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동향>**********

새판짜는 한화그룹:삼성그룹의 석유화학,방산 부문 4개 계열사 2조원대 빅딜.인수자금은 어떻게 ? 미래 성장성에는 의문부호도.재계 서열 9위!

Bonjour Kwon 2015. 3. 4. 23:43

2014.12.12

 

한화그룹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최근 삼성그룹으로부터 석유화학과 방산 부문 4개 계열사를 인수하는 2조원대 빅딜을 성사시킨 데 이어 김승연 회장이 2년 4개월 만에 본사에 출근해 경영 복귀의 신호탄을 쐈다.

 

재판, 신병 치료 등으로 회사를 떠났던 김 회장은 올 2월 유죄판결이 확정된 직후 한화케미칼 등 7개 계열사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하지만 김 회장은 물밑에서 한화그룹의 사업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등 사실상의 복귀 행보를 해왔다. 김 회장은 앞으로도 한화그룹의 회장 자격으로 경영활동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넘어야 할 고비도 있다. 당장 한화그룹이 2조원 가까운 인수자금을 어떻게 조달할지가 관심거리다. 사업 재편이 안착한 이후라도 업황이 급격하게 나빠져 그룹 전체가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대규모 빅딜’과 연이은 ‘일선 복귀’의 승부수를 던진 김승연 회장과 한화그룹을 들여다본다.

 

빅딜 후 김승연 회장 복귀 수순

 

‘유화· 방산 키운다’ 승부수로 도약 발판 마련

 

인수자금 마련· 미래 성장성에는 의문부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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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또 한 번의 승부수를 던졌다. 한화그룹은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 등 4개 사를 인수하는 결정을 내림으로써 석유화학과 방위산업, 기계·로봇 분야를 대폭 강화했다. 삼성과의 빅딜로 한화는 일약 재계 서열 9위로 올라서게 됐다.

 

김 회장은 내친김에 경영 일선에도 본격 복귀하는 모양새다. 12월 3일에는 서울 장교동 한화 본사에 출근해 외부 인사를 만나고 그룹 현안에 대한 보고도 받았다. 한화그룹은 11월 초 핵심 보직인 경영기획실장을 전격 교체한 데 이어 빅딜 발표 후에는 곧바로 김창범 한화첨단소재 사장을 핵심 계열사인 한화케미칼 대표로 임명하는 등 그룹 사장단 인사를 예년보다 4개월 이상 앞당겨 실시했다(박스 기사 참조). 김 회장 복귀 일정에 맞춘 인사라는 평가다.

 

한화그룹 계열사의 한 임원은 “이전에도 두세 차례 정도 그룹 현안과 빅딜건 등에 대해 별도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안다. 인수합병(M&A) 협상은 실무진과 장남인 김동관 실장이 담당했지만 최종 결정권자는 김승연 회장이었다”고 말했다. 빅딜 발표 이전부터 경영 복귀를 위한 포석을 치밀하게 준비했다는 의미다.

 

김 회장은 그동안 한화그룹이 성장 정체기에 부닥치거나 위기에 봉착할 때마다 과감한 매각이나 인수합병으로 활로를 뚫어왔다. 외환위기 당시 그룹 핵심 사업 중 하나였던 한화에너지 정유사업 부문을 매각한 게 대표적인 예다. 2002년에는 대한생명(현 한화생명)을 전격 인수했다. 김 회장은 누적손실만 2조3000억원에 달했던 대한생명을 인수해 지난해 3550억원을 벌어들이는 회사로 탈바꿈시키는 것은 물론 한화그룹 사업 포트폴리오의 주요 축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삼성그룹과의 M&A도 맥락은 유사하다. 수년 전부터 그룹 신성장동력으로 지목한 태양광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그룹 규모를 키우고 경영 복귀를 위한 명분 마련에 빅딜을 활용했다.

 

삼성테크윈을 포함한 4개 사를 인수함으로써 지난해 말 기준 37조원 규모였던 한화그룹 자산은 약 55조원으로 불어난다. 자산 기준 국내 10위에서 한진그룹(39조원)을 제치고 9위로 올라선다. 특히 석유화학과 방위산업은 국내 1위가 된다.

 

김 회장 그룹 장악력 재확인

 

3세 승계 구도 짜는 데도 도움

 

씨스페이스·폴리드리머 매각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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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석유화학사업은 이번 인수를 통해 매출 규모가 지난해 기준 18조원으로 증가해 국내 1위 석화업체가 된다. 연매출 17조5000억원과 16조4000억원 수준인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2·3위로 내려앉는다. 방위산업도 확고한 1위 업체로 거듭난다.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를 합하면 한화 방위산업 부문 매출은 1조원 규모에서 약 2조6000억원(지난해 말 기준)으로 증가한다. 故 김종희 전 한화그룹 회장이 현재 한화의 모태인 한국화약을 세운 지 62년 만의 일이다.

 

규모와 순위는 좋아지지만 김승연 회장과 한화그룹 앞에 장밋빛 전망만 펼쳐져 있는 것은 아니다.

