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신탁(국제자산신탁등)

11개사 경쟁과열.생보부동산신탁.“리츠·부동산개발 컨설팅 등 신사업 적극발굴할 것” 수익높으나 리스크 많은 차입형 토지신탁은 뛰어들지 않기로

Bonjour Kwon 2014. 12. 4. 07:23

2014-12-04

 

<초대석>김상진 생보부동산신탁 사장

 

 “저성장 시대의 부동산 시장은 좋은 요인과 나쁜 요인이 혼재돼 있습니다.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로 재무 건전성을 지키되 리츠(부동산투자회사)나 신탁과 연계한 부동산 컨설팅, 개인 대상 부동산 자산관리 등을 신규 사업으로 키우겠습니다.”

 

 지난 5월 취임한 김상진 생보부동산신탁 사장은 ‘작지만 알찬 부동산신탁사’를 표방한다. 교보생명에서 ‘대체투자’라는 한 우물을 파면서 폭넓은 경험을 쌓은 지라 여러 구상이 많다. 그러나 저성장과 부동산시장 장기 침체, 보수적인 주주사(삼성생명·교보생명)를 고려하면 운신의 폭이 넓지 않다.

 

 여기에다 11개에 이르는 부동산신탁사간 경쟁은 날로 치열하다. 경쟁이 과열되다 보니 수수료 인하 추세가 고착화되고 있다. 부동산신탁사들은 조금 더 높은 수익을 쫓아 시행업인 ‘차입형 토지신탁’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런 시장 상황에서 김 사장은 취임 이후 할 것과 하지 말아야할 것을 구분해놨다. 리스크가 많은 차입형 토지신탁은 뛰어들지 않기로 했다. 대신 리츠 등 자신 있는 분야는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를 소개한다면.

 

△ 지난 1998년 11월 설립된 민간 최초의 부동산신탁회사다. 당시 양대 부동산신탁사였던 한국부동산신탁과 대한부동산신탁이 무리한 신탁사업 벌이다 외환위기 여파로 쓰러진 후 업계 전반에 위기의식이 팽배했다. 생명보험(생보)업계가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상업용 부동산을 많이 매입하면서 ‘부동산 신탁사’로 확장했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이 50대50 지분을 가진 대주주다.

 

 자본금 100억원 규모로 설립됐지만 잉여 이익이 쌓여 상반기 말 기준 자기자본은 658억원이다. 전체 수탁액은 9조5000억원이다. 설립 이래 16년 연속 흑자 경영과 무차입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자본적정성을 보여주는 지표인 영업용순자본비율(NCR)도 작년말 기준 1700%에 이른다. 업게 평균인 836%보다 2배에 이른다.

 

 -취임 이후 주목하는 사업은

 

 △리츠 투자를 확대해 나가겠다. 지난 2011년 리츠 자산관리회사(AMC) 인가를 받았으나 실제 리츠 설립은 많지 않았다. 지난 2011년 명동 소재 비즈니스호텔 운용사업을 기초자산으로 위탁관리 리츠 1건을 설립한 게 전부다. 취임 이후 3개의 리츠를 설립했다. 의왕내손 미분양아파트 530가구를 매입한 ‘생보우투신영임대주택제2호기업구조조정리츠’를 비롯해 마포 태영빌딩을 매입한 생보제4호위탁관리리츠, 화성 동탄2신도시 대토보상리츠인 생보대만홀딩스개발전문위탁관리리츠가 그것이다.  

 

 새해에도 1∼2개 리츠를 추가 설립할 예정이다. 새로운 딜을 물색해 리츠상품으로 구조화하기가 만만치 않지만 수익률이 하락한 오피스빌딩을 벗어나 새로운 틈새시장을 적극 발굴하겠다.

 

 얼마 전 정부에 리츠AMC도 부동산펀드 자산을 관리하거나 설립할 수 있도록 건의했다. 부동산펀드나 리츠 모두 부동산을 투자자산으로 한다는 점에서 같다. 그런데도 리츠AMC는 펀드를, 자산운용사는 리츠를 하지 못하도록 칸막이가 쳐 있다. 리츠AMC가 부동산펀드 자산 관리를 맡을 수 있다면 간접투자시장이 더 크게 발전할 것이다.  

