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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해부] 현대중공업그룹 ② 지분구조…강점 혹은 약점 '탄탄한 삼각편대' 단순하지만 견고한 순환출자 구조…

Bonjour Kwon 2014. 11. 26. 11:23

 

2014. 11. 26.

지주사 전환 '아직은 글쎄~'

이보배 기자 | lbb@newsprime.co.kr | 2014.08.21 17:24:54

[프라임경제] 국내 대기업들은 대내외 경제상황과 경영방향에 따라 성장을 거듭하거나, 몰락의 나락으로 내몰리기도 한다. 내로라하는 세계적 기업일지라도 변화의 바람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2, 3류 기업으로 주저앉기 십상이다. 기업은 끊임없이 '선택'과 '집중'을 요구받고 있다. 국내산업을 이끌고 있는 주요 대기업들의 '선택'과 '집중'을 파악해보는 특별기획 [기업해부] 이번 회에는 현대중공업그룹 2탄 계열사 지분구조에 대해 살펴본다.

 

조선업계 세계 1위에 빛나던 현대중공업은 올해 2분기 창사 이래 첫 1조원대 '어닝 쇼크'에 직면했다. 현대중공업은 실적 발표 직후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고, 포트폴리오 재편과 적자공사 수주 금지, 원가 절감 등 3대 원칙을 내걸고 수익성 위주의 영업활동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현대중공업 창업 주역이자 사장을 두 차례 지낸 최길선 전 사장을 구원투수로 영입했다. 지난 12일 최 전 사장을 조선·해양·플랜트 부문 총괄회장으로 선임한 것. 과거 현대중공업의 성장을 이끈 조선전문가이자 경영인으로 꼽히는 최 회장은 공식 취임식 없이 바로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로 출근을 시작했다.

 

1970년대 황무지나 다름없던 울산의 백사장에 세계 최대 규모의 조선소를 건설하고, 설립 10년 만에 일본을 제치고 업계 1위를 차지한 현대중공업은 이후에도 끊임없는 도전정신으로 입지를 더욱 확고히 했다.

 

2002년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한 현대중공업그룹은 같은 해 5월 삼호중공업을 인수하고 2008년 하이투자증권과 하이자산운용, 2009년 현대종합상사, 2010년 현대오일뱅크를 인수하면서 종합 중화학그룹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발표한 '2014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현황'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의 재계순위(공기업 제외)는 7위다.

 

◆지분구조 핵심은 '순환출자구조'

 

현대중공업그룹은 2014년 6월30일 기준 26개 기업이 소속돼 있다. 이 중 현대케미칼은 지난 7월1일 기준으로 현대중공업 기업집단 소속회사로 편입됐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최대주주는 지분 10.15%를 보유한 정몽준 전 의원이며, 아산사회복지재단과 아산나눔재단이 각각 2.53%, 0.6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어 국민연금이 6.31%의 지분율을 차지하고 있고, 최대주주를 포함한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은 총 21.31%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중공업의 순환출자 지분구조가 특징이다. 탄탄한 삼각편대를 중심으로 안정적이 지분구조가 눈에 띈다. ⓒ 프라임경제

현대중공업그룹 지분구조의 핵심은 순환출자 구조다. 지난 7월25일부터 자산 규모 5조원 이상 대기업의 신규 순환출자가 법으로 금지되면서 순환출자 시대는 사실상 끝났다. 

 

순환출자구조는 단순하지만 견고함을 보인다는 점에서 그룹 입장에서는 약점인 동시에 강점으로 작용한다. 경기가 좋을 때는 상생을 도모할 수 있는 끈이 되지만 반대로 경기가 악화되면 연쇄 도산을 불러올 수 있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현대중공업그룹을 둘러싸고 10%대에 불과한 최대주주의 지분율을 이유 삼아 언젠가는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대주주의 지분율을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는 게 현대중공업그룹의 입장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재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주공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보인다. 현대중공업이 현대삼호중공업의 지분 94.92%를 가지고 있고, 현대삼호중공업은 현대미포조선 지분 45.21%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다시 현대중공업 지분 7.98%를 보유하는 구조다.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3개사가 삼각편대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안정적인 지분구조를 보이고 있는 모양새다.

 

◆소유와 경영 분리 방침, 안정적인 지분구조

 

이어 현대중공업은 2010년 인수한 현대오일뱅크 지분 91.13%를 보유하고 있으며, 현대종합상사와 현대자원개발, 현대기업금융대부 지분도 각각 22.36%, 40.00%, 67.49% 가지고 있다.

 

삼각편대 안에서도 크고 작은 순환출자 구조가 눈에 띄는데, 현대중공업이 40.00%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현대자원개발의 경우 현대미포조선이 35.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대미포조선이 83.24%의 지분을 보유한 하이투자증권은 하이자산운용 지분 92.42%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울산 공장 전경. ⓒ 현대중공업

순환출자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국내 대기업 가운데 현대중공업그룹은 단순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축에 속한다. 정주영 명예회장이 타계하면서 현대그룹에서 분리된 이후 상선 중심의 조선업체에서 해양사업, 플랜트, 엔진, 전기전자, 건설장비 사업 등으로 영역을 넓히는 과정에서도 안정적인 지분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

 

소유와 경영 분리 방침에 따라 2002년 이후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도 현대중공업그룹의 특징이다. 순환출자 구조가 견고할 경우,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연쇄 도산의 위험이 있지만 경기가 좋을 때는 사업을 확장하기 유리한 구도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현대중공업그룹은 소유와 경영의 분리로 비교적 안정적인 경영을 해나가고 있고, 최근 최 회장의 영입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주사 전환 가능성 아직은 낮아  

 

최근 순환출자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대기업들이 지배구조 단순화를 시도한 것과 관련 현대중공업은 순환출자 고리 변동이 없었다.

 

롯데그룹이나 삼성그룹에 비해 복잡한 구조가 아니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기존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할 의무가 없다는 점과 당장 지배구조 변화의 필요성이 없다는 점 등에서 현대중공업을 중심으로 한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최대주주는 지분 10.15%를 보유한 정몽준 전 의원이다. ⓒ 프라임경제 그런가 하면 현대상선을 두고 현대그룹과 경영권 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현재 현대중공업이 현대상선 지분 13.30%를 보유하고 있고, 현대삼호중공업 역시 5.98%의 현대상선 지분을 가지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지주회사 전환을 시도하면 현대상선의 지분율을 20%이상 끌어올리고 최대주주로 등극하거나 매각해야 하는데 당장 이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변수는 있다. 또 비교적 단순한 지배구조를 보이는 현대중공업그룹의 경우, 지주사 전환작업이 요원해 보여도 전환 움직임이 시작되면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이고,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정 전 의원이 여전히 정치에 뜻을 품고 있는 상황에서 정 전 의원의 거취에 따라 현대중공업그룹의 지배구조에 변화의 바람이 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