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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값 됐다"…부실채권에 눈독 들이는 사모펀드.아폴로·오크트리·블랙스톤 등 부실채권 투자 장전 시장 냉각으로 급락하면서 가격 매력 고조

Bonjour Kwon 2016. 2. 12. 07:54

2016.02.11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사모펀드들이 부실채권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제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는 판단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해 냉각됐던 부실채권 시장이 올 들어 더 얼어붙으면서 헐값에 거래되자 일부 사모펀드들이 저가매수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글로벌 사모펀드인 아폴로는 작년 3분기와 4분기 사이에 부실채권에 대한 투자를 두 배 가까이 늘렸다. 수년간 지켜봐 왔던 기업들의 부실채권을 본격 사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레온 블랙 아폴로 회장은 지난주 투자자들에게 “25년 반 동안 아폴로는 이 같은 투자를 해왔다”며 “4번의 시장 사이클을 겪었고 이번이 다섯 번째”라고 말했다. 사이클상 투자할 때가 됐다는 판단이다.  

 

 

지난달 하워드 마크스 오크트리 공동 회장은 “부실채권 투자에 있어서 악재인 회사채 시장의 낙관론과 유동성이 약해지고 있다”며 “이제 좀 더 과감하게 움직일 시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오크트리는 현재 220억달러의 실탄을 장전한 상태다.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회장 역시 신용투자 자회사인 GSO를 통해 부실채권 고르는 데 덜 민감해졌다고 밝혔다. 블랙스톤은 150억달러 가량의 투자여력을 갖고 있다.  

 

관건은 부실채권 턴어라운드의 방식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와 재무제표는 나빠도 본질은 좋은 기업을 어떻게 발견하는가다.  

 

일부 사모펀드는 부채가 많은 석유 및 천연가스 생산업체를 주목하고 있다. 유가 급락으로 인해 파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산출하는 미국 에너지 하이일드 채권 수익률은 미국 국채 수익률을 1600bp(1bp=0.01%포인트) 웃돌았다. 이는 사상 최대 격차다.  

 

에너지 채굴 업종을 제외해도 눈여겨볼 만한 업종이 있다. 유통업체가 대표적이다. 전자상거래의 급격한 성장으로 경쟁이 심화하면서 일부 유통업체의 회사채는 싼 값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 바이아웃 펀드인 TPG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J크루 회사채는 작년 8월만 해도 달러당 60센트에 거래됐는데 최근 25센트로 하락했다. 백화점 업체인 니만 마커스 회사채 역시 지난 여름 1달러 이상이었지만 최근 70센트까지 밀렸다.  

 

255개 채권으로 구성된 마킷 아이박스 하이일드 인덱스는 현재 미국 국채 대비 1000bp 높은 ‘투기등급’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 중 133개는 원유 및 천연가스 업체로 투기등급 수준이고 화학업종 회사채 23개 중 40%도 투기등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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