이다.
인천~김포도로는 FI펀드 3800억원(지분투자+후순위 대출)과 선순위 대출 7000억원을 합쳐 1조800억원을, 부산신항도로는 FI펀드 1500억원(지분투자+후순위 대출)과 선순위 대출 3000억원을 합쳐 4500억원을 각각 조달한다. 두 사업의 고정금리 기준 대출금리는 연 5.2% 내외다. 다음달까지 자금 조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민은행이 두 사업의 금융주선을, 칸서스자산운용이 각각의 펀드 모집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사업의 공통된 특징은 FI로 참여해야 대주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제2영동고속도로 역시, 건설사 지분 75%를 인수한 FI들에 대출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됐다.
인천~김포도로와 부산신항배후도로 등 두 사업의 리파이낸싱 성공의 관건은 FI 유치다. 정부와의 이익공유를 최소화하기 위해 건설사가 100% 보유하던 지분을 FI에 절반(50%) 팔아야 한다.
대개 금융회사들은 `해지시 지급금’ 범위 내에서 원금 회수가 가능한 대출을 선호한다. 향후 교통량에 따라 투자 손실을 볼 수 있는 FI 참여를 꺼린다.
따라서 도로 사업주들은 FI 유치를 위해 `FI와 대주단 동시 참여자‘ 모집이라는 금융 조건을 꺼내든 것이다. 은행법상 은행들의 펀드 투자가 쉽지 않기 때문에 주로 보험사와 공제회들이 최근 FI 겸 대주단 참여자로 나서고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요즘 시중 자금이 풍부한 데 비해 투자 대상이 마땅치 않다”면서 “사업주가 선호하는 금융 조건을 따라야 딜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FI와 대주단 동시 참여로 인해 금융회사들의 사업리스크가 커진 탓에 철저한 사업성에 따라 자금 모집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김포도로의 사업주인 포스코건설은 사업예정지 주변 교통량이 풍부하다며 FI겸 대주단 모집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5일에는 예비 대주단 15곳과 함께 현장 실사를 다녀왔다.
사업에 관심이 있는 금융회사들은 주변 교통 체증을 인정하면서도 주변 부동산 개발사업에 따라 교통량의 변동성이 크다며 사업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는 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변에 교통이 막히는 것을 확인했지만 주변 예정된 송도 청라 등 개발상황이 더딘 상황”이라며 “좀 더 고민하고 참여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정호기자 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