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관투자자

국민연금, 페이퍼컴퍼니로 해외 부동산 투자 억지 논란? 해외위탁운용사 구조상품에도 시비!

Bonjour Kwon 2014. 11. 7. 07:05

2014.11.06

 

【팩트TV】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조세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를 설립해 해외 부동산과 인프라에 투자해 온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이를 통해 역외탈세 논란도 불거지는 만큼, 가뜩이나 재벌·부유층의 역외탈세 규모가 중국·러시아에 이은 세계 3위이며 인구 대비 1위인 한국에서, 국민의 세금으로까지 역외탈세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질타의 목소리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원석 정의당 의원이 국민연금관리공단과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제출받은 '국민연금 해외 부동산. 인프라 투자 현황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33개 해외 사모펀드(Global PEF)와, 49개 해외 부동산. 인프라 위탁투자기관을 통해 해외 부동산. 인프라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위탁투자기관에는 블랙스톤, 칼라일, KKR, 블랙록 등 해외 사모펀드를 비롯해 골드만삭스, JP모건, 맥쿼리 등 투자은행과 LaSalle, Hines, Rockspring 등 부동산 위탁운용사들이 포함돼 있다.

 

▲ 리포그룹의 페이퍼컴퍼니 관계도(사진출처-뉴스타파 방송화면 캡쳐)

 

국민연금은 2009년부터 현재까지 총 18건의 해외 부동산. 인프라에 투자해 왔고, 투자 규모는 2010년 약 5조 6천억 원에서 올해 7월까지 15조 원을 넘어, 3배 가까이 증가했다.

 

한편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룩셈부르크와 케이만제도 등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해외 부동산과 인프라에 투자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뉴스타파>가 ICIJ(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와 함께 룩셈부르크 조세당국과 세계 4대 회계법인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 사이의 '사전조세협약(Advance Tax Agreement)' 등 내부 비밀문서 2만 8천여 페이지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국민연금은 세계 최대규모의 부동산 위탁운용사 중 하나인 하인스를 통해 독일 베를린의 소니센터에 투자하면서 조세회피처인 룩셈부르크에 페이퍼컴퍼니 'LuxCo 113'을 설립했다.

 

국민연금은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뒤, 이 페이퍼컴퍼니가 다시 독일의 3개 회사(GermanCo 1·GermanCo 2·GermanCo 3) 지분을 94.9%와 100%씩 취득한 뒤, 다시 8개 유한(유한책임을 지는) 파트너를 경유해 베를린 소니센터 건물 지분 99.7%를 3천 380억 원에 매입했다.

 

이 밖에도 국민연금은 영국계 부동산회사 Rock spring과 합작해 룩셈부르크에 2개의 회사(LusCo 1, LusCo 2)를 설립한 뒤, 이를 통해 다시 프랑스에 2개의 회사를 만들면서 '오파리노' 쇼핑센터 지분을 3천 360억 원에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공공기관인 국민연금이 해외 부동산·인프라 투자를 하면서 조세회피처 소재 법인을 통해 투자한 것으로 나타나 도덕적·외교적 문제의 소지가 있다."라며 “국민연금은 절세를 위한 투자방식이라고 주장하겠지만, 국내 개인과 기업의 조세회피처를 통한 역외탈세에 문제가 지난해부터 불거진 마당”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국민연금이 역외탈세 소지가 있는 조세회피처를 통해 해외부동산. 인프라에 투자하는 것은 ‘내가 하면 로맨스로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힐난했다.

 

 

국민연금, 법인·투자내역 공개 거부 이유는?

