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 (당진시 송산단지)

[전북 탄소밸리] 탄소산업, 韓國경제 새피 수혈.1.2조투자 효성 고성능 탄소섬유·복합재… 국가 새 성장엔진으로 장착 8년 새 30개 탄소기업 입주….

Bonjour Kwon 2014. 11. 25. 07:21

 

2014.11.25 05:46

지역이 스스로 창안해 뛰니 국가가 적극 밀어줬다

2020년까지 100개 업체 집적

 

 

10년 사이 논밭과 임야에서 쾌적한 도시로 바뀐 전북 전주시 덕진구 팔복동 외곽 친환경복합산업단지.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을 중심으로 탄소섬유 부품 연구개발·시험생산·창업보육시설과 효성, 그리고 중소제조업체 30여 곳이 들어섰다. 전북도는 이곳을 중심으로 전북 14개 시군에 탄소밸리를 조성, 한국경제의 새 성장엔진으로 부상시키겠다고 밝히고 있다./한국탄소융합기술원 제공

"모두 논밭과 쓸모없는 임야였어요. 이곳이 상전벽해, 전북의 100년을 기약하면서 한국경제에 새 피를 수혈하고 있는 겁니다."

 

전북 전주시 덕진구 외곽 친환경복합산업단지. 강신재 한국탄소융합기술원장은 지난 10년 이곳에서 일어난 일을 '기적'이라 불렀다. 전주-군산 국도 옆 한적했던 시골이 번듯한 대로에 산뜻한 빌딩들이 늘어선 국내 탄소산업 거점으로 등장한 것이다. 한국탄소융합기술원 등 탄소섬유 소재·부품 연구소와 시험생산·창업보육시설, 그리고 연관 제조업체 30여곳이 입주했다. ㈜효성은 이곳에서 고성능 탄소섬유를 세계 세번째로 개발, 작년 5월부터 연간 2000t씩 생산하고 있다. 전북도는 이곳를 중심으로 세계를 겨냥한 탄소소재 산업기지를 만든다는 마스터플랜을 짜고 있다. 탄소섬유를 복합·응용한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제조업체 100곳을 입주시켜 한국의 새 성장 엔진으로 부상시킨다는 포부다. 이름하여 '전북 탄소밸리' 프로젝트가 시동을 걸었다.

 

 

①한국탄소융합기술원 ②국제탄소연구소 ③부품소재시험생산동 ④벤처1동 ⑤벤처2동 ⑥R&D집적화동 ⑦소재성형동 ⑧고기능복합섬유 원천소재동 ⑨복합재시험생산동 ⑩초경량소재부품 시험생산동 ⑪융복합부품실용화센터 ⑫창업보육센터 ⑬탄소기술교육센터 ⑭첨단기계벤처동 ⑮효성 전주공장

 

◇복합산단으로 상전벽해된 전주외곽

 

탄소섬유는 강철보다 10배 강하지만 무게는 5분의 1에 그치는 신소재. 아크릴 원사(原絲)를 1000도 이상에서 탄화한 섬유로 열에 강하고 내구성과 탄성이 높은데다 인체에 무해하다. 보잉787기는 동체의 절반이 그 복합재로 만들어져 연료의 20%를 줄이면서 진동과 소음을 덜고 쾌적한 기내를 만들었다. 세계 자동차 업체들도 연비 개선 경쟁에 나서면서 속속 차체를 탄소섬유로 경량화하고 있다. 탄소섬유를 넣은 소재는 골프채, 낚시대에서 헬멧과 의류, 건축자재에 이르기까지 강철과 PVC 등 20세기 이전 소재들을 빠르게 대체해가고 있다.

 

탄소 소재-부품산업 유치는 이 같은 산업문명의 흐름에 주목하며 당초 전주시가 던진 승부수였다. 소재-부품산업 집적은 현대차 전주공장과 대우차(한국지엠) 군산공장 입주한 1990년대 후반 이후 전북의 숙원 과제이기도 했다. 철강 등을 기반으로 한 소재-부품은 그러나 이미 수도권-영남 등 다른 지역이 선점하고 있었다. 전주시는 대체 신소재로 8년 전 탄소섬유를 선택했다.

 

탄소섬유는 1990년대 초 태광산업에서 개발했으나 성능과 가격 경쟁에서 일본 선도업체에 밀리면서 10년 넘게 생산이 중단돼 있었다. 국내 탄소섬유 수요는 매년 늘어왔으나 전량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었다. 강신재 원장은 "산업기반이 취약하고 지식과 기술도 없던 지역에서 힘을 모아 사업 기초를 닦아가며 정부를 설득, 적극적인 지원을 끌어내면서 하나씩 성취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업은 전주시가 2007년 정부 사업공모에 당선돼(160억원) 길이 120m의 탄소섬유 파일럿플랜트(시험생산시설)을 갖추면서 본격화됐다. 시는 탄소섬유 개발에 성공하면 전주에 공장을 둔다는 조건으로 이듬해 효성을 유치, 이 파일럿플랜트를 제공했다. 효성은 당초 목표했던 6년을 절반으로 앞당겨 2011년 중성능 탄소섬유를 개발했다. 일본과 미국에 이은 세번째 개가였다. 효성은 작년 공장 가동 전까지 이를 고성능으로 업그레이드했다. 효성은 이제 로켓 소재로 쓰는 고품질 탄소섬유도 만들 수 있다.

