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원개발

中 석탄의 재발견.(석탄으로 올레핀(CTO·Coal to Olefin) 제조)국내 화학업계(석유-나프타생산). 셰일가스 부담에이어 '먹구름가중. LG화학은?

Bonjour Kwon 2014. 11. 5. 21:29

2014-11-05

             

◇LG상사가 지난 7월 중국 네이멍구에서 상업 생산에 들어간 석탄화학 공장.(사진=LG상사)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중국발(發) 석탄 공습이 시작됐다.

 

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자급화를 추진 중인 중국이 풍부한 매장량을 자랑하는 석탄을 무기로 내세우면서 국내 석유화학 기업에 적신호가 켜졌다. 미국발 셰일가스 혁명으로 원가경쟁력 저하가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석탄화학까지 상대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

 

5일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석탄화학 기반의 올레핀 연간 생산능력은 276만톤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 전체 올레핀 생산능력의 7.9%에 해당하는 만만치 않은 규모다.

 

석유화학 제품은 원유 정제과정에서 나오는 나프타를 이용해 제조한다. 올레핀은 나프타를 분해로 얻어지는 에틸렌·프로필렌·부틸렌 등을 통칭한 것으로, 주로 합성수지와 고무 등 화학제품을 만들 때 사용되는 기초 원료다.

 

그런데 최근 들어 기존 공식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중국이 매장량이 풍부한 석탄자원을 이용해 올레핀(CTO·Coal to Olefin) 제조에 나서면서 나프타 기반의 석유화학 제품에 도전장을 내민 것. 석유 대신 석탄을 원료로 플라스틱과 파이프, 비닐 등 석유화학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중국, 석탄에서 에틸렌과 프로필렌 생산 등 수직계열화

 

현재 중국에서는 CTO를 통해 '산업의 쌀'로 일컬어지는 에틸렌과 프로필렌을 비롯해 이들의 다운스트림(하위산업)에 해당하는 폴리프로필렌과 폴리에틸렌, 폴리염화비닐 등의 수직계열화가 진행 중이다. 오는 2018년 이후에는 중국 전체 올레핀 생산능력에서 CTO가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같은 중국 석탄화학 산업의 급성장세는 국내 석유화학 업계에는 복병이 될 전망이다. 중국은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의 최대 수요처이기 때문. 무엇보다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가격 경쟁력 약화가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CTO의 캐쉬 코스트(감가상각을 제외한 현금원가)가 나프타 기반의 올레핀 대비 59%나 낮은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CTO의 제조원가 가운데 석탄이 차지하는 비용은 22%에 불과하다. 원유가 제조원가의 85%를 차지하는 기존 올레핀과 비교하면 원가 경쟁력 면에선 압도적이라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CTO가 나프타 기반 올레핀을 완전히 추월했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품질은 여전히 국내 기업이 한수 위라는 평가다. 다만 중국이 2010년부터 CTO 상업생산을 시작, 시행 착오를 거듭하며 공정 노하우를 쌓아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품질을 끌어올리는 일은 시간 문제일 것이라는 우려도 설득력이 높다.

 

김승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CTO를 통해 생산한 폴리에틸레의 경우 한국산 대비 제품 경쟁력은 떨어지지만, 빠른 속도로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나프타 기반의 석유화학 제품의 경우 유가 변동성에 취약하지만, 석탄은 변동비 부담이 적어 원가경쟁력을 충분히 갖춘 상태"라고 진단했다.

 

국내 업계 1위인 LG화학 역시 중국 석탄화학의 성장세를 여의주시하고 있다. 정찬식 LG화학 NCC 사업부장(전무)은 지난 7월 2분기 기업설명회에서 "중국에서 에틸렌이 1000만톤 이상 부족한 상태"라면서 "석탄을 이용해 자급률 향상을 꾀하는 방안이 지금으로선 가장 유력하다"고 말했다.

 

◇2017년, 폴리프로필렌 공급과잉..국내 시장 유입 가능성 대두 

 

CTO 설비가 급속하게 확대되고 있는 점도 위기 요인으로 지목된다.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석탄화학 기반의 폴리에틸렌과 폴리프로필렌의 총 생산능력은 연산 216만톤 규모로 나타났다. 오는 2017년에는 지난해 대비 7.7배 증가한 1657만톤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 인해 중국이 수입하는 폴리에틸렌과 폴리프로필렌의 양도 대폭 축소될 전망이다. 폴리에틸렌 수입량의 경우 지난해 909만톤에서 2017년 789만톤으로 120톤 규모가 감소할 전망이다.

 

폴리프로필렌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2017년 자급률이 100%를 넘어서며 67만톤 규모의 공급과잉이 발생될 것으로 관측된다. 대(對)중국 의존도가 높은 국내 석유화학 기업의 입장에서는 수출길이 점점 좁아지는 상황으로 내몰리게 되는 셈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거론하는 실정. 지난해부터 중국산 저가 제품의 국내시장 침투로 고전을 겪고 있는 철강업계의 전철을 국내 화학업계가 고스란히 밟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에서 소화하지 못하는 물량이 국내로 유입돼 내수 시장에서 맞붙을 가능성도 다분하다.

