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04
여성복으로 출발한 패션그룹 형지의 공격 경영이 최근 화제입니다.
쇼핑몰을 인수한 데 이어 학생복에 구두와 가방을 만드는 제화업체까지 사들이고 있습니다.
패션그룹 형지는 에스콰이어로 유명한 제화업체 EFC 인수를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에스콰이어, 소노비 등 구두와 핸드백 브랜드를 갖춘 중견 제화업체인데, 경영난을 겪으면서 지난해 매물로 나왔습니다.
형지는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이 회사 인수에 뛰어들었고, 약 700억 원을 인수금액으로 제시해, 지난달 17일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습니다.
패션그룹 형지의 몸집 키우기는 지난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남성복 우성I&C를 시작으로 교복업체 에리트베이직, 베트남의류업체 C&M을 잇따라 인수했습니다.
여기에 쇼핑몰 바우하우스를 인수하며 유통업에 진출하는가 하면 골프의류 까스텔바작과 아웃도어 와일드로즈의 상표권을 따내며 종합 패션 유통기업으로 성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인수합병에 발맞춰 형지 매출도 지난 2013년 1조 원을 돌파했고, EFC를 최종 인수하면 덩치는 1조 2000억 원 육박하게 됩니다.
하지만 덩치는 커졌지만, 재무구조는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단기에 인수합병이 빈번하게 이뤄지면서 자금 운용이 빠듯해졌고, 의류 브랜드 증가와 재고관리에 어려움이 컸기 때문입니다.
실제 흑자기조를 유지해온 형지는 2013년 500억 원 영업적자를 기록했습니다.
형지는 결국 쇼핑몰 바우하우스을 매각하고 의류재고 처리에 나서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고 지난해 영업이익 400억 원 달성과 함께 한때 300%를 웃돌던 부채비율도 190% 수준으로 낮췄습니다.
형지는 자산 매각을 통해 부채비율을 추가로 낮추는 등 재무 건전성을 유지할 방침입니다.
다만 패션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되면 재무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인수합병을 계속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병호 회장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적극적인 M&A와 판권인수로 사업을 키우고 있는 패션그룹 형지.
외형과 내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SBSCNBC 신우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