 

◇투자액의 80%까지 파격 인센티브

 

전북도와 전주시는 효성의 탄소섬유 양산에 맞춰 이곳에 그 응용 제품 연구개발 및 생산시설을 하나씩 채워갔다. 탄소융합기술원과 국제탄소연구소를 세우고 인근 68만㎡에 단계적으로 친환경복합산단을 조성하면서 이곳을 '탄소밸리'로 이름지었다. 탄소융합기술원은 각종 탄소소재 상품화 기술을 개발, 기업에 전하며 기술 교육과 마케팅까지 지원해줬다. 정부는 지역에서 땀 흘려 일구며 타당성을 제시하는 사업들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시는 2010년 이후 탄소소재 업체 유치를 위해 인센티브도 파격적으로 제시했다. 100억원 범위에서 투자액의 최고 80%까지 보조금을 주면서 효성과 함께 중소 탄소소재 기업 30여곳을 유치할 수 있었다. 작년 봄 효성 전주공장 가동을 전후로 탄소소재 기업은 전주 바깥에까지 몰려 완주에만 4개 업체가 들어섰다.

 

당초 전주시가 앞장서고 전북도가 지원하던 탄소산업 육성은 지방자치 민선 6기 들어 새 전기를 맞았다. 민선 4~5기 전주 탄소산업의 기반을 닦은 송하진 전주시장이 전북도지사로 당선된 것이다. 그는 취임과 함께 도정 3대 키워드로 농업과 관광, 그리고 탄소를 제시했다. 그는 전주시에 이어 전북도에 탄소산업과를 만들면서 탄소밸리를 도 전역으로 넓혀 성장 동력을 키우고 그 과실을 고루 나누겠다고 밝혔다.

 

탄소산업 유치엔 지역 주민들의 염원이 담겼다. 지난 2012년 초 효성이 일부 토지주와의 마찰로 전주공장 착공을 못 하면서 기로에 놓이자 시민들이 도심 집회까지 열어 토지주들에게 양보를 요구했다. "조속한 공장 착공을 위해 써달라"며 익명의 독지가가 나서는 등 30여 개인과 단체들이 전주시에 성금을 보내기도 했다. 시민들의 탄소산업을 향한 염원은 '일자리'에 있었고 그 염원은 이제 작은 결실들을 맺고 있다.

 

◇GS칼텍스도 전주서 피치계 섬유 도전

 

탄소섬유는 도레이 등 일본 선도 3사가 연간 세계 수요량의 60% 이상을 공급하고 있는 가운데 매년 10% 이상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탄소융합기술원은 탄소소재 세계시장 규모가 2010년 444억달러에서 2020년 2091억달러로, 그 응용 분야는 같은 기간 2109억달러에서 1조1526억달러(약 1200조원)로 성장하리라 전망한다. 탄소산업의 중심 소재인 탄소섬유는 원료 대비 최고 200배끼지 부가가치를 내고 있다. 탄소 소재산업은 지구 온난화를 늦추는 친환경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효성은 2020년까지 모두 1조2000억원을 투자, 연간 생산능력을 연 1만4000t으로 확대하면서 고품질 탄소섬유도 양산할 방침이다. 도와 시는 효성과 손잡고 2020년까지 이곳에 탄소 소재 응용 기업 100곳을 유치, 일자리 6000개를 만든다는 목표다. 자동차, 조선·해양·항공, 신재생에너지, 농·건설기계 등 도내 4대 제조업 기반과 연계해 탄소섬유 복합재 신상품을 개발, 기업유치 및 산업성장 붐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당장 효성 전주공장 옆에 이곳의 탄소섬유를 직접 공급 받을 특화산단 82만㎡부터 조성할 계획이다. 전북도는 탄소밸리를 뒷받침할 연구개발특구를 조성하고 탄소 상품 세계 진출을 위한 실증·인증센터를 만드는 방안을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

 

효성에 이어 GS칼텍스도 석유의 피치(찌꺼기)를 활용하는 탄소섬유 공장을 전주에 짓기로 하고 시험 생산동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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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1.2조 투자… 전북을 '탄소섬유 클러스터'로3번째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서정명

 

대구(삼성), 대전(SK)에 이어 전북에 세 번째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마련됐다. 전북과 손잡은 효성그룹은 총 1조2,400억원을 투자해 전북 지역에 '탄소섬유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오는 2020년까지 탄소섬유 관련 수출액을 100억달러(약 11조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24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에 문을 연 전북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 참석해 "전북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전통문화와 농생명·탄소산업의 대도약을 이루는 연결고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미래산업의 쌀로 주목받는 효성의 탄소섬유를 다양한 제품에 적용하는 후방산업에 창업·벤처기업이 활발하게 진입해 히든챔피언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전북 방문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전북 창조경제혁신센터는 '미래소재의 쌀'인 탄소섬유 산업을 육성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독일의 72개 탄소섬유 관련 기업ㆍ연구기관이 운집한 'MAI(뮌헨·아우구스부르크·잉골슈타트) 탄소산업 클러스터'를 벤치마킹해 탄소소재 분야의 창업ㆍ벤처기업을 100개 이상 육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효성은 지난해 5월 가동을 개시한 전주 탄소섬유 공장에 1조2,000억원을 투자해 현재 생산량(2,000톤)의 7배인 1만4,000톤의 탄소섬유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20년 전북의 탄소섬유 관련 수출액을 100억달러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와 별도로 전북 중소기업 및 벤처산업 육성을 위해 창업지원펀드와 매칭펀드 등에 총 400억원이 투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