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1-08
국내 대체투자 시장이 각광 받고 있는 가운데 투자기관들의 전문 인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주식이나 채권 투자 등 직접투자 시장의 투자인력은 기관마다 확보됐으나 부동산·헤지펀드·사모투자(PE) 등 대체투자에 대한 전문성 있는 투자인력은 부족하다는 평가다.
신성환 홍익대학교 교수는 한국대체투자연구원(KAIRI)이 지난 7일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2015 대체투자 전략방향, 어디로 가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대체투자는 실제로 투자 경험이 있는지가 중요한 문제"라며 "업계 전체적으로 전문인력이 부족한 상황인데 국민연금이나 한국투자공사(KIC) 에서 대체투자 인력을 대규모로 충원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또 자체적인 리서치 역량과 내부통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체투자에 대한 리서치는 증권사 등 외부 리서치와는 근본적인 목적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충분한 내부 리서치가 수행되지 않을 경우 실패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신 교수에 따르면 국내 주요 투자기관 중 대체투자와 관련한 리스크 매니지먼트나 리서치 인력이 확보된 곳은 손에 꼽을 정도다. 이 때문에 인력을 확보하기 전까지 전문 인력을 갖춘 운용사(GP)와 협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희석 농협금융지주 최고투자책임자(CIO·부사장) 역시 "대체투자를 위해서는 역량을 갖춘 인력과 인프라가 준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체투자는 사모투자시장에서 이뤄지는데다 매우 위험한 자산이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조직의 최고경영자(CEO) 및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 리스크 관리, 감사 등 종합적으로 이해관계에 있는 부서 인력의 동의가 전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프라 구축이 되지 않은 조직에서 대체투자는 사실상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다는 의미다.
서종군 성장사다리펀드 사무국장은 "성장사다리펀드를 통해 간접투자를 하며 느낀 문제는 전문성 있는 운용사가 없다는 점"이라며 "이 때문에 분야별로 특화된 사업을 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성장사다리펀드는 정부 출자기관이 민간 기업의 출자로 펀드를 조성한 후 정책 목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 주로 초기기업이나 인수·합병(M&A), 재기지원 등 정부 정책에 맞춰 펀드를 조성한다.
안창국 금융위원회 자산운용과장 역시 "대체투자 전문 운용사가 없는 것 같다"며 "특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선 국내 영역에서라도 대체투자 운용 역량을 키우는 운용사가 절실하다고 보고 있다. 투자 경험도 중요하지만 또 다른 전문 영역에서 경력이 있는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안 과장은 "해외 자원개발과 인프라 투자는 대체투자에서 중요한 영역이지만 현재 국내 대체투자 시장에서 이를 소화할 인력은 드물다"고 말했다.
△사진설명 : (왼쪽부터) 임섭 고용노동부 기금운용담당사무관, 서종군 성장사다리펀드 사무국장, 신성환 홍익대학교 교수, 정삼영 한국대체투자연구원장, 안창국 금융위원회 자산운용과장, 이윤표 국민연금 전략실장, 김희석 농협금융지주 부사장, 홍사찬 우정사업본부 예금대체과장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