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 관영매체는 최근 여섯 편의 기사에서 부동산 가격을 인하하고 재고를 처리할 것을 중국의 부동산 투자자들에게 요구했다.
정부가 민간에 부동산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이례적인 조치에 따라, 부동산 가격이 낮아질 경우 내년 중국의 부동산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전문가는 부동산 거품이 터질 때까지 시장을 조정할 수 없을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가격 인하 요구의 첫 포문은 지난달 열렸던 2015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열었다. 중공 당국은 “부동산 투자가들이 적당히 부동산 가격 인하하는 것을 격려한다”면서 부동산 재고 정리를 내년 경제사업의 중점목표로 상정했다.
이후 관영 인민일보는 지난달 23일부터 게재한 여섯 편의 기사에서 “재고가 많고, 집이 팔고 싶다면, 부동산 투자자들은 가격을 인하하는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인민일보 23일 자 기사 ‘이렇게 많은 집은 도대체 어떻게 팔 것인가’에 따르면 현재 쌓여 있는 주택 재고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23개월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26일 신랑망(新浪網)에 전해졌다.
25일 ‘재고정리는 국가의 임무가 되었다’ 기사에서는 2015년 말까지 중국 분양주택의 재고는 약 35억7천 제곱미터며 처리에 4년 6개월이 걸린다고 밝혔다.
인민일보는 또한 23일 ‘도시로 들어가서 주택을 구매하는 것을 정부가 도와준다’, 24일 ‘재고를 없애면 주택가격이 얼마나 하락할 수 있을까’, 25일 ‘우후(芜湖) 재개발 세대 중 30%는 분양 주택을 구매한다’ 등 부동산 재고와 관련한 기사를 게재했으며, 25일 기사에서는 3~4선 도시에서 취업률을 끌어올려 부동산 재고를 해소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이러한 기사에서 중공 당국은 부동산 문제 해결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 주택거래 침체문제 해결을 정부에만 떠맡길 수 없고 주택가격을 적당히 인하하는 것이 제일 현명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부동산 가격 인하 대책으로 ▲기업의 직접적인 가격 인하 ▲당국의 시장조정 ▲투자자들의 부동산 포기에 따른 가격 파괴의 세 가지를 제시했다.
또한 관영매체는 “부동산 투자자들이 가격을 낮추지 않고 판매하려다가는 후회해도 늦을 때가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칭다오대학(靑島大學) 경제학 리셴룽(易憲容) 교수는 20일 블로그에서 “내가 시찰했었던 3~4선 도시의 부동산 가격은 역시 1㎡당 3천 위안이 필요했다”며 “중국의 부동산 가격이 정상적으로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고정적인 수입이 없는 농민들에게 있어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가격이다. 따라서 많은 주택을 소화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 연구자의 통계에 따르면 현재 중국 신도시 계획은 34억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이고, 1㎢당 인구가 2천~3천 명 수준인 유령도시가 50개 이상이었다. 유령도시는 중서부 지역뿐만 아니라 동남부 연안에도 분포돼 있었다.
중공 도시와 소도시개혁발전센터 리톄(李鐵) 소장은 지난 13일 싼야재경(三亞財經)국제포럼에서 “부동산의 이러한 재고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1~2년, 2~3년 만에 간단하게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일부 지역은 5~10년은 걸린다. 하지만 이러한 좋지 않은 결과의 직접적 원인은 당국의 정책추진이다.
중국 같은 경제체제에서 지방정부는 부동산 개발사업을 통해 거액의 이익을 거두려는 강렬한 동기가 있게 되며 이렇게 거둔 이익으로 다시 개발사업을 벌이는 악순환으로 부동산 시장이 지나치게 급성장하게 된다”고 말했다.
리셴룽 교수는 “현재 중국 부동산 시장은 이미 돌이킬 수 없게 됐다. 부동산 거품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는 조정하거나 멈출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