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20
[현대경제신문 박영준 기자] 선박펀드를 둘러싼 산업은행 계열사간 싸움에서 KDB자산운용이 사실상 패소했다.
법조계와 금융계에서는 법원이 허위 계약된 정기용선계못약으로 펀드를 구성한 SK증권과 운용사인 KDB자산운용이 계약자 보호 의무를 성실히 하지 못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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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대법원은 KDB자산운용, SK증권이 KDB생명보험, BNP파리바 카디프손해보험(전 에르고다음다이렉트), 별정우체국연금관리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심 판결을 모두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다.
이 소송은 지난 2008년 SK증권이 선박회사인 브리지 마린과 한진해운간 맺어진 정기용선계약을 토대로 선박투자자들을 모집하는 선박펀드(사모펀드)를 만들고 KDB자산운용에게 펀드운용을 맡긴 것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브리지 마린과 한진해운 간 계약이 체결된 사실이 없으며 편입 대상이었던 3개 선박 모두 다른 용도로 이용 중이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소송의 발단이 됐다.
투자자인 보험사들이 돈을 날릴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들 보험사가 펀드에 투자한 금액은 KDB생명 70억원, BNP파리바 카디프손보 50억원, 별정우체국 20억원이다.
KDB자산운용은 선박의 용선료 수입과 매각대금 중 KDB생명 48억원, BNP파리바 카디프손보 27억원, 별정우체국 14억원을 각각 물어줬다.
하지만 KDB생명측은 “투자자에게 위험성이나 투자 내용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함에도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다면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취지로 소송을 제기했다. 자사가 펀드에 투자한 70억원중 48억뭔만 돌려 받았으니 나머지 22억원도 상환하라는 주장이었다.
KDB생명은 소장에서 선박펀드의 자산운용회사인 KDB자산운용이 중요한 사항인 선박에 관한 정기용선계약의 내용에 관해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위조된 계약서만을 믿은 채 운용제안서에 사실과 다른 내용을 기재해 SK증권을 통해 KDB생명측에 투자를 권유했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1심에서는 KDB자산운용과 SK증권이 투자자보호의무를 게을리 했다며 KDB생명 등이 입은 손해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반면 2심 법원은 KDB자산운용이 해운사간 계약의 내용 변경을 직접 확인하지 않은 것이 잘못이라 단정하기 어렵고 담보확보 노력이나 관리를 게을리 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KDB자산운용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정기용선계약의 내용 중 계약 상대방이나 용선기간, 용선료에 관한 사망은 펀드의 수익 및 위험에 영향을 주는 중요사항이므로 자산운용회사인 KDB자산운용이 판매사나 보험사들에게 알릴 의무가 있다”며 “KDB자산운용은 계약서의 내용만을 신뢰한 채 한진해운에 확인하는 등의 조치를 하지 않아 계약서가 위조된 사실과 계약 내용이 변경된 사실을 알아내지 못해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이라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박영준 기자 ainjun@fi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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