 

지금까지 한국 내수시장에서 국내 석유화학 기업과 중국 업체간 맞붙은 사례가 극히 드물다는 점에서 CTO를 통한 중국의 자급률 상승은 충격파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중국이 CTO를 통해 BTX(벤젠·톨루엔·자일렌), 모노에틸렌글리콜(MEG) 등의 생산도 늘릴 태세여서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큰손 고객들을 잃는 것은 물론 직접 경쟁해야 하는 막다른 골목에 놓일 전망이다.

 

김평중 한국석유화학협회 연구조사본부장은 "석탄화학은 그간 물 부족과 환경오염, 제품 수송과정의 높은 물류비 등의 문제와 더불어 기술적으로 성숙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최근 제약 요인들이 하나씩 해결되면서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석유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내년까지 석탄화학 관련 사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으며 오는 2016년부터 석탄 기반의 석유화학 제품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면서 "일부 석유화학 제품의 경우 자급률 달성을 넘어 수출이 점쳐지는 등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에는 불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셰일가스의 공세에 중국의 석탄화학 기반의 석유화학 제품의 등장으로 불확실성이 더욱 증대되고 있다"면서 "저렴한 천연가스가 생산되는 해외에 생산기지를 건설하고, 원료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 외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자구책이 없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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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끝없는 추락…브레이크가 없다!

: 2014-11-06

 

세계 경기 불황 지속으로 국내 화학업계 실적 악화

저유가 시대 배터리 시장 기대감 ↓…'엔저' 직격탄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중국 경제까지 흔들리면서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불황의 터널'에 갇혀 있다. 부타디엔 비중이 큰 LG화학과 금호석유화학 등은 가격 하락으로 고통을 겪고 있고, 삼성토탈은 파라자일렌(PX) 약세로 어려움이 가중됐다.

그동안 석유화학제품은 설비과잉 우려 속에서도 거대 소비시장인 중국이 모든 공급을 다 흡수하면서 수익을 누렸다. 그러나 이제 중국은 더 이상 무한 수요시장이 아니다. 자체 생산시설이 급팽창했고, 경기마저 나빠져 공급과잉에 자체 생산량을 조절하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 LG화학의 중국 남경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 모습.

하지만 LG화학의 하락 속도는 너무 가파르다. 브레이크가 없는 끝없는 추락을 이어가고 있다.

 

2011년 58만원이 넘었던 주가는 3년 사이 40만원이 빠지며 지난 4일 18만원 선이 무너졌다. 최근 한달을 놓고 봐도 9월25일 27만2500원을 기록한 이후 9만원 가량이 빠졌다. 시가총액으로 따지면 한달새 무려 6조원 넘게 허공으로 날아간 셈이다.

 

이는 전체적인 석유화학업종의 불황이 영향을 미치기도 했지만, LG화학에 대한 기대감에 따른 반작용이 컸고 그만큼 불안감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석유를 전량 수입하는 우리나라는 유가에 민감하다. 석유파동을 겪을 때마다 우리는 대체 에너지를 찾았다. 정부차원에서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ESS(에너지저장장치) 등 연구와 투자를 독려했다.

 

LG화학은 국내 전기차 배터리나 ESS 시장의 선두 주자다. 최근 GM과 볼보, 르노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에게 자사 전기차 배터리 공급을 확대하고 있고, 현대·기아차와도 손잡고 내년 출시될 쏘나타와 K5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에 자사 배터리를 탑재할 예정이다. 지난달 30일에는 중국 남경 신강 경제개발구에서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을 개최하고 중국 전기차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또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32MWh 규모의 ESS를 설치하고 가동에 들어갔다.

 

하지만 현재 세계 유가시장은 북미발 셰일가스 증가와 경기침체에 따른 원유 공급과잉 현상이 빚어지며 유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기 침체가 이어지며 저유가 시대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고유가 시대에 투자 유망 업종이었던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ESS 시장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기름값이 싸기 때문에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전기차나 신재생에너지에 투자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다.

 

 

실제로 LG화학은 지난달 20일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3분기 영업이익이 357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8%나 떨어졌고, 매출도 같은 기간 3.4% 후퇴한 5조6639억원에 그쳤다. 실적 발표 다음날 무려 3만2000원(14.16%)이 하락한 19만4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어 이틀 뒤인 23일 추가로 1만500원(5.41%)이 떨어진 18만3500원에 마감했다.

 

하락폭이 크자 지난달 27일 잠시 반등하기도 했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이번엔 '엔저'가 직격탄을 날렸다.

화학에서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부문은 정보전자소재, 2차 전지 소재 등이다. 이 분야 제품들은 엔저 효과를 힘입은 일본업체의 가격 공세에 경쟁강도가 심화될 수 밖에 없다. 결국 LG화학 주가는 3일 개장하자마자 가파르게 하락하며 1만원 넘게 떨어졌고, 4일 18만원선이 붕괴한 17만9000원에 장을 마쳤다. 5일 역시 5000원이 추가 하락하며 17만4000원에 마감했다.

메리츠종금증권 황유식 애널리스트는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가치가 떨어진 게 사실"이라며 "이미 계약한 2016년형 모델 수주 물량은 있지만, 추가 수주는 어려워 보인다. 중국과 2차전지 등 역점 사업의 부진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민준 기자(m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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