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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해외농업개발. 한국농어촌공사 국감.2011.10.6

Bonjour Kwon 2011. 10. 6. 14:47

“임직원 도덕적 해이·방만 경영…적자 우려”
한국농어촌공사

“상임감사 직무평가 매년 하락…정치인 준비자리냐” 호통
부하직원 출장비 부풀려 공금유용 등 비리…감시 강화 주문 
해외농업개발 타당성 검토·수리시설 개보수 예산확보 촉구


지난 4일에 농식품위가 실시한 한국농어촌공사 국정감사에서 허윤진 한국농어촌공사 부사장(사진 오른쪽)이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위원장 최인기)가 지난 4일 한국농어촌공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은 임직원들의 도덕적 해이와 불안정한 경영실태, 각종 사업에 대해 지적했다. 특히 농어촌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도비도 블루팜 사업과 해외농업개발사업 등의 성과가 지지부진한 것으로 드러나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불안한 경영과 비리=홍문표 전 농어촌공사 사장과 한창희 전 상임감사 등의 공사 재직시절, 업무 능력에 대한 지적이 고조됐다. 김우남 민주당(제주시을) 의원은 “최근 3년간 상임감사 직무평가 결과를 보면 2008년 A, 2009년 B, 2010년 C 등으로 매년 하락하고 있다”면서 “한 감사는 본업에는 충실하지 않은 채 뚜렷한 성과도 없이 10·26 충주시장 선거 출마를 위해 나섰다”고 말했다. 김우남 의원은 또 “농어촌공사의 상임감사 자리는 예비정치인이 되기 위한 준비자리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김효석 민주당(전남 담양·곡성·구례) 의원도 “홍문표 전 사장이 회장으로 있는 대한하키협회와 하키팀에 2009년부터 21억4474만원을 지원해 농업인단체 지원금 8억1205만원의 두 배가 넘는다”면서 “농업과 특별히 연관성도 없는 단체에 특정금액을 매년 지급하는 것은 잘못된 처사”라고 강조했다.

편법적으로 집행된 급여에 대한 문제도 확인됐다. 김우남 의원에 따르면 감사원 조사결과, 농어촌공사는 인건비 편법 집행 및 2009년도 경영실적보고서를 허위 작성했다. 구체적으로  2009년 12월 31일 직원들의 사기 진작 명목으로 총 60억원 가량을 부당 집행했다.

내부경영평가를 통해 개인별, 부서별로 성과급을 차등 지급하도록 돼 있지만 농어촌공사는 경영실적 성과평가가 불가능한 장기위탁교육 파견자에게도 최근 5년간 19억1475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해걸 한나라당(경북 군위·의성·청송) 의원은 “2008년 제도개선을 요구했지만 여전히 고액의 성과급이 지급됐다”면서 “장기위탁교육 파견자에게 S등급부터 D등급으로 성과급을 차등지급했는데 과연 교육기간 중에 그들이 회사에 어떤 기여를 했느냐”고 지적했다. 조진래 한나라당(경남 의령·함안·합천) 의원은 “부하직원 출장비를 부풀려 4800여만원까지 공금을 유용하는 사례가 나타나는 등 직원들의 비리문제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면서 “2년 동안 허위 출장으로 공금을 횡령했지만 밝혀지지 않았다는 것은 내부 감시 체계의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성수 한나라당(경기 양주·동두천) 의원은 “새만금 방조제 관련 기네스북에 등재됐는데 통상 70만~80만원이 소요되지만 공사는 1억8528만원을 집행했다”면서 “초청된 3명이 5일동안 무려 3691만원을 사용하는 등 헛돈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또 황영철 한나라당(강원 홍천·횡성) 의원은 “공사는 매년 601억~1091억원 수준의 자산을 매각하는 방법으로 흑자로 운영되는 것처럼 보인다”면서 “더이상 매각할 곳이 없으면 공사는 적자에 허덕이는 기관이 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누구를 위한 해외농업개발=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해외농업개발사업에 대한 의원들의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윤영 한나라당(경남 거제) 의원은 “2009년부터 지금까지 러시아, 캄보디아 등 7개국 18개 민간기업에 총 413억원을 융자 지원했다”면서 “해당 기업들의 곡물확보율은 계획대비 49.3%인 5만4000톤에 불과하고 국내 반입된 물량은 0.37%인 200톤으로 나머지는 모두 현지에서 판매했다”고 설명했다. 윤영 의원은 “민간기업들의 곡물 확보량 대부분은 국내 수요량이 극히 적은 카사바(타피오카)라는 전분 작물로 해외농업개발을 통한 유사시 곡물확보라는 사업목적에도 위배된다”며 사업 실효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김우남 의원도 “융자 지원을 받은 기업들이 생산한 곡물을 거의 국내에 반입하지 않아 특정업체만 배불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국내 반입이 이렇게 저조하다면 해외농업개발 지원의 타당성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지부진한 사업=농어촌공사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사업도 기업들의 외면으로 사실상 사업이 중단됐다. 실제 도비도 블루팜리조트 개발은 지난 3월까지 민간사업자 제안공모를 한 결과, 한국자산신탁 컨소시엄 1곳만 접수했다. 그러나 이곳은 기준점수 이상을 획득하지 못해 우선협상대상자로 미선정돼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또 민간이 분양할 수 있는 면적은 개발면적(350ha)의 5% 수준인 17.5ha로 제한돼 민간업체의 참여가 저조하고 리조트 개발사업과 관련해 수의계약이나 식당 운영권을 미끼로 계약금을 요구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김학용 한나라당(경기 안성) 의원은 “블루팜 리조트 사업이 공사의 5대 프로젝트이지만 참가 업체들은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해 공모에 불참해 사업 실패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농어촌공사는 11개 지구에서 전원마을 조성사업을 자체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저조한 분양률로 사업 손실이 우려되고 있다. 조진래 의원은 “2010년 분양률은 233세대 중 40세대로 17%이고 2011년에는 28%까지 올랐지만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면서 “분양 중인 지구는 짧게는 3년, 길게는 6년이 지났지만 분양이 제대로 안되고 있고 6개 지구는 152억원이 투입됐으나 사업추진이 보류됐다”고 말했다.

▲우려스러운 사업=예산 부족으로 인한 사업 차질도 우려됐다. 특히 재해예방과 물 손실 최소화, 영농편의기반 구축을 위해 수리시설 개보수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관련 예산은 매년 감소해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

정해걸 의원은 “수리시설 복구액은 2009년 78억원, 2010년 112억원, 2011년 457억원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수리시설개보수사업 예산은 2009년 4760억원, 2010년 4000억원, 2011년 2600억원 등 해마다 감소해 제때 개보수가 되지 않아 농민들의 피해가 심각하다”고 밝혔다. 2012년 정부안도 3400억원으로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저수지 둑높이기 예산 중 무려 5234억원이 도로공사 비용에 소진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진래 의원은 “총 사업비 2조5953억원 중 5234억원이 도로공사비로 둑 높이기 대상 저수지 선정 및 계획 수립 때 이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 했다”면서 “도로공사비가 전체사업비의 40%가 넘는 지역도 7곳이나 되는 등 과도한 도로공사로 인한 공사비 상승은 예산 낭비”라고 지적했다.

 

김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