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9-25
국내 호텔과 객실수가 매년 빠르게 증가하면서 공급과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핵심 관광인프라를 확충하겠다는 정부 의지가 크게 작용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호텔이 난립하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25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14년 말 기준 국내 관광호텔은 전년비 14% 증가한 837개, 객실수는 16% 늘어난 9만2150실이다.
이는 앞선 2013년 말 기준 호텔수 증가율(734개, 7.3%)과 객실증가율(2만8342개, 6.2%)을 크게 앞서는 수치다.
서울 내 호텔은 2012년 151개에서 2013년 178개, 2014년 211개로 증가했다. 2년 사이 서울에서만 호텔이 40% 가량 증가한 셈이다.
올해만 해도 특급 호텔들이 줄줄이 오픈하고 있다.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호텔은 오는 10월 1일 문을 여는 포시즌스 호텔이다.
광화문 사거리에 위치하는 이 호텔은 지상 25층, 지하 7층에 317개 객실과 7개의 연회장, 스파, 휘트니스클럽, 네일케어 등을 갖춘 초호화 럭셔리 호텔이다.
미래에셋부동산펀드가 소유하며, 운영은 캐나다에 본사를 둔 포시즌호텔앤리조트가 맡는다.
도심에 위치한 롯데호텔서울, 웨스틴조선, 더플라자 등 로컬 호텔들은 최성수기에 만만치 않은 경쟁자를 상대하게 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특급 호텔들은 10~11월 사이 연회 유치 실적이 한해 농사를 좌우한다"며 "럭셔리 호텔들이 속속 오픈하고 있어 영업에 적지 않은 차질이 발생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미 5성급 호텔을 둔 국내 호텔 브랜드들은 한단계 낮은 비즈니스 호텔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호텔롯데는 2008년 4월 롯데시티호텔서울마포 시작으로 올해 6월 문을 연 롯데시티호텔 울산까지 국내에 6개의 비즈니스호텔을 열었다. 롯데는 올해 12월 롯데시티호텔서울명동과 L7명동까지 2개의 비즈니스호텔을 추가로 연다.
호텔신라는 경기도 동탄, 서울 역삼, 제주에 이어 올해 5월 문을 연 서대문까지 4개의 비즈니스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럭셔리 호텔과 비즈니스호텔 모두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외국인을 포함한 호텔 숙박 수요를 좀 더 면밀하게 파악해 공급량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특히 최근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는 중국인 관광객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이들의 수요와는 다소 거리가 않는 도심내 호텔을 늘리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 주장이다.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1420만명의 43% 가량인 612만명에 달한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의 경우 여전히 패키지 단위 여행객이 다수인데 이들은 숙박료가 높은 호텔보다는 수도권의 저렴한 숙박시설을 이용한다"며 "도심 호텔의 주 고객인 유럽이나 미주, 일본 고객들의 숫자 변화가 크지 않다는 것을 감안하면 빠르면 1~2년내 공급과잉 현상이 뚜렷해 질 수 있다"고 말했다.
ryupd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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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이 없어요”… 호텔 공급과잉의 역습
2015-01-27
롯데, 수익성 악화 우려 비즈니스호텔 사업지 3곳 해외로
최근 앞다퉈 객실 늘리기 경쟁… 2015년들어 특1급도 절반가까이 빈방
롯데호텔이 국내 호텔의 공급 과잉을 이유로 신규 비즈니스호텔 사업지 일부를 해외로 돌린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호텔 업계에 따르면 롯데호텔은 최근 국내 비즈니스호텔의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새로 지으려던 10여 곳의 국내 비즈니스호텔 사업지 중 3곳을 해외로 바꿨다. 정부가 최근 투자활성화 대책에 따라 2017년까지 호텔 객실 5000개를 확충하는 안을 내놓은 가운데 롯데호텔의 이번 사업계획 수정은 정부와 업계의 ‘동상이몽(同床異夢)’을 드러내 보이게 됐다.
○ 롯데는 왜 비즈니스호텔 사업을 줄이는가
주로 특1급 호텔을 지어온 롯데호텔은 특2급의 비즈니스호텔 브랜드인 ‘롯데시티호텔’을 2009년 서울 마포에 처음 선보였다. 롯데시티호텔은 김포공항(2011년), 충남 대전과 서울 구로(2014년)에 이어 올해에는 경남 울산과 서울 명동에 연다. 올해 말부터는 ‘롯데 라이프스타일호텔’이라는 새 브랜드로 사업을 확장하려다가 이번에 확 방향을 튼 것이다.
업계에서는 2010∼2012년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며 주요 기업들이 뛰어든 호텔 업계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보고 있다. 호텔 수요가 늘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과 달리 국내 호텔 점유율은 매년 떨어지고 있으며 가격을 크게 낮춰 출혈 경쟁을 벌이는 호텔이 적지 않다.
본보가 지난달 서울 시내 특1급∼3등급 관광호텔 27곳의 객실 점유율을 조사한 결과 특1, 특2급은 평균 70%, 1∼3급은 평균 56%에 그쳤다. 특히 강남구 논현동 2등급 호텔의 점유율은 10%에 불과했다. 시설투자와 인건비 비율이 높은 호텔 업계에서는 객실 점유율 80%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서울 중구 충무로에 있는 333실 규모의 특1급 호텔의 경우, 2011년 91.8%였던 객실 점유율이 87.4%(2012년) 84.0%(2013년) 89.2%(2014년)를 기록하더니 올 1월 58.6%로 급감했다. 경영난을 이기지 못한 중소 호텔들은 서울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경매에 매물로 나오고 있다.
○ 국내 호텔 객실, 정말로 부족한가
최근 정부는 2017년까지 호텔 객실을 5000개 이상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세와 이들의 호텔 이용률을 감안하면 호텔 객실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 발표의 근거가 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2014년 외래관광객 실태조사’에는 허점이 있다고 호텔 업계는 지적한다.
이 조사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작성하는 설문지에는 관광호텔과 ‘호텔’ 간판만 달고 장사하는 숙박업소에 대한 구분이 없다. 이름만 호텔인 ‘사실상’ 모텔에서 숙박했어도 호텔에서 묵었다고 답했을 가능성이 배제됐다. 이 때문에 연구원 측은 2013년 국내 호텔에 묵은 외국 관광객을 전체의 73.5%로 봤지만, 업계에서는 10% 정도밖에 안 된다는 분석이 많다.
최근 외국인 관광객들은 정식 숙박업소로 등록되지 않은 서비스드 레지던스나 이름만 호텔인 모텔, 게스트하우스 같은 ‘유사호텔’로 몰리고 있다. 기존 건물을 개조해 ‘호텔’이라는 간판을 걸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분양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정부가 이번 대책에서 내놓은 호텔리츠 산업 육성, 규제완화 등이 정책 효과를 내면 호텔 설립의 걸림돌이 해소돼 총 5000실의 호텔이 추가될 것으로 추산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