 

현재 국민연금은 해외 부동산을 소유한 법인을 비롯해 해외 부동산. 인프라 투자 내역 등을 거의 공개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박원석 의원실 관계자는 6일 오후 <팩트TV>와의 전화인터뷰에서 “(국민연금 측은) 해외 법인들과 보유지분이 갈려있어 관련 투자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계약 조건이 있다면서, 만약 외부로 공개되면 자신들의 투자전략이 노출될 수 있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연금이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는 이유에 대해 “국민연금 측이 직접 해외부동산에 자신의 이름으로 투자하면 손실을 직접적으로 보게 되어 위험률이 높은 만큼, 중간에 페이퍼컴퍼니를 끼워 넣어 투자위험을 회피한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지난해 5월 <뉴스타파>보도 이후 박 의원 측에서도 (인력을 늘리고 분석하는 조직을 신설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역외탈세 방지 법안을 제출했지만 현재 계류 중이며, 실제로 통과가 된 법안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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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 국민연금 이사장, '조세피난처' 논란에 기금운용 철학 도마위

 

2014.11.07  

▲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시사위크 = 이미정 기자] 기금운용의 투명성을 무엇보다 강조해온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의 경영 철학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최근 국민연금이 룩셈부르크 등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를 설립해 해외부동산 투자를 해온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가열되고 있어서다. 국민연금 측은 “투자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해외투자의 방법”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조세 회피 방법”이라는 지적이 뜨거운 상황이다. 

‘조세피난처’는 법인세 등을 부과하지 않거나 과세를 하더라도 아주 낮은 세금을 적용해 세제상 특혜를 부여하는 국가지역으로 ‘버뮤다’, ‘케이만군도’, ‘룩셈부르크’ 등을 대표적인 곳으로 꼽을 수 있다.

이 지역은 ‘외환거래’가 자유롭고 ‘금융거래’의 비밀이 보장되는 장점이 있지만, 이로 인해 ‘역외탈세’나 ‘자금세탁’ 등 각종 금융범죄로 악용되는 사례가 많아 국제적으로 논란을 불러일으켜왔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해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국내 유력 기업인과 정치인 등 245명의 명단이 대거 공개되면서 파문이 일었다. 얼마 전 이들 중 48명의 조세포탈 혐의가 확인돼 1,340억원의 추징금이 부과됐다. 

◇국민연금,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 설립해 해외 부동산 투자 

그런데 ‘기금 운용’의 투명성을 무엇보다 중시해야 할 국민연금공단이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해외 부동산과 인프라 투자를 해온 사실이 확인됐다. 페이퍼컴퍼니는 서류상만 존재하는 유령 회사를 뜻한다. 

7일 <뉴스파타>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함께 룩셈부르크 조세당국과 세계 4대 회계법인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사이의 ‘사전조세협약’ 등 내부 비밀문서 2만8,000여 페이지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뉴스타파>가 확보한 문건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세계 최대 규모의 부동산 위탁운용사인 하인스를 통해 독일 베를린의 소니센터에 투자하면서 조세피난처인 룩셈부르크에 페이퍼컴퍼니 ‘LuxCo 113’를 설립했다.

이 페이퍼컴퍼니가 독일의 3개 회사(GermanCo 1, GermanCo 2,  GermanCo 3) 지분을 94.9%와 100%씩 취득한 뒤, 다시 8개 유한 파트너를 경유해 지난 2010년 6월 베를린 소니센터의 건물 지분 99.7%를 3,380억원에 매입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국민연금은 영국계 락스프링(Rock spring)과 합작해 룩셈부르크에 2개의 회사(LusCo 1, LusCo 2)를 설립한 뒤 이를 통해 다시 프랑스에 2개의 회사를 만들면서 2010년 8월 ‘오파리노 쇼핑센터’ 지분을 3,360억원에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복잡한 투자 구조를 취한 이유는 뭘까. 국민연금 측은 “절세와 투자 리스크 감소 차원에서 이 같은 투자구조를 취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룩셈부르크가 ‘역외탈세’의 온상지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높은 상황이라 국민연금의 이 같은 투자 구조는 ‘조세회피’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룩셈부르크 세무당국은 최근 다국적 기업의 세금 탈루를 도왔다는 의혹에 휩싸인 상태다. ICIJ 측은 “룩셈부르크 조세 당국과 회계법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간 과세 규정문서 등 내부 문서를 분석한 결과, 2002년~2010년 사이에 펩시와 P&G, JP모건 등 다국적 기업 340곳이 수십억 달러의 세금을 탈루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 '조세 회피 꼼수' 논란 일파만파 

ICIJ가 밝힌 주장에 따르면, 이 기업들은 본사를 뒀거나 기업활동이 활발한 국가에서 발생한 수익 수천억 달러를 세율이 낮은 룩셈부르크로 옮겨 수십억 달러의 세금을 절감했다. 일부 기업은 룩셈부르크에서 1% 미만의 우대 세율을 적용받았다.