 

 -리츠 외에 새로운 신규사업이 있다면

 

△본업인 신탁사업을 넘어 서비스 차별화를 꾀할 것이다. 시행사나 건설사 등 신탁을 이용하는 고객을 상대로 부동산신탁과 관련한 컨설팅사업을 할 것이다.

 

 삼성생명 교보생명 등 주주와 관계사인 교보리얼코 등 부동산리서치회사를 활용하면 고객 대상 부가서비스를 늘리고 수수료를 확대할 수 있다. 부동산 개발 관련 사업성 분석이나 프로젝트매니지먼트(PM)사업 등 신탁업과 관련한 부수 업무를 개발하겠다.

 

 또 하나 관심있는 분야은 개인 자산관리다. 저성장고령화를 맞아 개인들도 적극적인 자산 관리가 필요한 시대가 됐다. 일본의 경우 개인들이 집을 처분할 때 중개 업무를 신탁사와 같은 자산관리 전문회사에 맡긴다.

 

 부동산건물 관리나 매매 중개를 신탁사들이 한다. 국내에는 아직 그런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지만 임대주택관리시장이 커지면서 신탁사에 기회 요인이 될 것이다.  고객들의 자산관리를 과학적이고 효율적으로 해 고객 자산을 보호하고 회사의 이익도 극대화하겠다.

 

 -‘차입형 토지신탁’이나 ‘재개발재건축 관련 신탁’시장 전망은 어떻게 보나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차입형 토지신탁(부동산신탁사가 토지를 수탁받아 개발한 후 그 분양·임대 수익을 수익자에게 배분)업을 하지 않고 있다.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차입형 토지신탁은 과도한 레버리지(차입)를 일으켜 개발사업에 투입한다.

 

 지금은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사업성이 나빠지고 분양대금 회수가 제대로 안되면 손실을 볼 위험이 있다. 위험관리를 제대로 안하면 신탁사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도시재생사업이나 리모델링시장에 부동산신탁사들이 참여할 수 있는 법적 제도가 마련됐다. 그러나 세부 여건이 완비돼야 뛰어들 수 있다. 리스크와 실익을 따져 신탁사가 기여한 만큼 수익구조가 나와야하는데 그러러면 여러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시장 상황을 성숙되는 것을 봐가며 점진적으로 참여하겠다.

 

 -교보생명에서 대체투자 분야 경험이 많은 것으로 안다

 

 △지난 1998년부터 올해까지 16년간 부동산사업팀장, 기업금융사업본부장 등을 거치며 대체투자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2001년 과장 때 삼성생명과 공동으로 3700억원 규모의 센트럴시티 개발사업 신디케이티드 론을 주선했다. 소규모 딜만 주선하던 생보업계가 대규모 딜을 주관한 상징성이 큰 사업이다.

 

 사회간접자본(SOC) 분야에서는 `광주 제2순환도로 ’‘인천신공항고속도로’ 등 여러 딜에 참여했다. 기업인수합병(M&A) 관련해서는 라파즈한라시멘트 인수금융을 주도했다. 대체투자 분야에 오래 근무한 것이 부동산신탁사를 경영하는 데 경험면으로나 인맥면에서 많은 도움이 된다.

 

  

 

 -사장으로서 직원과의 소통은 어떻게 하나

 

△전체 직원이 95명 정도로 가족 같은 분위기다. 직원들이 회사에 대한 로열티가 강하다. 부지런하고 업무능력도 우수해 부동산신탁업계에서는 ‘인력 양성소’로 꼽힌다.

 

 금융업이 딱딱하고 보수적인 면이 있다. 부드러운 직장으로 만들려면 조직원간 배려가 중요하다. 직원들이 잘 어울리도록 소통을 강조하고 팀워크와 커뮤니케이션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직원 생일에 책을 선물하고 연말에는 바자회를 계획하고 잇다. 사내 체육행사와 동호회 활동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글=원정호기자 won@ 사진=안윤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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