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09월 19일 08:23 더벨
하림그룹이 국내 3위 해운사인 팬오션 인수를 추진한다. 신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재무적 투자자(FI)와 손잡고 사업다각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19일 인수합병(M&A)업계에 따르면 하림그룹은 최근 사업다각화를 위해 팬오션 인수를 추진키로 내부방침을 정하고 현재 자금조달 방안 등 인수 전략을 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팬오션 매각 절차가 시작되는 대로 인수 작업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림그룹은 인수자금 부담을 낮추기 위해 재무적 투자자(FI)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팬오션 인수전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컨소시엄 파트너로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JKL파트너스가 거론되고 있다.
인수자금은 그룹의 내부 유보금과 엔에스쇼핑(NS쇼핑)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NS쇼핑은 오는 11월 상장을 목표로 한국투자증권·하나대투증권·미래에셋증권을 주관사로 IPO절차를 진행 중이다. 지난 8월 말 한국거래소(KRX)에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상태다.
현재 예비심사 청구서 상에는 NS쇼핑의 FI가 보유한 구주만 매출하는 것으로 돼 있으나, 상황에 따라 신주 모집을 병행하거나 IPO 후 유상증자를 시행하는 방법 등으로 자금 조달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NS쇼핑이 아니더라도 그룹 내 다른 상장사인 하림홀딩스, 하림, 팜스코, 선진 등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FI인 JKL파트너스는 프로젝트 펀드 결성을 통해 투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림그룹이 팬오션 인수를 검토하는 이유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서다. 현재 그룹의 주력인 계육사업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는데다, '조류 독감' 등 질병 발생에 따른 영업위험 등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룹의 미래를 위해선 사업다각화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또 팬오션을 인수하게 되면 그룹의 물류비 부담을 낮출 수 있어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하림그룹은 육계 사육에 필요한 사료를 미국과 브라질 등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육가공품 수출을 통한 해외시장 공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팬오션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통해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됐고, 해운업 시황이 점차 개선되고 있는 점도 하림그룹이 인수 검토에 나선 이유 중 하나다.
지난해 6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팬오션은 채무 조정과 출자전환 등을 통해 부채를 크게 줄였다. 지난해 말 2000%에 육박했던 부채비율은 올 상반기 말 700% 이하로 낮아졌고 연말엔 300% 수준까지 내려갈 전망이다.
수익성도 개선돼 지난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상반기까지 8017억 원의 매출을 올려 1152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글로벌 해운업황 전망의 지표가 되는 발크 해운 운임지수(BDI)는 지난 7월 723포인트로 저점을 찍은 후 최근 1100포인트 수준으로 올라오며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편 팬오션 법정관리를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3월 삼일PwC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당초 매각 측은 주관사 선정 후 곧바로 매각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구조조정과 채무 정리 등을 위해 매각을 미뤄왔다. M&A업계에서는 삼일PwC가 조만간 공고를 내고 팬오션 매각 작업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