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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팔고는 싶은데. 英 테스코, 해외법인 매각·구조조정 담은 신년계획 발표… 매각 규모 7조원? 달해(영업이익3~4000억수준인데)

Bonjour Kwon 2015. 1. 8. 07:26

2015-01-08

 

아시아투데이 김지혜 기자 = 홈플러스의 운명이 판가름 날 결전의 날이 밝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영국 테스코는 8일(현지 시간) ‘신년계획’을 발표하면서 홈플러스 등 해외법인 매각, 구조조정 등의 방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되던 홈플러스의 매각설이 이날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분식회계·주가폭락·실적악화 등으로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는 테스코는 지난해 10월 구조조정의 달인 데이브 루이스 회장을 임명한 데 이어 지난달 1일에는 금융인 출신 베니 히긴스를 전략책임자로 앉히는 등 어떤 식으로든 변화를 단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한국 내 자산인 홈플러스 매각이 핵심으로 꼽힌다. 당초 지난해 말 이와 관련된 계획을 발표하려 했으나 홈플러스 매각 가격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이달 초로 미룬 것만 봐도 ‘홈플러스의 매각’이 그룹의 운명을 쥐고 있는 열쇠나 다름없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매각 규모가 5조~7조원에 달해 선뜻 인수에 나서려는 기업이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영업이익이 3000억~4000억원도 안 나오는 상황에서 7조원을 투자해 인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홈플러스는 이미 알짜 점포를 매각해 세일앤리스백(SLB·부동산을 매각한 뒤 다시 임대료를 주고 이를 임대하는 것)으로 운영하고 있어 임대료 부담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기준으로 연매출 11조원을 기록했으며, 점포수는 대형마트가 140개, 기업형 슈퍼마켓이 370개, 편의점이 220개다. 이 중 서울 영등포·금천·경기 동수원·부산 센텀시티 등 4개 점포를 2012년 6300억원에 매각했다. 지난해에는 물류센터 2곳과 경기 부천·수원·인천·대구 매장을 매각했다. 하나같이 알짜 점포들이어서 장기적으로 수익성은 물론 성장잠재력까지 크게 줄였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와 이마트 등은 독과점 등의 이유로 인수 메리트가 크게 떨어진다. 롯데가 인수할 경우 80개 점포를, 이마트는 100개의 매장을 정리해야 한다. 인수 대상자로 물망에 올랐던 현대백화점은 현재 아웃렛 사업에 전념하고 있어 여력이 없다. 농협과 농심도 인수를 검토한 적이 없다며 선을 긋고 있는 상태다.

 

홈플러스의 매각이 결정된다면 칼라일·MBK파트너스·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KKR 같은 사모펀드(PEF)가 인수 주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테스코가 홈플러스를 매각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관측한다. 태국 테스코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태국 테스코의 경우 매년 10% 성장하고 있으나 홈플러스에 비해 영업이익이 낮은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통의 경우 제조업체와 달리 다른 나라에서 현지화에 성공하기가 어렵다. 당장 중국만 봐도 월마트·까르푸·테스코 등이 두손 들고 나왔고, 한국의 롯데마트와 이마트 등도 계속해서 적자로 고전 중”이라면서 “현재 홈플러스를 국내기업으로 인지하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현지화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어 테스코가 쉽게 홈플러스를 내놓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홈플러스가 당장 매각에서 비켜 난다고 해도 영업이익이 떨어지고 있고, 성장잠재력이 약화된 상태이기 때문에 매각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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