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민이 30년 동안 쌓아온 60조 위안(1경845조 원)의 재산, 그 대부분이 불과 십몇 년간 부동산 거래를 통해 정부의 손아귀로 이전됐다. 이는 전례가 없었던 자산의 대이동이다.
‘중국의 토지는 국가 전체의 인민이 공유한다’는 중국의 토지제도는 사실상 정부를 유일한 지주로 만드는 제도다. 중국공산당의 지주계급을 말살 이후 사실상 정부가 유일한 최대 지주가 됐다.
현재 중국 지방정부의 재정수입에서 토지로 인한 수입이 전체의 50% 이상이다. 수익구조를 보면 부동산 업체가 정부에 토지양도금을 내고 다시 양도해준 후 수금까지 대신해주는 식이다. 토지양도금은 원가의 형태로 집을 사는 국민을 통해 회수한다.
이하 토지양도금 예년평균을 정리했다.
중국 부동산 재벌 화위안 그룹의 런즈창(任誌强) 前회장은 “베이징 등 일선도시에서 특별사례 70건을 조사한 결과 토지양도금이 평균 판매가격의 54~55%였으며, 25%의 소득세, 부가세를 더하면 60% 정도였다. 토지양도금과 각종 세금을 합한 최종 원가는 주택가격의 70% 선”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예를 들어, 필자의 한 지인은 주택 한 채를 600만 위안(10억8천만 원)에 샀는데, 420만 위안(7억6천만 원)은 국가에 낸 꼴이다.
어째서 정부에 내는 토지양도금이 이렇게 많을까? 필자는 근본적 원인을 1994년에 시행한 세금분배제도라고 본다. 사실 세금분배제도의 목적은 두 가지로 하나는 국내총생산(GDP)에서 재정수입의 비율을 늘리고, 지방정부 재정수입을 낮추고 중앙정부 재정수입을 늘리기 위한 것이다.
다시 말해 세금분배제도는 개혁이 아니라 특정집단의 이익을 위한 부의 재분배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부유해지지만 국민은 가난해지고, 중앙정부는 부유해지지만 지방정부는 가난해진다.
지방에서는 지방채권을 발행하고, 토지재정을 관리한다. 토지양도금은 한 푼의 에누리도 없는 지방정부의 돈줄로써 결국 주택가격은 점점 높아진다. 과거 정부에서 내놓은 주택가격 대책에서는 토지양도금은 손대지 않고 부동산 가격만 조절했다. 근본적으로 문제 해결 의지가 없었던 것이다.
또한 런즈창 전회장은 “최근 10년간 모든 것이 정부의 잘못이다. 정부가 잘못된 정책이 아니었다면 절대 지금처럼 상황이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다. 정부 양도토지는 결코 가격이 내려가지 않는다. 거기에 각종 세금을 더한다. 정부는 집값을 낮출 의사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필자는 런 전회장의 견해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정부의 토지 원가와 세금은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고, 이런 상황에서 집값 하락을 기대한다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
중앙은행과 재정부는 모두 비싼 집값에 고마워해야 한다. 집값이 높게 형성되면서 국민은 대부분 돈이 콘크리트 안에 굳어져 있어 중앙은행은 통화량을 마구 늘리고도 인플레이션 압력을 부담 없이 막아낼 수 있다. 재정부는 경기둔화에도 재정수입을 확대할 수 있어 특히 지방정부의 재정압박을 낮춰주고 있다.
농촌 지역의 도시화 사업은 토지를 비싼 값으로 되팔기 위한 수단이다. 현재 중국의 토지는 ‘서유기’에 나오는 당나라 승려의 살코기와 같다. 부동산업자, 지방정부 등 누구나 집어삼키려고 호시탐탐 노리지만 정작 진정한 주인인 농민들은 소외됐다.
중국 국무원발전연구센터 우징롄(吳敬璉) 시장경제연구소 명예소장은 최근 몇 년 간 토지가격 상승분을 최소한 30조 위안(5천422조 원)으로 추정하면서 정부의 토지양도에 대해 “만 배 남는 장사”라고 평했다.
중국 국민이 30년 동안 쌓아온 60조 위안(1경845조 원)의 재산, 그 대부분이 불과 십몇 년간 부동산 거래를 통해 정부의 손아귀로 이전됐다. 이는 전례가 없었던 자산의 대이동이다.
거액의 토지양도금 징수는 높은 집값과 같은 나쁜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가계 구매력은 집 대출금 상환 부담에 허덕이고 있다. 최근 몇 년 간 소비부진으로 인한 악성재고에 중국 민간기업은 연쇄부도 사태를 맞고 있다.
중국의 민간기업은 중국경제의 활력이자 부를 창출하는 원동력이다. 최근 중국경제는 막대한 정부재정을 쏟아붓는 방식으로 돌아가고 있는데, 이는 매우 비효율적이며 국유기업의 성장과 민영기업의 쇠퇴라는 부정적 현상을 더 부추기고 있다.
내수부진 상황에서 투자중심의 경제정책은 생산과잉을 촉진시켜 투자낭비로 이어진다.
정부는 토지양도금 위주의 재정수입 구조를 개선해 부를 국민에게 돌려줘 국민이 소비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며 경제성장의 동력축을 투자에서 소비로 전환해야 한다.
이에 성공한다면 중국경제는 다시 한 번 큰 도약의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