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7.20
10일과 15일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다는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럽연합 탈퇴) 가능성과 중국 증시 급락으로 금리 인상이 늦춰질 가능성을 일축한 셈이다. 요즘 세계 금융시장에서 금리 인상에 대비한 투자처로 각광받는 자산이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 일명 리츠(REITs, 부동산투자신탁)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르면 리츠같이 매달 수익이 나오는 배당형 상품에 기대하는 수익률도 높아지게 마련이다. 이들 상품이 금리 인상기에 인기가 떨어지는 건 그래서다. 특히 부동산은 부채비율이 높아 금리 인상으로 인한 비용 증가를 피하기 어렵다. 올 들어 리츠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건 이러한 이유에서다.
그런데 왜 금리가 오르려는 시점에서 리츠가 각광받을까. 금리 인상이란 표면적인 현상보다 그 배경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문가는 조언한다.
고은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Fed가 금리를 올린다는 건 그만큼 미국 경기가 회복됐다는 걸 뜻한다”며 “실업률 하락과 임금 상승, 소비 개선 효과로 리츠가 소유·운영하는 부동산의 공실률이 낮아지고 임대료는 올랐다”고 말했다. 실제로 금리 인상 우려에도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다세대 임대주택, 온라인 쇼핑 증가로 임대 수요가 급증한 창고 등의 수익률은 하락하지 않았다.
과거 금리 인상기에도 리츠가 좋은 성과를 낸 적이 있다. 2004년 신흥국 부상과 함께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Fed는 물가 안정을 앞세워 1%이던 기준금리를 2006년 6월까지 약 2년에 걸쳐 0.25%포인트씩 총 17차례 인상했다. 장기간 속도를 조절해가며 금리를 인상한 데다 미국 경기 회복세가 맞물리면서 주식뿐 아니라 배당형 자산인 하이일드채권이나 리츠의 수익률이 모두 상승했다.
오재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 후 1년간 글로벌 리츠는 32.1%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고 미국 리츠 역시 26%의 수익을 올렸다”며 “부동산 값과 임대료를 끌어올리는 경기회복이 금리 인상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진국 주식도 유망 투자처로 꼽힌다. 오재영 연구원은 “미 금리 인상은 예고된 이벤트라 이미 주식시장에 반영됐다”며 “유럽과 일본 정부의 양적완화 정책과 미국 경기회복에 수혜를 볼 수 있는 유럽과 일본·미국 주식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선언 기자 jung.sune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