 

당장 한화그룹이 2조원 가까운 인수자금을 어떻게 조달할지가 관심거리다. 한화는 과거 대우조선해양 인수 당시 중도금을 납부하지 못해 인수를 포기한 아픈 전례가 있다. 한화 측은 “인수대금을 2~3년에 걸쳐 분납하고 주요 계열사의 보유 현금이 3000억원을 넘어서는 만큼 실탄 마련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시장에선 여전히 일부 금융 계열사나 비주력 사업 매각 소문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이미 한화갤러리아가 지분을 보유한 편의점 업체 씨스페이스는 매각을 추진 중이다. 한화그룹 내부 관계자는 “씨스페이스와 한화폴리드리머 외에 다른 계열사 한 곳도 매각 발표를 앞두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를 상장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선 규모가 커진 석유화학과 방위산업의 미래 수익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무엇보다 아픈 것은 법적 걸림돌에 대한 논란이다. 김승연 회장은 지난 2월 부실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출소했다. 30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은 완료했다고 하지만 김 회장을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은 그리 따뜻하지 않다.

 

그룹의 주축인 ㈜한화에는 총포·도검·화약류 등 단속법에 따라 ‘금고 이상 형의 집행유예 선고를 받고 그 기간이 끝난 날로부터 1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은 화약류를 다루는 회사의 임원이 될 수 없다는 규정이 있다. 한화건설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에 따라 유죄 판결이 난 범죄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경우 회사에 몸담을 수 없게 했다. 이 때문에 김승연 회장은 일정 기간 등기이사나 대표이사로 선임되는 게 불가능한 상황이다. 등기이사도 대표이사도 아니면서 전면에 나서 진두지휘하고 있는 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지사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안 그래도 출소 후 곧바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는 과정을 거쳐 건강을 회복했다지만 지나치게 빠른 쾌유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도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총수 일가가 이사로 등재되지 않는 상황에서 사실상 의사결정을 독점하는 것처럼 비춰지는 일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 결국 김승연 회장이 조기에 대표이사로 완전히 복귀하기 위해서는 박근혜 대통령의 특별사면만 바라봐야 하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그룹 이끄는 핵심 실세들은

 

김연배·홍원기·금춘수·김창범 ‘4룡’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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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 수순에 들어선 김승연 회장(62)을 보좌하는 핵심 실세들은 누구일까.

 

그룹 내 비상경영위원회(이하 비상위) 4인방이 주목받는다. 김연배 한화생명 대표(부회장·70), 홍원기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대표(부회장·63), 금춘수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장(사장·61), 김창범 한화케미칼 대표(사장·59) 등이다. 비상위는 김승연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자 지난해 4월부터 김 회장을 대신해 한화그룹의 대소사를 챙겨왔다. 한마디로 그룹 내 수뇌부인 셈. 삼성 계열사 인수 실무 작업도 이들을 중심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비상경영위원장인 김연배 부회장은 오너 일가를 제외하면 그룹 내 최고 실세로 통한다. 김승연 회장보다 8살이나 많은 그는 1968년 한화투자증권에 입사한 올해 47년 차 한화맨이다. 제조, 금융, 서비스로 나뉘는 그룹 내 사업부 중 금융 부문을 맡고 있다. 지난 8월에는 한화생명 대표로 자리를 옮겨 실적 악화로 고전 중인 한화생명에서 희망퇴직을 통한 구조조정을 큰 잡음 없이 이뤄냈다.

 

금춘수 사장도 김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그간 한화차이나 사장으로 한화그룹의 중국 내 사업을 총괄하다 지난 11월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장이 되면서 돌아왔다. 금 사장이 이번 빅딜 마무리 작업을 맡을 것이란 관측이다.

 

홍원기 부회장은 그룹 내 서비스 부문을 담당한다. 김연배 부회장, 이근포 한화건설 사장과 함께 한화그룹에서 김승연 회장보다 나이가 많은 몇 안 되는 인물이다. 올 3월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김 회장의 두터운 신뢰를 대내외에 과시했다.

 

한화첨단소재 대표면서 비상위 제조 부문을 맡고 있는 김창범 사장은 지난 11월 말 단행된 그룹 정기 인사에서 한화케미칼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화학 부문 삼성 계열사 실사 작업과 인수 마무리 등의 업무가 김 사장 몫이다.

 

최근에는 장남 김동관 한화솔라원 실장을 보좌하는 경영 컨설턴트 출신 간부들도 주목받는다. 그룹 인수합병을 총괄하는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소속 민구 상무가 대표주자다.

 

1975년생인 민 상무는 한화L&C 건자재 부문, 드림파마 등 한화 계열사 매각을 성공리에 처리한 데 이어 이번 빅딜까지 깔끔하게 완료하며 일약 한화그룹 신진 중추세력으로 떠올랐다. 그룹 임원 가운데 가장 젊은 축에 속하는 그는 맥킨지 컨설턴트로 2010년 한화그룹 컨설팅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력이 있다.

 

“비상경영위원회 4인방이 김승연 회장의 가신 격이라면, 그룹 경영기획실에서 일하는 컨설턴트 출신의 젊은 간부들은 김동관 실장의 보좌진 역할을 하고 있다. 노장과 젊은 피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자체 평가”라는 게 한화그룹 한 관계자가 전하는 그룹 내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