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9.24 0
부동산펀드 시장에 '놀자', '먹자' 바람이 불고 있다. 올들어 초저금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경기가 다소 회복되면서 부동산펀드 시장으로 들어온 뭉칫돈이 특히 영화관, 마트, 쇼핑몰 등에 활발하게 투자되고 있다. ☞펀드IR 기사 자세히보기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으로 부동산펀드 전체 설정액은 지난해 말보다 3조2845억원, 10% 증가한 32조8943억원으로 집계됐다. 부동산펀드 설정액은 매년 2조~3조원씩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데 특히 2012년부터는 4조~5조원씩 불어나며 속도를 내고 있다.
올들어 특징은 부동산펀드가 실물자산으로 주로 편입했던 국내 오피스빌딩 투지가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그간 많은 투자가 이뤄지면서 투자물건 자체가 부족한데다 가격 상승으로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종합부동산서비스회사 교보리얼코에 따르면 업무시설에 대한 부동산펀드의 투자건수는 지난해 29건에서 올들어 지난 8월까지는 10건으로 줄었다. 금액으로는 지난해 1조5215억원에서 올해 8월까지는 2544억원으로 위축됐다.
오피스빌딩 투자 대부분은 해외 자산으로 대체되고 국내에서는 오피스빌딩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고 안정적인 상업시설에 대한 투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상업시설 가운데서는 영화관과 계약해 임대수익을 올리는 방식이 운용사들 사이에 인기다. 영화관은 대체로 계약이 장기인데다 대기업이나 신용등급이 높은 기업들이 운영해 안정성이 높기 때문이다.
영화관 펀드는 2013년만 해도 4건, 130억원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6건, 461억원 규모로 설정됐고 올해는 8월까지만 이미 6개, 323억원이 설정됐다. 올해는 리치먼드자산운용이 3건, 하우자산운용이 2건, 지지자산운용이 1건을 설정했다. 지지자산운용은 추가로 영화관 2건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지지자산운용이 올해 3월에 설정한 지지사모부동산투자신탁9는 광주지역의 CGV와 25년 임차계약을 통해 연평균 9.61%의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근 국내 영화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운용사들이 영화관 투자를 매력적으로 보는 이유다. 리치먼드자산운용 관계자는 "블록버스터 외국 영화에 더해 최근에는 한국 영화에서도 히트작이 많아지고 있다"며 "국내 인구 1명당 연간 영화 관람 횟수가 4.19회로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는 등 영화산업의 성장세도 투자에 긍정적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올들어 부동산펀드의 마트 투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최근 유경PSG자산운용, 동부자산운용, 이지스자산운용 등은 롯데마트에 투자하는 부동산펀드를 각각 1700억원, 555억원, 500억원 규모로 설정했다. 신용등급 AA+의 롯데마트에 장기 임차해 쇼핑몰로 사용하게 할 예정이라 투자 안정성과 수익성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다. 이들 펀드와 롯데마트의 임차계약은 20년 내외, 기대수익률은 연평균 6~7% 수준으로 알려졌다.
내수경기 회복으로 장기적으로 유통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마트 투자 증가의 배경이 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펀드를 설정할 때 혹시 모를 손실에 대비해 채권보전절차를 마련해놓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유통업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전제로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오피스빌딩은 최근 공실률 증가 등으로 리스크가 큰데다 부동산 경기 회복으로 가격이 오르다보니 임대수익률은 더욱 낮아져 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영화관이나 마트 등은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고 브랜드가 친근해 투자자금을 유치하기도 다소 수월한 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