ICIJ의 폭로 이후 유럽연합(EU)은 룩셈부르크가 다국적기업에 불법적인 세제 특혜를 제공했는지에 대해 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 국민연금

사정이 이렇다보니, 국민연금 역시 의혹의 시선을 받은 모습이다. 이번 ICIJ의 <룩셈부르크 비밀문서 프로젝트>에 자문위원으로 참여한 리처드 브룩스 전 영국조세조사관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연금의 조세피난처 활용에 대해 “각국의 조세차이의 ‘혼성불일치’를 악용한 공격적 조세회피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도 따가운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원석 정의당 의원은 “공공기관인 국민연금이 역외탈세 소지가 있는 조세회피처를 통해 해외 부동산 투자를 한 것은 ‘도덕적’・‘외교적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의원은 “국민연금은 절세를 위한 투자방식이라고 주장하겠지만, 국내 개인과 기업의 조세피난처를 통한 역외탈세 문제가 지난해부터 불거진 상황”이라며 “국민연금이 역외탈세 소지가 있는 조세피난처를 통해 해외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은 여러 가지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박 의원은 “국민연금이 국회에 조차 해외 부동산과 인프라 투자 관련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국민이 납부한 연금이 해외 부동산과 인프라에 국제기준에 맞게 합법적으로 적절하게 투자되고 있는지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33개 해외 사모펀드(Global PEF)와 49개 해외 부동산・인프라 위탁투자기관을 통해 해외 부동산・인프라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블랙스톤, 칼라일, KKR, 블랙록 등 해외 사모펀드를 비롯해 골드만삭스, JP모건, 맥쿼리 등 투자은행과 LaSalle, Hines, Rockspring 등 부동산 위탁운용사들이 포함돼 있었다. 

이 중 현재 30여건의 투자가 대부분 룩셈부르크와 케이만도 미국델라웨 등 조세피난처를 통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해외 부동산과 인프라 투자금액은 모두 15조원에 이르며, 국민연금은 이같은 내역 등을 거의 공개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 국민연금 "리스크 줄이기 위한 투자방식 일뿐"

이번 논란에 대해 국민연금 홍보 관계자는 “조세회피 목적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국민연금 홍보관계자는 “투자의 리스크를 줄이고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해외투자의 한 방법으로  캘퍼스(미국 캘리포니아)나 APG(네덜란드) 같은 다른 선진 연기금들도 이런 방식으로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알다시피 해외 투자는 직접 투자가 아닌 위탁 운영을 통해 하고 있다”며 “해외 투자를 할 때 이런 투자구조를 갖지 않으면, 리스크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 투자한 곳에 예측하기 어려운 사고가 발생한다면, 국민연금 전체 기금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업인들의 조세피난처 악용 사례와는 다른 차원”이라고 답했다.

이어 “룩셈부르크 페이퍼컴퍼니 설립은 적법한 승인을 거쳐서 한 것”이라며 “세무관련 문제도 전문자문기관을 거쳐 적법하게 처리해왔다”고 말했다. ‘조세피난처’ 논란을 고려해 투자구조를 개선할 의지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조세피난처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동향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이번 논란으로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게도 불똥이 튈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번에 밝혀진 해외 투자 건은 전임 사장 때 행해진 것이다. 당시에는 이같은 조세피난처를 활용한 투자에 대한 논란이 공론화되지 않았던 때였다.

하지만 최 이사장이 취임한 뒤에도 조세피난처를 악용한 사례들이 적발되면서 이 문제는 우리 사회에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국제사회에서도 조세피난처에 대한 제재를 하자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또 최 이사장은 취임한 이후에도 이런 조세피난처에 대한 투자구조에 대한 별다른 고민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투명한 기금운영구조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혀온 최 이사장의  말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미정 기자 dlalwjd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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