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관투자자

우리銀, 대체투자 사상최대이익 .- 8명 전담인력 447억원 순이익 - 연기금ㆍ보험사 등과 함께 공동투자 - 다른 시중은행들도 PI부문 강화 움직임

Bonjour Kwon 2015. 1. 7. 18:10

2015.01.07

웬만한 중대형 증권사 수준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저금리로 인해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은행이 대체투자(Alternative Investment)를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상 최대 투자실적을 거둬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올해 은행권 영업전략의 최대 화두는 단연 비이자수익 강화를 꼽을 수 있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더불어 장기 저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는 한국의 경제 구조를 감안할 때 은행의 전통적 수익원인 예대마진 축소가 대세적 추세로 정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금융(IB) 육성은 은행의 생존전략의 필수 항목으로 꼽힌지 오래다. 하지만 국내은행들은 글로벌 투자은행들과 달리 투자 전문인력의 부족, 단기 성과주의 등의 이유로 수년째 제자리만 멤돌고 있다. 이에 안정적 배당수익을 창출하면서 자본차익까지 노릴 수 있는 대체투자가 그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대체투자 통해 711억원...중형 증권사 영업이익 규모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해 상업용 부동산, SOC(사회간접자본), 비상장 주식 등 대체투자를 통해 711억원의 비이자수익(매출)을 거뒀다.

 

조달금리와 예상손실률(EL) 등 비용을 감안한 이익(영업이익)은 447억원. 수수료 수익과 더불어 주로 배당이익과 자본차익 등 비이자수익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중형 증권사의 한해 영업이익과 맞먹는 규모의 이익을 인력 8명에 불과한 투자금융부 PI팀에서 거둬들인 셈이다. 앞서 지난 2012년에도 543억원, 2013년에는 590억원 규모의 수익을 냈다. 위험조정을 감안한 영업이익은 이 기간 217억원, 331억원.

 

이같은 성과는 주로 상업용 부동산 투자 성과가 뛰어난 덕분이었다. 우리은행은 지난 2002년 코크렙1호(한화장교빌딩)를 시작으로 총 21건, 2907억원의 투자를 집행, 2014년 말 기준 1312억원의 배당이익과 557억원의 매각이익을 거뒀다. 연 12.1%의 경이적인 수익률이다.

 

대표적인 투자 성공사례로 2006년 250억원을 투자해 2014년 181억원의 매각이익을 시현한 을지로 파인에비뉴 빌딩이 꼽힌다. 우리은행은 올해도 약 500억원에 가까운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07년 455억원을 투자한 올리브타워를 올 1월 중 매각할 예정으로 약 215억원의 매각차익이 기대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홈플러스나 신라호텔 등 우량한 업체들이 장기 임차하는 리테일부동산, 호텔 등은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보장된다”며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감안할 때 배당수익과 함께 매각시 자본차익을 동시에 거둘 수 있는 투자처로 상업용 부동산이 적합한 대안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체투자, 다른 은행권으로 확산조짐

 

현재 국내 대체투자는 주로 연기금, 보험사 등이 주로 투자하는 영역으로, 은행 중에는 우리은행이 유일하다. 2000년대 초반 벤처붐이 일자 은행들은 일제히 에퀴티 투자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벤처버블 붕괴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겪으며 대규모 손실을 떠안자 은행들은 관련 팀을 대부분 해체했다.

 

우리은행 PI팀 역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잠시 위기를 맞기도 했다. 지난 2010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결손을 기록하며, 투자금융부 전결에서 심사부 승인을 거치도록 바뀌기도 했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경기가 회복하자 비매각 자산은 턴어라운드했고, 2010년 이후 부실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우리은행이 대체투자에서 성과를 내자 최근에는 다른 은행들도 대체투자를 재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금융위기 이후 투자를 중단했다 지난 2012년 IMM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블라인드 펀드에 500억원을 출자하며 투자를 재개했다.

 

지난해는 IMM펀드 신규펀드에 500억원을 추가 출자했고 올해는 SOC펀드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 외환은행 역시 지난해부터 에퀴티 투자를 위한 내부규정을 만드는 등 새로운 먹거리 발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본은행들은 제로금리로 이자마진이 매우 박하고 국내 자산가격에 지속 하락하는데 대비해 해외자산의 비중을 늘리는 등 해외 대체투자에 상당히 큰 금액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저금리를 돌파해 오고 있다”며 “국내 은행들 역시 이자수익에만 의존하지 말고 IB(투자은행)를 통해 수익성 개선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은 (ocami81@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