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eits

상장벽 막히고 기관돈에 밀리고..사고계기로 명맥 끊긴 " 공모리츠" 부동산 개발성격 강한 자기관리리츠는 상장 승인않는 분위기

Bonjour Kwon 2015. 10. 16. 07:31

2015.10.16

 

[편집자 주] 100세시대 대비하라는 구호는 요란하지만 정작 개인들이 여기저기 투자해 돈을 불릴 수 있는 수단이 메말랐다. 위험이 따르는 곳은 접근을 금지한 탓에 갈수록 투자상품이 단순화되고 수익률이 악화되고 있다. 빈 공간을 나랏돈, 기관돈이 대체하면서 자금은 넘쳐나고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개인 돈의 존재는 홀대받는 아이러니가 생기고 있다. 말은 국민돈을 불려야 된다고 하지만 행동은 국민을 쫓아내고 있다. 규제로 바싹 말라버린 투자위기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규제에 막힌 투자위기]③기관돈, 사모자금 일색이 된 리츠

초기 흥행실패도 원인이나 리츠사고 계기로 상장벽 높아져 사실상 사멸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이군호 기자 = 리츠(REITs)는 상장·공모로 국민재산을 불리겠다며 2001년 도입된 부동산 집합투자기구다. 그러나 도입 14년. 규모는 12조원으로 제법 성장했다. 최근에는 오피스 빌딩 외에 물류센터나 쇼핑몰, 임대주택에 투자하는 리츠가 많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그 수익을 투자자에게 지급한다는 초기의 고상한 목적은 온데간데 없어졌다. 공모리츠는 2012년 6월12일 케이비부국을 끝으로 맥이 끊겼다. 코스피시장에 상장된 리츠는 코크랩제15호·광희·트러스제7호·케이탑 4개뿐이다.

 

◇ 명맥끊긴 공모리츠

 

공모리츠가 전멸하기에 이른데는 공모리츠의 투자가 순탄치 않아 흥행의 계기를 만들지 못한 이유도 있지만 상장이라는 규제의 벽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리츠시장 점유율 1위인 코람코에서 만든 공모리츠인 코크랩 8호와 코크랩 15호는 투자한 건물을 제때 팔지못해 애를 먹었다. 코크랩 8호는 투자한 두개의 건물중 한곳인 성남 센트럴타워를 지난해 말 운용사에 매각하는 데 성공, 올 초 해산했다. 투자할 당시 좋았던 건물가치가 판교 테크노밸리가 생기며 공실이 늘어나는 바람에 매각에 시간이 더 걸렸다. 코크랩 15호가 투자한 서울 중구 회현동 인송빌딩은 1차 매각시도가 무산된뒤 현재 호텔로 변신중이다.

 

또한 2011년 다산리츠가 경영진 횡령 등 불미스러운 일로 인가취소되면서 규제의 고삐가 강화됐다. 인가부처인 국토교통부는 매년 전문가들 동원해 리스 전체를 검사하고 있다.

 

◇ 사고를 계기로 한껏 높아진 규제의 벽, 전멸 결정타

 

업계가 느끼는 더 큰 벽은 한국거래소의 까탈스러운 상장통제다. 부동산 개발성격이 강한 자기관리리츠는 상장의 진정성을 의심해 거의 상장을 승인해주지 않는 분위기다. 상장된 리츠중 퇴출된 리츠도 1곳을 빼면 모두 자기관리리츠다.

 

업계가 힘들어 하고 있는 상장벽은 거래소의 상장실질 심사다. 형식상 요건이 되더라도 물의가 없도록 하기 위해 실질적으로는 더 많은 내실을 요구하는 심사다. 가령 자본금이 100억원이 되더라도 500억원 이상으로 해달라는 주문 등이 그것이다.

 

이에 업계는 코스피 상장규정을 리츠의 특성에 맞게 개정하든지 코스닥 시장에도 상장근거 조항을 신설, 규모가 작은 리츠가 편리하게 상장할 수 있도록 해주길 바라고 있다. 과거에는 코스닥에 진출이 가능했으나 우량 리츠 위주로 상장시킨다는 명분으로 2013년 2월이후 코스닥 상장 대상에 리츠가 삭제됐다.

 

상장요건과 현실이 맞지 않는 것도 있다. 가령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뉴스테이에 투자하는 임대주택 리츠다. 리츠 매출액 요건이 연 100억원으로 돼 있지만 업계에서는 그 정도 되려면 1200가구 이상을 운영해야한다고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뉴스테이 운영기준은 300가구 이상이다. 상장요건이 현실의 4배를 가정하고 있는 것이다.

 

 

 

 

 

◇ 리츠, 기관돈과 사모자금 일색으로

 

이렇게 비어버린 리츠공간은 기관돈과 사모자금이 대신하고 있다. 젠스타에 따르면 올 3분기 리츠는 전분기 대비 2배 이상 많은 16건의 영업인가 신청이 이뤄졌다. 규모는 1조1983억원이다. 모두 사모다. 공모라는 머리아프고 귀찮은 과정 거치지 않고 기관돈, 거액자산가 돈으로 편하게 사업하려는 분위기는 부동산펀드(REF)도 같다. 코람코도 코크랩 15호를 끝으로 더이상 공모리츠는 하지 않고 있다.

 

사고가 생기면 대뜸 규제부터 높여 시장을 죽여버리는 일이 리츠도 예외는 아닌 것이다. 그속에서 100세 시대를 맞은 중산층과 서민들은 재산을 살찌울 기회를 점점 잃어가고 있다.

 

tigerkang@

 

▶ 뉴스1 100% 무료 만화 서비스 오픈!!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