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20
매력적인 투자처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던 부동산 펀드가 해외에서 대안을 찾은 모습이다. 지난 3분기 부동산 펀드의 해외투자 비중이 역대 최고치인 50%에 육박한 것으로 파악됐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국내외에 투자하는 부동산 펀드의 총 설정액은 1조2935억원이다.
이 가운데 국내 투자액 비중은 6919억원(53.5%)이며, 해외는 6016억원(46.5%)이다.
사실상 해외투자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2009년 이후 올해 3분기 해외 설정액 규모는 역대 두 번째이며, 투자 비중은 가장 높은 수치다. 설정액 기준 가장 높은 수준을 차지했던 시기는 지난해 3분기로 총 6277억원이 몰렸다.
나머지 분기에는 대부분 5000억원 미만이었으며, 올해 1분기에는 1000억원도 되지 않았다.
3분기 주요 실적으로는 이지스자산운용이 캐나다 몬트리올과 프랑스 파리 등지에 소재한 오피스빌딩에 사모로 투자한 상품 2개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같은 방식으로 해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을 투자처로 삼은 펀드 등이 있다.
한화자산운용과 라살자산운용 등도 해외에 투자하는 펀드를 출시했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펀드의 해외 진출이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국내 시장에 손을 뻗치는 투자자가 포화상태에 이르러 기대 이상의 수익을 얻을 만한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데다, 최근 국내 펀드의 진출지역 다변화 전략이 서서히 힘을 낼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등에 그쳤던 투자지역이 지난해부터 점점 넓어지고 있는 추세다. 최근 부동산 펀드들은 오피스 가격이 많이 떨어진 유럽 전역을 비롯해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 등지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보다 높은 수익률도 부동산 펀드들이 해외로 나가려는 이유 중 하나다.
오피스빌딩의 경우 국내에서는 5% 수익률 달성도 힘든 반면, 해외에서는 운용 노하우만 발휘하면 충분히 5% 이상의 이익을 거둘 수 있다고 시장에서는 판단하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의 이승현 연구원은 “해외에 관심을 보이는 부동산 펀드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자금조달 등의 리스크만 해결하면 국내보다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 부동산 펀드의 관심이 해외로 쏠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남영기자 hi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