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종 쿼터백 대표 "로보어드바이저로 DIY투자 선도"
입력 : 2016-01-19 1
"로봇과 PB 상생하는 자산관리가 답"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려는 특성 때문에 이름 붙은 로보어드바이저. 2000년대 중반 이후 출현한 온라인 특화 자산관리회사로 미국 실리콘밸리의 엔지니어와 벤처회사를 중심으로 시작됐다. 값비싼 인력을 대신하기 위해 개발된 고도화된 소프트웨어는 포트폴리오 자문·운용서비스를 저렴하게 제공한다. 시장은 급팽창하기 시작했다. 노무라의 최근 시장전망에 따르면 미국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은 오는 2020년까지 연평균(CAGR) 68%의 성장률을 거듭할 전망이다. 그리고 지난해 말 국내 첫 상륙한 로보어드바이저는 이제 국내의 자산관리 전통강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이제 막 발을 뗀 로보어드바이저가 새 기술 트렌드를 기반으로 부상, 시장의 위기와 기회요인으로 떠오르면서다.
"요즘 미국 젊은 세대는 월가 보고서 안 봅니다. 자기주도적으로 투자하길 원하죠. 미국에서 DIY(Do it yourself)식 투자를 실현하는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가 각광받게 된 배경입니다."
김승종 쿼터백테크놀로지스 대표는 19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투자 만족도를 100%로 채우려면 직접 투자에 참여해야 한다. 로보어드바이저는 고객 성향에 맞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자동으로 제공하고 관리해줄 뿐"이라고 말했다.
투자위험에 관한 성향을 반영하는 로봇의 질문에 직접 '맞다(O)', '아니다(X)'로 답하는 것은 투자자 스스로여야 한단 얘기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리스크 허용정도를 계산합니다. 이를 반영해 금융상품을 최적화해 잘 분산된 포트폴리오 비중을 결정해주는 방식이죠. 주로 상장지수펀드(ETF)로 구성된 자산배분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는데 다양화된 자산, 저렴한 거래비용, 보유종목 투명성 때문입니다."
정기적인 포트폴리오 비중 조정과 투자성과에 대한 리포팅, 자문 서비스는 덤이라고 했다.
지난해 국내에 첫 상륙한 로보어드바이저가 자산관리 전통강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19일 김승종 쿼터백테크놀로지스 대표는 자문인력의 투자추천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형 로보어드바이저에 집중한다고 밝혔다. 사진/쿼터백테크놀로지스
'하이브리드형' 로보어드바이저에 집중
쿼터백은 기존 사람이 하던 금융영역은 지키는 것을 원칙으로 둔다. 로보어드바이저는 통상 자문인력의 투자추천을 배제한 '완전 자동형'과 자문인력의 투자추천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형'으로 구분되는데 쿼터백이 집중하는 것은 하이브리드형이다.
"쿼터백은 혼합형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즉, 고객이 자문인력을 직접 대면해 자문서비스를 제공받고 온라인에서는 투자성향에 맞는 자산배분과 투자성과를 확인, 검증받는 형태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자문서비스의 품질을 높여 기존 부유층의 자산관리 서비스로도 저변을 넓히고 35세 미만 밀레니얼 세대 고객까지 확보해 더 많은 고객에게 높은 품질의 자문서비스를 주겠다는 얘기다. 금융전문가의 노하우와 로보어드바이저의 서비스가 합쳐지면 가능하다고 했다.
"관건은 자문인력과 로보어드바이저의 강점을 동시에 살리는 겁니다. 쿼터백의 로보어드바이저가 전 세계 ETF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있는데다 포트폴리오 구축에 인공지능을 적용한 진보된 로보어드바이저 솔루션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로보어드바이저와 자문인력과의 '공존'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전문가의 복잡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과 로보어드바이저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층이 다르지만 각자 필요한 부분을 채우는 구분운영을 통해 효율성을 높여 고객 유지·확보에 힘쓰겠다고 했다.
로보어드바이저 리그 본격 개막…"최후 승자 가려질 것"
지난 2014년 7월23일 설립된 쿼터백테크놀로지스(http://www.quartec.co.kr)는 옐로금융 계열사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물론 투자분석 시스템컨설팅과 자산관리 플랫폼 개발, 교육·출판을 주요서비스로 한다. 퀀트(계량)분석가 출신의 김승종 대표와 양신형 전 KTB자산운용 포트폴리오매니저가 공동 창업했다. 현재 양 대표는 지난해 자문사 등록을 마친 쿼터백투자자문 대표를 맡고 있다.
"운용사 펀드매니저로 있던 양 대표는 인공지능과 계량분석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포트폴리오 이론과 적용에 관해 여러 차례 세미나를 진행하고 논문을 연구하면서 포트폴리오매니저와 퀀트 애널리스트 관계로 처음 알게 됐는데요. 당시 양 대표가 요청하던 퀀트자료와 모델링 작업을 많이 진행하며 친밀해졌죠. 그러던 중 자산배분이나 최적화에 관한 모델 작업을 진행하게 됐고 자연스레 회사를 같이 설립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업무로 맺어진 신의가 결국 국내 최초 로보어드바이저 전문회사인 쿼터백 탄생 계기가 된 셈이다.
한편 정부가 로보어드바이저 활성화에 팔을 걷어붙인 만큼 쿼터백도 덕을 톡톡히 볼 것으로 예측된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전날 청와대에서 진행된 올해 업무보고에서 로보어드바이저 도입 활성화를 골자로 한 자문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로보어드바이저를 투자권유 대행인에 준하는 자문업 인력요건에 포함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경쟁자 없이 손쉽게 거두는 승자가 될 생각은 없다고 했다.
"미국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의 경우 애플이나 에어비앤비 등을 통해 고객들이 혁신적인 IT 서비스를 경험한 터라 향후 디지털화된 자산관리회사가 주요 플레이어로 부상하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시장의 경우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마찬가지일 것으로 봅니다. 경쟁력을 갖춘 저비용 서비스를 제공할 다수의 로보어드바이저 회사들이 속속 등장해 윈윈하며 진화를 거듭하게 될 겁니다. 최후 승자가 가려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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