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2-26
▲ 왼쪽부터 임종룡 금융위원장 내정자,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조용병 신한은행장 내정자, 김병호 하나은행장,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각사
금융권 수장들이 젊어지고 있다. 금융당국 수장을 비롯해 하나은행장과 신한은행장 등 최근 선임된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의 나이가 50대 중후반으로 젊어지며 세대교체 바람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
여기에 TK(대구·경북)·PK(부산·경남) 등 범영남권과 고려대 인맥이 즐비했던 금융권에 호남·충청지역 출신과 연세대, 서강대 출신들이 대거 진입하면서 특정지역·대학 편중현상도 점차 해소되는 모습이다.
젊어진 금융권 수장들, 세대교체 바람 본격화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회사들이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새로운 CEO 선임과 조직개편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선임된 CEO 중에는 1957년부터 1961년생까지 50대가 주를 이루고 있어 이른바 ‘50대 CEO 전성시대’가 열렸다.
우선 작년 11월부터 금융감독원을 이끌고 있는 진웅섭 원장과 최근 신임 금융위원장에 내정된 임종룡 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1959년생으로 57세 동갑내기다.
지난 24일 신한은행장에 내정된 조용병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을 비롯해 이광구 우리은행장과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은 모두 1957년생(59세)이다. 이달 초 하나은행장에 선임된 김병호 행장은 1961년생(55세)로 시중은행 가운데 ‘최연소 행장’에 이름을 올렸다.
1956년생(60세)인 김한조 외환은행장과 권선주 IBK기업은행장, 1955년생(61세)인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과 박종복 한국SC은행장 역시 60대 초반으로 비교적 ‘젊은 CEO’축에 속한다.
반면 은행권 중 최고령 CEO는 1948년생(68세)인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차지했다.
‘젊은 CEO’ 탄생에 대해 금융계에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젊은 CEO들이 조직변화와 혁신을 선도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지만 행장과 부행장의 나이차가 거의 나지 않거나 오히려 부행장이 나이가 많아지면서 리더십을 발휘하기엔 제약이 있을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특히 조용병 신한은행장 내정자의 경우 2017년 임기가 끝나는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뒤를 이를 ‘포스트 한동우’로 급부상했지만 회장 경선에 가더라도 계열사 사장들과의 경쟁에서 얼마만큼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고대 지고 연대 뜬다…경제·금융·통화정책 수장 모두 장악
아울러 금융권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면서 그간 소외됐던 호남·충청지역과 다양한 대학출신들의 약진도 두드러지고 있다.
우선 금융권 수장들의 고향을 보면 호남출신은 임종룡 신임 금융위원장 내정자(전남 보성), 윤종규 KB금융 회장(전남 나주), 박진회 씨티은행장(전남 강진), 권선주 기업은행장(전북 전주) 등 4명이다.
충청지역의 경우 조용병 신한은행장 내정자(충남 대전), 이광구 우리은행장(충남 천안), 박종복 한국SC은행장(충북 청주)이 있으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강원도 원주 출신이다.
진웅섭 금감원장과 홍기택 KDB산업은행 회장, 김병호 하나은행장, 김한 JB금융지주 회장 겸 광주은행장은 서울에서 태어났다.
이렇듯 타지역 출신들이 대거 늘었지만 여전히 범영남 인사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범영남권 인사는 최근 연임에 성공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부산)을 비롯해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부산), 김한조 외환은행장(경북 안동), 김주하 NH농협은행장(경북 예천), 김재천 주택금융공사 사장(대구), 이주형 수협은행장(경북 안동), 성세환 BS금융지주 회장 겸 부산은행장(경북 청도),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경북 경산) 등 6명이다.
출신대학 분포도 다양해졌다. 특히 연세대 출신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연세대 출신 CEO는 임종룡 금융위원장 내정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김한조 외환은행장, 권선주 기업은행장 등 4명에 달한다. 특히 범금융권 인사로 분류되는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 겸 부총리도 연세대 출신임을 감안하면 경제-금융-통화정책 수장이 모두 연대 출신으로 채워진 셈이다.
성균관대 출신 CEO는 윤종규 KB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임용택 전북은행장 등 3명이며, 박근혜 대통령과 동문인 서강대 출신 CEO도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등 3명이었다.
서울대 출신은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 김병호 하나은행장과 박진회 씨티은행장, 김재천 주택금융공사 사장, 이주형 수협은행장, 김한 JB금융 회장 등 6명으로 가장 많았다. 반면 지난 MB정권때 막강 파워를 자랑했던 고려대 출신은 조용병 신한은행장 내정자 1명에 그쳤다.
이밖에도 진웅섭 금감원장은 건국대 법학과를, 박종복 SC은행장은 경희대 경제학과, 김주하 농협은행장은 숭실대 법학과를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