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2.05
"미국 뉴욕이나 영국 런던 등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은 이미 가격이 많이 올랐습니다. 이제는 제2의 도시(세컨드 티어·Second Tier)나 주택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합니다."
500조원을 굴리는 유럽 최대 자산운용사 에버딘자산운용의 밀란 카트리 아시아·태평양 부동산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카트리 센터장은 "부동산은 현금이나 채권보다 기대수익이 높고 투자전략에 따른 수익률 관리가 가능하다"며 "이 때문에 최근 3년 새 전 세계적으로 상업용 부동산 투자가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많은 투자자들이 뉴욕과 런던 등 주요 도시로 몰리는 바람에 이들 지역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이미 많이 올랐다"며 "제2의 도시에서 새로운 투자 기회를 발굴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지리적 조건 등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과 비슷한 가치를 지닌 우량 부동산을 골라 투자하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지역 중에는 미국보다 유럽이 더 유리할 것으로 평가했다. 카트리 센터장은 "부동산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경제성장률과 금리"라며 "금리 인상에 대한 이슈가 있는 미국과 달리 유럽은 낮은 금리를 유지하며 경기 회복 국면에 접어든 상태여서 부동산에 투자하기 우호적인 여건에 있다"고 진단했다.
아시아 지역에 대해서는 도시 혹은 자산별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카트리 센터장은 "예를 들어 오피스빌딩 시장을 보면 싱가포르는 하락세에 있는 반면 호주는 상승세에 있다"며 "미국과 유럽처럼 국가 경제를 바탕으로 투자하는 톱다운(Top-down) 방식보다는 부동산 가격에 미치는 실질적인 요인을 먼저 분석한 뒤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올해 유망 자산으로는 주택시장을 꼽았다. 푸에이주 강 에버딘자산운용 부동산 멀티매니저본부장은 "인구 고령화라는 구조적인 변화 속에서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다"며 "실버타운 등 주택시장에 대한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존 투자자들이 아직까지 큰 관심을 두지 않는 영역이어서 더 많은 투자 기회가 있다는 분석이다. 강 본부장은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개개인 삶의 질이 높으며 인프라스트럭처가 잘 갖춰진 도시의 주택시장을 눈여겨봐야 한다"며 "이러한 지역은 공급에 비해 수요가 많아 투자 매력이 높다"고 설명했다.
주택 투자가 유망한 지역에 대해 카트리 센터장은 "덴마크 코펜하겐, 스웨덴 스톡홀름, 독일 프랑크푸르트, 일본 도쿄 등의 주택시장을 주시하고 있다"며 "이들 도시는 단순히 인구가 늘고 있는 게 아니라 고급 노동력이 몰린다는 점에서 투자 가치가 크다"고 평가했다.
[송광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