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1.12
- 경영 실패 자성 목소리도.."책임감·실력 갖춘 사람이 이끌어야"
[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증권, 자산운용, 캐피탈, 저축은행을 소유한 소규모 종합금융그룹으로 주목을 받았던 골든브릿지가 대수술에 들어갔다. 스스로 캐피탈 자회사를 파는가 하면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된 저축은행은 예금보험공사의 강제 매각이 진행 중이다. 시장에선 골든브릿지금융그룹의 존망과 함께 새로운 사령탑의 등장 여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상준 골든브릿지 회장
12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골든브릿지는 지난 6일 290여억원에 골든브릿지캐피탈을 남이산업에 매각했다. 매각 대금이 현금으로 들어오는 건 아니다. 골든브릿지는 과거 캐피탈 자회사로부터 300여억원의 대출을 받았기 때문에 계열사를 팔아 지주회사의 부채만 줄인 셈이다.
저축은행 입찰에는 웰컴, 조은저축은행과 제조업체 1곳 등 총 3곳이 입찰에 참여했다. 이중 2곳은 인수합병(M&A) 방식으로, 1곳은 자산부채인수(P&A) 방식으로 인수할 의향을 타진했다.
어떤 방식이든 골든브릿지는 자회사가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된 멍에를 벗기 위해 금융당국에 40여억원의 부실 책임 분담금을 내야 한다. 이 돈을 내지 않으면 골든브릿지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대주주 지위마저 위협받을 수 있다.
현행 법규상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됐거나 법령에 따라 영업의 허가ㆍ인가ㆍ등록 등이 취소된 금융기관의 대주주나 특수관계인은 금융회사의 대주주 지위를 유지할 수 없게끔 돼 있다. 다만, 부실 책임 분담금을 내는 등 일정한 경제적 책임을 부담하면 이 지위가 유지된다.
금융당국에선 이제껏 골든브릿지 측이 부실 책임 분담금을 성실히 납부할 의사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대주주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흑자가 나고 있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라이선스를 40여억원을 못 내 반납하게 되는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골든브릿지금융그룹에서는 그룹이 축소되고 증권 자회사의 경영권까지 담보로 맡길 만큼 과도한 부채를 떠안게 된 ‘경영 실패’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 이상준 회장(사진)의 전 배우자 문미숙씨가 골든브릿지자산운용의 대표로 선임된 이후 그룹 전체의 경영 전략을 짜는 데도 관여를 할 만큼 보폭을 넓히고 있어 새로운 그룹 사령탑으로 올라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골든브릿지 관계자는 “그동안 경영진이 금융업에는 실력이 부족했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책임감과 실력을 갖춘 사람이 그룹을 이끌어가게 하자는 공감대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