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해외농업개발사업과 국가곡물조달시스템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면밀한 검토를 거쳐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회입법사무처 배민식 입법조사관은 최근 발간한 ‘국제 곡물수급 불안정성 확대에 따른 대응방향 모색’ 정책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주장을 폈다.
그는 “곡물수급이 과잉에서 부족기조로 바뀌었고, 가격등락에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단기간에 가격급등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가격이 하락했다 하더라도 이전보다 높은 수준이 계속 유지되고 있다는 점 등이 2000년대 이후 국제 곡물시장의 특징”이라면서 “2010년 밀·옥수수·콩 자급률이 각각 0.8%, 0.8%, 8.7%에 불과한 우리나라로서는 안정적인 식량 확보를 위해 다각적인 대책 마련이 필수”라고 지적했다.
특히 국내생산 확대를 안정적인 곡물수급 확보를 위한 정책의 중심에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곡물 확보는 최대한 국내생산을 확대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부차적으로 안정적인 수입과 비축으로 보완한다는 점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일본처럼 ‘농어업·농어촌 및 식품산업 기본법’에 관련 내용을 규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식료·농업·농촌 기본법’에 “식료의 안정적인 공급에 대해서는 국내 농업생산 증대를 실시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여기에 수입 및 비축을 적절히 조합해 실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곡물가격 급등 이후 주요대책으로 거론되는 해외농업개발과 국가곡물조달시스템 구축에 대해서는 중장기적인 검토사항이란 조심스러운 의견을 내놓았다.
해외농업개발이나 국가곡물조달시스템 구축은 곡물가격이 급등할 때마다 검토됐다가 중단되곤 했고, 해외농업에 대한 경험·지식·정보·인력 등의 부족으로 실패로 끝나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는 “해외농업개발사업과 국가곡물조달시스템 구축사업이 한국농어촌공사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의해 각각 진행되고 있으나 두 사업 모두 중요한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고, 전문가들 견해도 엇갈린다”며 “과거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조급히 추진할 것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면밀히 검토하고 진출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곡물수입선 다변화도 대책으로 거론했다. 우리나라는 세계 5위의 대규모 곡물 수입국이면서도 수입이 미국산과 소수의 곡물메이저에 편중돼 곡물 도입시 가격 결정에 불리하고, 식량안보 측면에서도 매우 위험한 요인으로 작용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곡물 수입선 다변화, 선물거래 활성화, 곡물메이저를 통하지 않는 직접구매 확대 등을 통해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비축제도 확립도 주요 대책으로 강조했다.
정부가 쌀을 제외한 밀·콩·옥수수 등 다른 곡물에 대해서는 비축제도를 도입하지 않은 것이 문제이고, 만일의 식량위기에 대비해 일정량의 곡물을 비축하는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비축은 단순히 국제 곡물수급 및 가격 불안정에 대해 대비하는 것뿐만 아니라 남북대치 상황을 고려하고, 국내의 각종 재난·재해 등 비상시를 대비하는 것이기도 하다”며 “일본도 법률에 근거해 쌀·식용 밀·사료용 곡물에 대한 비축제도를 운용하고 있고, 국내 비축문제뿐만 아니라 국제 비축문제에 대해서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밖에도 유사시를 대비한 식량안보 대응 매뉴얼 작성, 국제협력 모색, 사료 원료의 다양화를 통한 사료곡물 수입감소 방안 수립 등을 안정적 곡물수급 확보 방안으로 제시했다.
남우균 기자 wknam@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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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곡물수급 불안정성 확대에 따른 대응방향 모색 |
□ 국회입법조사처(처장 심지연)는 5월 1일(화), 정책보고서 「국제 곡물수급 불안정성 확대에 따른 대응방향 모색」을 발간하였다.
○ 보고서는 최근 국제 곡물 수급과 가격의 불안정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보다 안정적인 곡물확보를 위한 대책 방향을 모색하고 있는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최근의 국제 곡물 수급 및 가격 동향은 이전과 비교하여 다음과 같은 몇가지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
○ 첫째, 2000년대 들어서 국제 곡물수요 증가가 생산증가보다 우위를 나타내면서 국제 곡물재고율이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 둘째, 빈번한 기상이변, 바이오연료용 곡물수요 급증, 투기자금의 곡물시장 유입 등 종전과는 다른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국제 곡물시장에 영향을 미치면서 불안정성이 심화되고 있다.
○ 셋째, 2006년 이후 국제 곡물가격이 단기간에 반복적으로 폭등세를 나타내고, 또 이전에 비해 확연히 다른 높은 가격대가 형성되었으며, 이런 기조가 5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
□ 이와 같은 국제 곡물수급 및 가격 동향 하에서 다음과 같은 다각적인 대책 검토가 필요하다.
○ 첫째, 안정적인 곡물수급 확보를 위한 정책은 국내생산 확대에 중심을 두어야 한다. 곡물확보는 최대한 국내생산을 확대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부차적으로 안정적인 수입확보와 비축으로 보완한다는 점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 이와 같은 국제 곡물수급 및 가격 동향 하에서 다음과 같은 다각적인 대책 검토가 필요하다.
○ 첫째, 안정적인 곡물수급 확보를 위한 정책은 국내생산 확대에 중심을 두어야 한다. 곡물확보는 최대한 국내생산을 확대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부차적으로 안정적인 수입확보와 비축으로 보완한다는 점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 둘째, 해외농업개발사업과 국가곡물조달시스템 구축에 대해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고, 또 양 사업을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견해가 나오고 있으므로 과거와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조급히 추진할 것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면밀히 검토하고 진출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 셋째, 곡물수입이 특정국가 및 소수 곡물 메이저 등에 편중되어 있으므로, 곡물수입선 다변화, 선물거래 활성화, 곡물메이저를 통하지 않는 직접구매 확대 등을 통해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 넷째, 유사 시 대비한 곡물 비축제도 및 식량안보 대응매뉴얼이 필요하다.
○ 다섯째, 국제 곡물수급 안정을 위한 국제협력을 모색해야 한다. 불확실성의 증대로 인해 곡물가격이 요동치면 빈곤국가의 식량부족 및 기아문제는 더욱 심각해지며, 지구촌 곳곳에서 식량폭동이 일어나는 등 국제정세가 불안해질 수 있고, 그것은 다시 국제 곡물수급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자국의 식량자급률 향상뿐만 아니라 글로벌 차원의 식량생산 및 분배, 각국의 식량주권 확보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국제협력을 모색하여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과거 극심한 식량난을 극복한 경험이 있고, 또 우수한 농업기술도 가지고 있으므로 이와 같은 경험과 기술을 저개발국 식량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활용하는 협력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이 경우 주의해야 할 점은 과거 식량증산이 다량의 화학비료 및 농약 사용 등을 기반으로 하는 수탈적 농법에 의해 이루어졌고, 그로 인해 심각한 환경훼손이 일어났다는 점을 명심하고, 지속가능한 농업이 이루어질 수 있는 국제협력을 전개하는 것이 필요하다.
※ 보고서 전문은 국회입법조사처 홈페이지(www.nars.go.kr) ‘NARS 발간물’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문의: 경제산업조사실 산업자원팀 입법조사관 배민식 (02-788-45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