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공제회 `매우 양호` 1위
2015.09.09
지방 우체국 두 곳을 거치며 우체국 예금·보험 영업업무를 맡았던 A씨는 올해 초 우정사업본부 보험사업단 자산운용과로 발령받았다. 금융 관련 자격증이나 자산운용 경험이 전무했던 A씨는 불과 227시간의 교육을 받은 뒤 헤지펀드 투자를 맡았다. 헤지펀드는 자본시장에서도 최고의 전문성을 요하는 분야다.
우정본부의 또 다른 직원 B씨도 소포사업과 정보전략 업무 등을 맡다가 1년6개월 전부터 대체투자를 총괄하고 있다. 이들이 굴리는 우정사업본부의 대체투자 자산은 2조원에 달한다. 우정사업본부처럼 전문 경력이 부족한 내부 직원들이 순환적으로 자산운용을 담당하는 것을 비롯해 대다수 공공기관들이 자산운용과 리스크 관리에서 여전히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로 3회째인 매일경제신문 공공기관 자산운용평가 결과 일부 공공기관들 운용체계가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전반적인 수준은 낙제점인 것으로 평가됐다.
9일 평가단에 따르면 평가 대상 기관 24곳의 2014회계연도 자산운용 정책수립과 집행과정에 대한 정성평가 평점은 100점 만점 기준 39.3점으로 집계됐다.
평가단장을 맡은 조성일 중앙대 교수는 "일부 기관이 운용 인력을 다소 늘린 것 이외에는 전년도 평가와 비교해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 보인다"며 "상당수 공제회들이 왜 전문인력에 운용을 맡기고 자산배분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조차 여전히 인식이 미흡하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평가단은 약 1000만명에 달하는 공제회 및 조합 회원들의 노후와 생활보장 자금을 책임지고 있는 해당 공공기관들의 자산운용 개선 노력을 유도하기 위해 올해부터 정성평가 순위를 공개하기로 했다.
평가 결과 한국교직원공제회가 2012회계연도부터 2014회계연도까지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평가 3년 만에 최초로 '매우 양호' 등급을 받으며 공공기관 자산운용의 '롤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어 건설근로자공제회와 노란우산공제가 '양호' 등급을 받았고, 대한지방행정공제회 등 9곳이 '보통' 등급을 받았다. 보통 이상 12개 공공기관의 자산운용 계획 및 집행에 대한 정성평가 평균점수(100점 만점)는 59.7점으로 전년도 53.2점에 비해 6.5점(12.1%포인트)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평가 대상 절반인 나머지 12곳은 여전히 '미흡' 또는 '아주 미흡' 등급으로 자산운용에 대한 인식과 수준이 매우 낮았다.
[최재원 기자 / 이용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