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2.06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호반의 도시 춘천을 대표하는 호수인 의암호 한가운데 떠 있는 섬 중도. 과거 유원지로 전국적인 명성을 떨치던 이곳은 2017년을 목표로 우리에게도 익숙한 교육용 완구 레고를 주제로 한 테마파크 ‘레고랜드’가 들어서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레고랜드 조성사업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담당한 한국투자증권의 서 모 차장은 레고랜드만 생각하면 뿌듯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2007년 입사 후 대체투자 관련 업무를 맡으면서 줄곧 진행해 온 이 사업이 결국 1억달러가 넘는 외자 유치로 이어지며 대성공을 거뒀기 때문이다. 7년 가까운 시간이 흐르며 그의 어느새 사원에서 차장으로 승진했다.
펀드투자의 명가(名家) 미래에셋자산운용은 5월 완공을 목표로 광화문 세종대로 사거리에 6성급 호텔인 포시즌스호텔을 짓고 있다. 25층 규모로 317개 객실을 갖춘 이 호텔은 서울 강북을 대표하는 최고급 호텔로 자리매김하는 동시에 중국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외국인 관광객 유치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틈날 때마다 미래 먹거리로 리조트 사업을 강조해왔다.
배고픈 증권사들과 자산운용사들이 대체투자의 매력에 푹 빠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식과 채권 등 전통적인 자산에서 수익 내기가 갈수록 어려워지자 부동산과 인프라, 원자재 등은 기본이고 선박과 항공기, 유전, 광산, 예술품 등 돈이 되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리지 않고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부동산과 특별자산, 사모펀드(PEF) 등을 모두 합친 대체투자 시장 규모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66조300억원을 웃돈다. 2013년 1월 46조3200억원, 2014년 1월 54조7900억원 등 매년 규모가 10조원 내외로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대체투자는 포트폴리오 분산 효과에다 주식이나 채권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히 매력적이다. 한국은 선진국과 비교해 대체투자 비중이 아직 낮은 만큼 금융투자회사마다 자신들의 강점을 바탕으로 대체투자를 육성해 나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4일 취임한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어려운 금융투자업계를 살리기 위해 자본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업계의 관심이 쏠려 있는 대체투자에 대한 지원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대체투자에 대해 아직 부족한 전문성과 리스크 관리 능력은 선결 과제로 꼽힌다.
최창훈 미래에셋자산운용 부동산부문 사장은 “국내 금융투자회사들은 다양한 대체투자를 통해 운용 노하우와 전문성을 꾸준히 쌓아나가고 있다”며 “고령화와 저금리로 연기금과 기관들이 장기 안정적 수익처로써 대체투자 분야에 대한 인식을 확대하고 있어 앞으로 성장 잠재력도 매우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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