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관투자자

亞太 최대 유류저장터미널에 국민연금 - 맥쿼리 8천억 투자 유니버설터미널 지분 49% 매입

Bonjour Kwon 2016. 1. 2. 09:08

 

: 2016.01.01

 

국민연금이 호주 대표 자산운용사 맥쿼리와 공동으로 아시아·태평양 최대 유류저장 터미널인 싱가포르 유니버설터미널에 8000억원을 투자했다. 지분 49%를 매입해 2대주주에 등극했다. 국민연금이 지난해 9월 싱가포르 사무소를 연 뒤 처음 성사시킨 투자 사례다. 국민연금은 이번 투자를 시작으로 향후 싱가포르와 아시아 지역 부동산·사회간접자본시설(SOC) 투자를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맥쿼리와 함께 지난달 24일 유니버설터미널 지분 49%를 매입하는 주식매매계약서(SPA)를 체결했다. 유니버설터미널의 기존 주주는 싱가포르 에너지기업 싱룽그룹(興隆集團, 보유지분 65%)과 중국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차이나(中國石油, 보유지분 35%)다. 국민연금과 맥쿼리는 이 중 싱룽그룹 지분 14%와 페트로차이나 지분 전량을 매입해 싱룽그룹(51%)에 이어 유니버설터미널의 2대주주가 됐다.

 

애초 싱룽그룹과 페트로차이나는 2014년 12월 유니버설터미널을 기업공개(IPO)하려 했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아 IPO를 잠정 보류하게 됐고, 싱룽그룹과 페트로차이나는 2015년 5월 원매자를 찾아 소수 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유니버설터미널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가장 큰 유류저장 터미널로, 싱가포르 주롱섬에 위치하고 있다. 233만㎥ 규모 저장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78개 저장탱크와 15개 부두를 확보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탱크터미널 사업의 높은 수익성과 더불어 국제 유가 하락세로 관련 시설의 가치가 저평가돼 있다는 점을 노려 투자를 결정했다.

 

IB업계 관계자는 "탱크터미널 사업은 수익성이 좋아 많은 기관투자가들과 사모투자펀드(PEF)들이 좋아하는 투자처"라며 "최근 유가 급락으로 회사가 고전하는 절묘한 타이밍에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아시아 지역 원유 거래 시장에서 싱가포르가 차지하는 지정학적 위치의 우월성 등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투자는 국민연금이 지난해 9월 싱가포르 사무소를 개소한 뒤 싱가포르 지역에서 실시한 첫 번째 투자 사례로 알려졌다. 싱가포르 사무소는 국민연금이 2011년 미국 뉴욕, 2012년 영국 런던에 이어 세 번째로 개소한 해외 사무소로, 아시아와 호주 및 신흥시장에 대한 대체투자 기회를 발굴하는 전진기지 역할을 수행한다.

 

 

또 국내 자본의 싱가포르 SOC 투자 확대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게 국내 대체투자 전문가들의 평가다. 그동안 싱가포르는 국부펀드인 싱가포르투자청(GIC)을 통해 한국 부동산 시장에 활발한 투자를 진행해 왔지만 한국의 싱가포르 투자는 미미했던 게 사실이다. GIC는 외환위기 직후부터 광화문 서울파이낸스센터와 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를 비롯해 국내 주요 대형 오피스와 물류시설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왔다. 현재 국민연금은 싱가포르의 SOC 외에도 쇼핑몰과 오피스 등에 대한 투자를 실행하거나 검토 중이며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강두순 기자 / 김효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