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공제회 새 이사장 첫 징계위원회 '군기잡기'
이상돈 이사장 부임 두 달 만에 투자시스템 재정비…외부 감독 강화에 선제 대응
2014.12.24 23일 군인공제회 관계자는 "이 이사장이 취임한 이후 두달여 동안 공제회 기금운용과 투자 시스템에 대한 인수인계가 이뤄졌다"며 "그 중 일부 해외 거래가 문제로 지적돼 징계위원회를 열고 사후관리를 철저히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군인공제회는 최근 몇 년 동안 해외투자 비중을 빠른 속도로 확대했다. 올 들어서는 해외 부동산 투자 외에 헤지펀드와 세컨더리 펀드까지 투자 영역을 넓혔다. 이번에 문제가 된 투자는 홍콩에 설립한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한 일부 거래로 알려졌다. 군인공제회 안팎에서는 이 이사장이 해외투자 비중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기 전에 중간 점검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군인공제회는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전체 투자자산에서 15% 수준인 해외투자 비중을 2017년까지 3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연기금·공제회 입장에서는 국내 투자환경이 저성장 저금리 기조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면서 해외투자 비중을 확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 시스템으로는 수익률 제고는 물론, 리스크 관리도 쉽지 않다는 게 군인공제회의 판단이다. 군인공제회는 이번 실패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관련 제도를 정비할 계획이다. 신임 이사장의 취임 초반부터 고강도 조치가 나온 것을 두고 최근 금융당국의 공제회 감독 강화 움직임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공제회 주무부처가 검사를 나갈 때 금융당국에서도 공동 검사를 실시하는 내용 등을 담은 보험업법 개정안과 관련, 지난 15일 공청회를 마치고 다음달 국회 제출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관련 부처와 감사원, 국회의 관리를 받고 있는 공제회 입장에서는 외부 감독 강화 조치에 선제 대응한다는 의미가 적잖다. 군인공제회는 이번 징계위원회를 계기로 전반적인 투자시스템에도 손을 댈 것으로 보인다. 공모 중인 투자사업이사(CIO)의 지원 자격을 이례적으로 건설사 실무 경험자로 제한한 것 역시 이런 계획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군인공제회는 올 국정감사에서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투자 부실 문제로 집중 추궁을 당했다. 국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군인공제회는 2002년 이후 최근까지 76곳의 부동산PF 사업에 5조5000억원을 투자했다 35개 사업에서 3조2000억원을 회수하고 나머지 사업 투자금 2조3000억원은 회수하지 못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군인공제회의 투자 수익률이 4.8%로 목표 수익률을 크게 밑돈 데 이어 올해도 목표치(6.9%) 달성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신임 이사장의 개혁 의지가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