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22 (월)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내년에 생명보험업계는 저금리 환경 지속과 위험기준자기자본(RBC) 규제 강화,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 자살보험금 이슈 등 다양한 신용 리스크에 직면할 전망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현재 국내 생보사가 보유한 5.0% 이상 고금리 확정이율계약의 비중은 33.1%에 달한다. 자산운용이익률은 4.6%로 적립금 평균이율 5.1%보다 낮다. 이차 역마진 상태라는 의미다.
저금리가 생보사들의 수익성을 갉아먹는 상황은 내년에도 지속될 공산이 크다.
먼저 내년 상반기까지는 금리가 낮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에 금리가 상승세로 전환돼도 금리부자산의 듀레이션이 장기인 점을 고려할 때 금리 상승이 자산운용이익률 개선으로 이어지는 데는 시차가 존재한다.
금융당국의 RBC 규제 강화도 주목해야 할 이슈다.
올해 말 금리위험액 산출을 위한 신뢰수준 상향, 리스크 간 상관계수 정교화에 이어 내년에는 신용위험액 산출을 위한 신뢰수준 상향, 연결 RBC 제도 시행 등이 예정돼 있다.
송미정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내년 하반기에 금리가 상승할 경우 RBC비율의 변동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자기자본 중 매도금융자산평가이익 비중이 확대되면서 RBC비율의 금리 민감도가 크게 상승한 일부 회사는 RBC비율이 현저히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생보업계는 내년에 최종안이 확정되는 IFRS4 2단계 도입에도 대응해야 한다.
오는 2018년 시행 예정인 IFRS4 2단계는 보험부채 공정가치 평가가 주요 내용이다. 당국은 IFRS4 2단계 시행 전까지 보험부채를 합리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단계적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와 내년에 걸쳐 미보고발생손해액 산출기준 강화에 따른 보험금 추가적립이 이루어지게 되고, 변액보증준비금제도 개선, 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제도 개선 등이 이르면 내년을 기점으로 단계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자살보험금 이슈도 업계에 부담을 주고 있다.
자살에 대한 보험금 지급시 일반사망보험금을 지급할 것인지,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할 것인지가 핵심으로, 2010년 이전 약관에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당국은 약관대로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살보험금을 지급하게 될 경우 업계의 총 부담액은 2천억원을 소폭 상회하는 수준으로 추정되지만,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개별사 차원의 신용 위험도 존재한다.
최근 수년간 생보업계에선 NH농협생명의 출범과 영업확대, 현대차그룹의 현대라이프 인수, MBK파트너스의 ING생명 인수 등이 경쟁구도 변화와 신인도 측면에서 화두가 됐다.
현재 우리아비바생명 재매각 작업이 마무리 단계고, 내년 이후 동양생명과 ING생명 등 중견사의 경영권 변화 가능성도 있어 주주의 신인도 및 지원능력에 따라 이들 생보사의 신용도가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
오보균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내년 생명보험 산업에 대한 전망은 중립적"이라며 "저축성 및 보장성 보험을 통한 수익성 제고 노력이 이어지겠지만, 저금리 지속에 따른 자산운용수익률 악화 추세와 RBC 규제 강화에 따른 영향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