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포커스]
손정호 2015-02-14 13:04:04
정영채 NH투자증권 IB사업부 대표(부사장)는 국내 투자은행(IB)의 사업 방향으로 자본가와 기업을 연결하는 플랫폼 채널 사업자로서의 역할을 제시했다. 2015년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금융투자업계의 앞날을 헤쳐 나갈 혜안을 그의 멘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정영채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8일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의 통합을 앞두고 첫 인사로써 통합 NH투자증권의 IB 대표에 올랐다. 정 부사장은 우리투자증권 IB사업부 대표 출신으로, NH농협증권 총괄 부사장이었던 김홍무 NH투자증권 부사장과 함께 김원규 통합 사장의 ‘NH투자증권’호를 이끌고 있다.
NH투자증권은 통합 과정에서 IB사업부에 우리투자증권이 갖고 있던 커버리지, ECM(주식발행시장), 어드바이저리사업부를 그대로 두고 NH농협증권의 강점을 살린 종합금융본부를 더했다. 통합을 통해 자기자본 4조4,000억원, 자산규모 43조원의 국내 최대 증권사로 발돋움한 NH투자증권의 정영채부사장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다.
정 대표는 지난 6일 “자본가와 기업을 연결한 플랫폼 채널 사업자로서의 역할이 대형 투자은행이 나아갈 길이다”며 “자본시장의 비중이 은행이 장악한 기업금융시장의 10% 정도까지 높아졌다”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과거에는 기관투자가로는 은행과 보험밖에 없었고, 기업금융도 정부가 이끈 은행 중심의 자본가가 주류였다”며 “그러나 외환위기 전후 극단적인 부의 축적이 가능해, 큰손의 자본가가 만들어졌다”고 달라진 금융투자업계의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연기금 등의 복지형, 개인형, 벤처캐피탈과 같은 정책자문형, 사모주식펀드와 같은 전문가형 등의 다양한 자본가가 탄생한 것이다”며 “창조경제와 창조금융은 국가가 다 짊어지는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정 대표는 “개개의 경제주체들이 신용이나 자본을 형성하고, 자본가를 활용해 모험자본을 만든다”며 “수익자는 투자 위험을 지는 대신 수익을 나눠 갖고 정책 제언도 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들은 이런 자본시장을 통해 구조조정과 인수․합병, 사업구조재편 등을 한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자본시장을 통해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실제 사례에 대해 정 대표는 “자본가들이 실제 자본시장에 들어와 시장을 만들어 간다”며 “극단적인 한계에서 이뤄지는 구조조정도 그 하나다”고 밝혔다.
그는 웅진홀딩스가 법정관리에서 정상화하는 과정을 예로 들며, “웅진그룹은 구조조정에서 회생에 이르기까지 전 과장이 자본시장에서 이뤄진 첫 사례다”고 꼽았다.
이어 “애경그룹과 한국타이어, 만도그룹, 코오롱그룹 등의 경영전략 자문도 맡았다”며 “코오롱그룹만 해도 지주회사 전환에서 계열사 상장, 전환사채 발행 등 전반에 대한 자문을 IB를 통해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네파와 한진해운, 웅진캐미칼, 레이크사이드, 쌍용건설, KT캐피탈, 파르나스호텔, 포스코특수강 등 매각도 마찬가지다”며 “이런 점에서 자본가한테 사회적인 배려가 따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고 강조했다.
정 부사장은 우리투자증권 IB사업부 대표이던 2014년 인터뷰에서는 “그동안 기업 구조조정이 은행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웅진그룹은 자본시장으로 회생하게 된 첫 사례다”며 “자본시장이 많이 커진 만큼 자본시장을 보는 시각도 달라져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금융산업이 창조금융과 거리가 먼 은행 중심으로 흘러갔다”며 “하지만 창조금융이 이뤄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자본시장이다”는 견해를 밝혔다.
정영채 IB대표의 올해 시장전망과 계획
정 부사장은 올해 인수․합병 시장 전망에 대해 2015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시장에서 금호산업과 동부그룹 계열사, 종합유선방송사업자 C&M, LG실트론 등의 매물이 나와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사모투자펀드(PEF) 시장에 주목해야 하는 것인데, 국내 PEF시장은 2005년에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어 “투자 기간은 보통 5년 안팎이다”며 “시장 초기에 투자에 나선 PEF들은 올해 투자금 회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올해 상장 전망에 대해서는 “유가증권시장을 찾는 비상장사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 것이다”며 “NH투자증권은 LIG넥스원과 이노션, 티브로드홀딩스, 제주항공 등 4개사 상장을 맡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LIG넥스원은 올해 상반기에 상장을 마무리하고, 이노션은 7∼8월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티브로드홀딩스와 제주항공은 올해 하반기 유가증권시장에 입성시킬 계획이다”고 예고했다. 이어 “코스닥시장은 암치료제 전문인 신라젠 등 바이오 업체가 많다”며 “찾아오는 기업들을 보면 올해 전자기술과 바이오가 결합한 사업이 뜰 것으로 보인다”고 귀뜸했다.
정 부사장은 올해 ‘더 벨’과의 인터뷰에서는 “경제성장률 쇼크라는 표현을 쓰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부채비율을 떨어뜨리고 이자보상율을 높여 나가게 마련이다”며 “기업들은 금융 부문 역시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딜 클로징 리스크가 없는 곳을 선호할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내부적으로 전체 통합 1등이 목표인데, 개별 딜로 접근하는 게 아니라 기업 입장에서 A부터 Z까지 풀 라인업으로 서비스를 가져가자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며 “증권사 비즈니스의 경우 실제로 대출을 하는 것보다 크레딧을 활용하는 쪽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존 중소형사가 추구한 방식보다는 기업과 인수합병 관련된 부분, 수익형 부동산 정도로 넓혀나갈 생각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 부사장은 1964년 경북 영천 출생으로, 1986년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 대우증권에 입사했다. 2005년 대우증권 IB담당 상무이사, 우리투자증권 IB사업부 대표 등을 거쳐 2015년 NH투자증권 IB사업부 대표에 올랐다.
'자산운용사경영(CEO 인터브등)'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금융권, 50대 CEO 전성시대…호남·연세대 출신 '약진' (0) | 2015.02.26 |
---|---|
금융사 CEO 진화…관피아→내부출신→전문경영인,농협·신한·하나 제2금융권CEO 교체 '태풍."차기 CEO 선임, 각 그룹 경쟁력 좌우할 것" ' (0) | 2015.02.22 |
강방천·이채원·존리 '이름값' 운용사 실적으로 증명.에셋플러스, 영업이익 1096% 급증.한국밸류, 수탁액 2조 늘며 수입 ↑메리츠도 매출 30%이상업 (0) | 2015.02.07 |
이상진 신영운용 사장 "색깔 있는 운용사 더 많이 나와야죠" (0) | 2015.01.30 |
미래에셋자산운용 해외사업에공격적 - 국내 펀드 불황에 부동산 투자 등 해외사업 확대...자산운용사 최초 1000억회사채발행.해외호텔사업투자등 (0) | 2015.0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