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헤드의 내년-①>한투證 황보영옥 "하반기 기회 온다"
기사승인 2015.12.16
세계 금융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9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유럽중앙은행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은 완화적으로 흘러가면서 연준과 엇갈린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유가 하락 이슈까지발생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증유의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이에 연합인포맥스는 주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외국계은행의 채권 헤드가 보는 내년 시장 전망과 투자 전략 등을 공유하기 위해 10회에 걸쳐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황보영옥 한국투자증권 자산운용본부장(상무)은 유가 동향이 내년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를 결정하는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국내 기준금리는 동결로 전망하면서도 하반기 금리 하락으로통해 투자 기회가 올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황보영옥 본부장은 16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미국 금리는 연 2회 정도의 점진적인 인상을 예상한다"며 "인상속도를 좌우할 시장의 키 팩터(Key factor)는 유가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하지만 유가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하반기에 국내지표가 부진하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여기에 미국 금리인상 속도까지 점진적이라면 하반기 국내 채권시장에서 수익을 낼 기회가 찾아올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황보 본부장은 올해 4분기와 내년 상반기 중에는 국내 경제지표가 크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하반기로 갈수록 저유가와 가계부채 억제책으로 수출과 내수가 악화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채권운용 환경에 대해서는 크레딧 스프레드 확대로 하반기가 운용하기 다소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내년에는 크레딧 스프레드가 축소되고, 해외채권과 장기물 시장에서 투자 기회가 올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내년에는 해외채권 쪽에서 금년보다 활발하게 수익을 낼 기회를 찾을 것이다"며 "보험사 국제회계기준(IFRS4) 이슈 등으로 장기물 시장에서도 기회가 올 것 같아 연초에 운용할 타이밍을 생각 중이다"고 전했다.
다음은 황보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미국 금리인상이 임박했다. 미국 금리인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시장에서는 12월 금리인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고 프라이싱도 거의 다 된 상황이다. 문제는 내년에 금리가 오르는 속도다. 지난 2004년에는 FOMC가 열릴 때마다 올렸지만, 지금은 12월 인상후 내년에 두번에서 네번 사이를 보는 것 같다. 우리 하우스는 내년에 두번 정도 올린다는 뷰를 가지고 있다.
-내년 국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있나.
▲개인적으로 기본적인 시나리오는 내년 금리 동결로 본다. 내년 상반기 중에 적어도 국내 지표가 크게 꺾일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12월 금통위에서 이주열 총재가 내년 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을 시사했지만, 이를 금리인하와 직접 연결하는 건 무리다.
다른 한가지 시나리오도 염두에 두고 있다. 내년 내내 동결로 예상하지만, 하반기 중 인하의 가능성을 열어두고는 있다. 미국 금리인상 속도가 빠르지 않고 내년 하반기부터 국내 지표가 서서히 안 좋게 나올 수 있다는 가정하에서 나온 시나리오다.
변수는 유가다. 유가가 하락하면 우리 경제의 마이너스 수출이 개선되기 어렵다. 또한, 내년부터 가계부채 억제책이 시행되는데 이 때문에 하반기로 갈수록 내수도 어려워질 수 있다. 기본적으로 내년 동결 전망이지만, 하반기 중 인하도 배제할 수 없다.
-올해 증권운용환경에 대한 평가와 내년 전략은.
▲금년의 경우 상반기에 아마도 대부분의 하우스가 버짓을 다 채웠을 것이다. 한투도 상반기 중에 연간 버짓을 채우고 하반기에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보수적인 스탠스로 왔다. 11월에 크레딧 스프레드가 많이 벌어지며 평가손이 좀 났다. 그래도 크레딧물 대부분이 AA급 자산이라 내년에 수익으로 돌아올 것으로 본다.
내년에도 여전히 듀레이션 운용을 좀 보수적으로 할 생각이다. 해외채권 쪽에서도 금년보다 활발하게 수익을 낼 기회를 찾을 계획이다. 금년 초에 채권상품부에 해외채권 인력을 많이 투입해 1년동안 나름대로 운용을 하면서 펀더멘털을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웠다.
또한 내년에는 장기물 시장에서 기회가 올 것이라 보고 연초에 장기물을 운용할 타이밍을 생각 중이다. 국고 20년물과 30년물 금리가 붙었는데, 시사하는 바가 크다. 보험사의 IFRS 이슈 때문에 장기물에 대한 수급은 분명한 것 같다.
-한국 금융시장을 둘러싸고 있는 대내외 리스크 중 특별히 경계해야 할 재료나 상황은 무엇인가.
▲당분간 유가인 것 같다. 떨어져도 올라도 시장에 영향을 줄 것 같다. 유가 상황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 인상 속도도 조절될테고 우리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채권으로 수익내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한다. 해외채권에 주목하는 것도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과정인가.
▲지금 국내 기관들의 채권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다. 증권사로서 해외채권을 원하는 기관에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 연기금이나 보험사 등이 해외투자를 하고 있어 보조를 맞춰서 자연스럽게 영역을 넓혀나가야 한다. 물론 국내금리가 낮아 수익을 내려고 해외로 나간다는 의미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국내채권이 중심이다.
ssk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