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관투자자

50조 국민연금 대체투자 감독권 내부 파열 공단 "'실'급 조직으로 투자 전반 관리해야" vs 운용본부 "실별로 '팀'급 조직 설치"

Bonjour Kwon 2015. 6. 9. 21:39

: 2015.06.04

 

국민연금이 50조원에 달하는 대체투자 부문의 수익률 강화를 위해 사후관리 조직을 신설하는 방안을 두고 내부 진통을 겪고 있다.

 

☞ 관련기사: 본지 2014년 12월18일자 보도 '국민연금, 대체투자 사후관리 전담반 만든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 하반기 중 대체투자 사후관리 조직을 신설하기로 했다. 신설 조직에는 최근 채용한 외부 전문가 등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설 조직은 우선 국내 대체투자에 초점을 맞춘 '팀' 수준에서 출범해 점차 해외 대체투자 부문까지 관리하는 '실' 수준의 조직으로 격상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조직 위상에 대한 내부 이견이 계속되고 있어 최종 결정이 뒤집어질 가능성도 적잖은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연금은 지난해부터 내부적으로 공단과 기금운용본부가 대체투자 전반을 통합 관리하는 '실'급 조직을 설치하는 방안과 국내외 대체투자실별로 별도 '팀'급 관리조직을 두는 방안을 놓고 고민을 거듭해 왔다.

 

이 과정에서 기금운용본부 공사화 논의까지 불거지면서 공단과 운용본부간 긴장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사후관리 조직 도입이 자칫 기금운용본부에 대한 공단의 감독권이 사실상 더 강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운용본부가 전문성을 살려 투자하고 관리, 감독해 책임질 수 있는 여지를 남기는 방법을 고민해야 하지 않냐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1999년 기금운용본부 출범 이후 공단과 기금운용본부는 운용 독립성을 놓고 끊임없이 미묘한 신경전을 벌여왔다"며 "대체투자 사후관리를 명분으로 감독권 이슈가 빚어지면서 양측이 충돌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이 대체투자 사후관리 전담조직을 신설하기로 한 것은 국민연금이 출자한 PEF(사모투자펀드) 운용사에서 잇따라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대체투자 위탁운용사인 보고펀드의 LG실트론 투자실패로 적잖은 손실을 떠안은 데 이어 H&Q AP코리아도 에스콰이아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사태를 맞았다. 최근 감사에서는 PEF 대표가 뒷돈을 받고 부실투자를 한 사건이 적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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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2013년 말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CIO) 취임 이후 대체투자 부문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에 착수하면서 지난해 PEF 출자를 전면 보류했던 것도 이런 사정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현재 투자인력으로는 사후관리가 쉽지 않다는 점도 감안됐다. 대체투자실별로 인력이 각각 20여명에 불과해 투자 판단만 하기에도 벅찬 상황이다. 국민연금의 대체투자 규모는 지난 3월 말 기준 46조3000억원으로 전체 운용자산의 9.5%에 달한다. 국민연금은 올해 대체투자 비중을 11.5%로 확대할 계획이다.

 

 

심재현 urme@mt.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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