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펀드 (국내)

2014년 부동산 투자시장, 돈은 넘쳤지만 빈곤했다 .풍부한 유동성 속에 딜소싱(Deal Sourcing)은 빈곤했다. 수익률을 맞추기 어려운 시장이었다

Bonjour Kwon 2014. 12. 26. 10:45

 

 

 

2014.12.26    

"풍요 속의 빈곤. 풍부한 유동성 속에 딜소싱(Deal Sourcing)은 빈곤했다. 수익률을 맞추기 어려운 시장이었다. 국내 투자자들은 앞다퉈 해외로 진출했고 해외의 코어 머니(Core Money)는 한국에 들어와 더 치열한 시장 상황이 펼쳐졌다. 임차 시장은 좋지 않았지만 저금리 기조로 부동산 거래가격은 떨어지지 않았다. 심지어 올랐다.”

올 한해 부동산 투자 시장에서 가장 바빴을 사람으로 꼽히는 전경돈 세빌스코리아 대표는 올 한 해를 이같이 압축했다. 세빌스코리아는 올해 남대문의 스테이트타워남산, 올리브타워, 광화문의 GL타워 등의 매각을 주관하며 거래 자문 부문 1위에 올랐다. 세빌스 역시 성사시키지 못한 거래도 있다.

"해외자금은 국내로, 국내자금은 해외로"
임차 위험에 따라 거래 종결 여부 갈려

채권과 주식 등 전통자산의 수익률 하락으로 투자금이 대체투자, 특히 부동산으로 몰렸지만 자금 규모에 비하면 국내 부동산 투자 시장의 선택의 폭은 오히려 좁았다. 임차인 확보 위험이 있는 오피스빌딩은 번번히 매각에 실패했다. 지난 19일 거래를 끝낸 YTN 남대문 사옥의 경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부터 거래 종결까지 무려 8개월 가량이 걸렸다. 마이에셋운용이 매각 추진중인 LG유플러스 서울역 사옥은 임차인 확보 난항으로 여전히 원매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쿠시먼웨이크필드 관계자는 “부동산 대체 투자 부문을 확대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의 니즈(Needs)는 증가하고 있는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핵심자산들의 매물은 부족한 상황이 지속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아제르바이잔 국영석유기금, 아부다비투자청 등 해외 국부펀드 성격의 자금 유입은 투자 경쟁을 가속화시켰다. 요구 수익률이 높은 국내 자금은 이들의 경쟁 상대가 되지 못했다. 파인애비뉴 A동과 스테이트남산이 해외 투자자들을 새 주인으로 맞이했다. 코어(Core) 자금의 유입은 올해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이지만 다양한 성격의 해외 자금이 국내로 들어왔다. 코어+, 밸류애드(Value Add)를 비롯해 림어드바이저, KKR의 오퍼튜니티(Opportunity)성 투자금까지 다양했다. 올해 거래된 올리브타워와 더케이트윈타워가 대표적인 사례다.

"투자자금, 투자전략, 투자섹터 다각화"
국내 자금, 해외 투자지역 확대·방법 다양화
국민연금 등 투자 회수도 지속

황태웅 도이치자산운용 대표는 “그동안 해외 자금은 유럽과 미국의 펀드 자금이 주를 이뤘지만 올해는 유럽 연기금, 리테일 펀드, 싱가포르 계열 펀드, 중동 및 동구권 국부펀드 등으로 다양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의 위험을 감안해 국내외 기관의 투자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이 본격화한 한해였다”며 “투자자금, 투자전략, 투자섹터의 다각화가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국내 투자자들은 주로 매각자로 시장에 활약했고, 투자처를 찾아 해외로 나갔다. 김정연 하나자산운용 투자 1본부장은 “해외에서 오피스빌딩에 대한 기대수익률은 여전히 7% 수준”이라며 “같은 금액을 투자한다고 했을 대 요구수익률을 맞출 수 잇는 곳은 국내보다 해외 쪽”이라고 말했다. 해외 투자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자금, 섹터, 전략이 다각화됐다.

미국의 경우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중심에서 휴스턴 등 관문도시로, 유럽에서는 영국 비중이 높았다면 올해는 독일, 폴란드 등으로 확대됐다. 딜 소싱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 운용사의 펀드에 대한 투자가 늘었고 교직원공제회는 미국 교직원공제회와 함께 펀드를 결성하기도 했다. 지분투자뿐 아니라 메자닌 투자도 활발하게 진행됐다.

투자 회수도 적극적으로 이뤄졌다. 금융위기 이후 가격이 오른 런던 지역 부동산을 매각했다. 국민연금은 지난 14일 영국 런전 금융중심지인 카나리워프(Canary Wharf)있는 HSBC본사 빌딩을 카타르투자청에 매각했다. 2009년 매입한 이후 배당과 매각차익을 통해 국민연금은 960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현재 국민연금은 뉴욕 맨해튼에 있는 햄슬리 빌딩도 매각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츠, IPO 추진 줄줄이 좌절
운용사간 역량 차별화 가속
자문·운용 수수료 급락 '사상 최저'

투자 전략의 다각화와 투자처의 다변화 등에도 불구하고 국내 투자자들의 한계는 여전했다. 싱가포르투자청(GIC)과 테마섹 등이 국내 물류 시장에 적극 진출했지만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윤여신 젠스타프로퍼티대표는 “물류는 외국 투자자들의 호황”이라고 정리했다.

마트와 쇼핑몰 등 리테일 분야는 기업들의 구조조정을 위한 자산 매각으로 3조원 내외의 거래가 이뤄졌다. 단연 시장을 주도한 곳은 롯데쇼핑으로 1조원 규모의 자산을 팔았다. 포스코도 백화점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했으며 대성산업은 신도림 디큐브몰을 매각하기로 하고 JR자산운용과 협상 중이다.

성장과 확장을 거듭한 국내 부동산 투자 시장이었지만 ‘수수료 수익’은 곤두박칠 친 한 해였다. 수천억원의 가치를 지닌 오피스빌딩 매각 수수료가 수억원에 불과한 경우가 허다했고, 그나마도 거래 종결 지연으로 실질 수수료는 더 하락했다. 금융위기 전만 해도 1~2% 였던 매각 수수료는 이제 0.15%포인트 내외에 그치고 있다.일부 거래의 경우 정액 수수료가 지급됐다.

자산운용사의 운용 보수 역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후문이다. 한 대형 거래의 운용 보수로 0.01%를 지급하기로 했다는 괴담 수준의 얘기가 시장에 회자됐다. 김재환 딜로이트안진 상무는 “확실한 펀딩소스나 차별화된 전략을 보유한 자산운용사의 약진이 두드러졌고 그렇지 못한 운용사는 흐름에서 뒤쳐졌다”고 말했다.

리츠(REITs) 시장은 연초 세웠던 목표를 달성하는 데는 실패했다. 법규 개정으로 리츠를 통한 해외 투자가 가능해졌고, JR운용이 리츠로는 첫 해외 투자에 성공했다. 그러나 리츠 활성화를 위한 기업공개(IPO)가 한국거래소의 반대에 부딪히며 단 한 건의 상장도 성사시키지 못했다. 임대주택 리츠가 잇따라 설립된 것에 위안을 삼아야 했다. 2014년 투자형 부동산 떠들썩했지만 피곤한 한 해였고, 실속은 부족한 시장이었다.

<인베스트조선은 부동산 투자 전문가를 대상으로 올해 시장 동향과 내년도 전망을 들어봤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각 전문가별 인터뷰 및 관련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