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2-10
일본계 자금이 대부업을 발판삼아 금융투자업계까지 진출했다.
구조조정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증권가에 일본계 자금이 증권가로 영역을 넓히며 세를 불리고 있는 모양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증권 매각 작업에서도 일본계 금융그룹 오릭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오릭스는 이미 국내에서 OSB저축은행을 운영 중이며 자산규모는 1조1천159억원이다. 오릭스는 이미 지난해 LIG손보 인수도 시도하며 국내 금융시장진출에 공을 들여왔다.
현대증권 인수 역시 적극적이었다. 당초 시장이 예상한 현대증권의 매각가는 6천억원대 후반~7천억원 선이었다. 반면 오릭스는 1조원 가량을 제시했다.
통상적으로 외국계 기업이 국내 금융사나 기업을 인수할 경우 재판매를 위해 최대한 인수가격을 낮추지만, 오릭스가 시장 예상보다 훨씬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것은 오릭스가 현대증권을 발판으로 본격적으로 국내 금융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내 증권사 M&A(인수합병)는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했다는 점에서 오릭스의 추가 증권사 인수를 통해 몸집을 불릴 가능성도 높다.
일본계 자금은 이미 대부업계를 장악했다. 일본계 대부업체는 현재 21곳으로, 국내 대부업계 74곳에 비해 수는 적지만 21곳의 대부액은 5조원에 육박하는 4조9천700억원으로 국내의 3조5천억원에 비해 규모면에서는 국내 자금력을 넘어서고 있다.
주식시장도 오릭스의 등장에 경계감을 나타내고 있다.
일본은 현재 제로금리에 가까운 저금리기조가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대부업계에 이어 증권업계도 일본자금이 싼 이자를 앞세워 자본시장의 인수금융과 주식거래를 장악할 경우 국내 증권사들의 생존을 위협할 수도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일본계 자금의 국내 주식 보유액은 9조4천920억원으로, 한 해 동안 48.9% 불어난 수준이다.
이에 따라 대우증권 인수전 결과 역시 외국계가 가져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당장 KDB대우증권 매각 역시 올해 안으로 추친된다.
홍성국 대우증권 신임사장은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는 기반만 잘 만든다면 누가 인수해도 문제가 될 부분이 없다"고 말한 바 있어 외국계 자본의 대우증권 인수 가능성은 언제든 열려있다.
일본계 자본은 조만간 M&A 시장에 나오게 될 증권사들은 물론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그룹이나 동부그룹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또 일본의 스팍스그룹은 최근 스팍스자산운용코리아를 출범해 영토를 넓혔다.
다방면으로 손을 뻗어나가며 영토를 넓히고 있는 일본계 자금에 대해 금융당국과 업계가 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기사를 공유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