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대투 전부 소진, 신한은?… 엇갈린 론펀드 성적
2015.03.31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
인수금융 전용 펀드인 사모대출펀드(PDF) 출시가 잇따르는 가운데 기존 PDF 운용사가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인수금융 시장의 강자인 하나대투증권은 5600억원 규모의 PDF를 6개월 만에 모두 쓰고 두 번째 펀드를 준비 중인 반면 신한금융그룹은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하나대투증권 PDF는 조성된 펀드자금(5600억원)의 74.5%(투자확약서 제출 포함)가 사용됐다. 다음 달에도 1200억원 정도가 추가로 쓰일 예정이어서 소진율은 95%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대투증권 PDF는 교직원공제회가 5000억원, 하나대투증권이 100억원을 출자해 지난해 10월 출범했다. 이후 동부생명이 추가로 500억원을 출자해 총 5600억원의 규모가 됐다. 자금을 모두 소진한 하나대투증권은 1조원 규모의 2호 PDF를 계획 중이다.
PDF는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로부터 자금을 받은 뒤 인수금융 또는 리파이낸싱에 돈을 빌려주는 펀드다. M&A(인수합병) 인수금융 부분에서 기업여신 주체를 다양화하기위해 지난해 6월 국내에 처음 도입됐다. 최근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증권도 5000억~6000억원 규모의 PDF를 준비 중이다.
하나대투증권이 PDF를 모두 소진한 반면 국내에 처음 PDF를 선보인 신한금융그룹의 경우 운영이 신통치 않다. 당초 신한은행을 중심으로 약 6000억원 규모의 PDF 자금을 모으려했으나 약정금액이 5400억원에 그쳤고, 소진율도 현재 3.7%에 불과하다. 최근 한앤컴퍼니의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금융에 200억원을 투자한 것이 전부다.
업계는 두 PDF의 운용 성적이 갈린 이유를 기존의 인수금융 네크워크 차이에서 찾는다. 인수금융 분야에서 강자인 하나대투증권은 자사가 주선하는 인수금융을 중심으로 PDF 자금을 적극 사용하면서 소진율을 빠르게 높였다. 이에 반해 신한금융그룹은 까다로운 사용 조건과 얇은 인적 네트워크로 인수금융 참여에 애를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대투증권의 PDF 사용 내역을 보면 주관을 맡은 현대로지스틱스 인수금융과 로엔엔터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에 각각 200억원, 1150억원의 자금을 PDF에서 조달했다. 현재 주선 중인 한라비스테온공조와 팬오션 인수금융 모집에는 각각 1400억원과 800억원의 투자확약서(LOC)를 제출한 상태다. 또 다음달 클로징(거래종료)을 앞둔 영실업과 바디프랜드 인수금융에도 총 12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하나대투증권은 PDF의 자금을 대부분 소진한만큼 2호 펀드 조성에 착수했다. 1호 펀드의 운용 결과가 좋은 만큼 펀드규모를 1조원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에도 교직원공제회에서 70~80%의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두 회사가 PDF를 출범했으나 인수금융 주선 능력에서 차이를 보이며 소진율이 다르게 나타났다"며 "하나대투증권은 PDF를 이용해 좋은 거래를 선점하는 것은 물론 투자의 효율성과 보안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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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