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23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자산운용 등 삼성 금융계열이 해외 인프라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고착화되자 좀 더 높은 수익률을 거두면서 장기의 안정적 자산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최근 자회사인 삼성자산운용에서 운용하는 ‘삼성 일본태양광발전 사모특별자산투자신탁 제1호’에 45억엔(416억2500만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이 펀드의 설정기간은 투자일로 부터 15년 이후인 폐쇄형이다. 펀드는 원화로 투자금을 모집한 뒤 엔화로 바꿔 투자를 집행한다. 태양광발전 운영 수익에다 향후 엔화 상승에 따른 환차익도 기대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또 삼성물산이 보유중인 멕시코 가스복합화력발전소인 ‘SCNT파워노르테(Power Norte)’의 지분과 채권을 사들이기로 했다. 삼성물산은 지난 2010년 한국전력과 함께 멕시코 북부 치와와시에 433㎿급 가스복합 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노르테 발전사업을 수주, 지난해 3월 완공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이를 위해 ‘삼성 파워플랜트 사모 특별자산 투자신탁 제1호’를 설립 중이다. 펀드에는 삼성생명 150억원, 삼성화재 100억원, 흥국생명 250억원을 각각 투자할 예정이다.
삼성화재가 해외 인프라사업을 투자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최대주주인 한국전력이 유지 관리(O&M)을 하면서 가동률을 보장하고 있다”면서 “더욱이 멕시코전력청이 발전량에 관계없이 전력을 구매하는 계약(PPA)를 체결해 국내 민자 발전보다도 대금회수 측면에서 안정적인 사업”이라고 지분 매입 이유를 설명했다.
삼성 금융계열사들은 삼성물산이 추진중인 터키 병원 건설 프로젝트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상반기까지 병원 건립에 대한 설계를 끝내고 삼성생명과 함께 병원 건립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위한 자금조달에 나선다. 삼성생명이 금융주선을 맡고, 삼성자산운용이 프로젝트를 위한 특수목적회사(SPC)에 투자할 재무적투자자(FI)를 모집한다. 삼성생명과 삼성자산운용은 수요조사를 거쳐 국민연금 등 연기금과 공제회, 보험사들을 잠재적 FI로 물색해놨다.
삼성 금융 계열의 해외인프라 투자 확대를 위해 삼성자산운용은 연초 대체투자본부를 신설했다. 기존 3명의 대체투자팀을 2개팀 9명 규모로 키운 것이다. 김상용 삼성생명 기업금융부장이 초대 대체투자본부장을 맡아 해외 사모펀드와 국내외 인프라사업 투자를 지휘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부동산 전문 투자를 위해선 지난 2012년 삼성SRA자산운용를 설립한 바 있다.
김 본부장은 “유가증권 뿐 아니라 다양한 섹터의 자산운용 비즈니스를 키워나가는 게 최근 글로벌 보험사들의 트렌드”라며 “이런 추세에 부응하고 계열사간 협업 투자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인프라 등 대체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원정호기자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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