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관투자자

블랙스톤, 부동산 시장서 발 뺀다2012.07.11

Bonjour Kwon 2012. 7. 31. 11:16

빌딩 매각 등 투자 포트폴리오 재조정
부동산 시장 전망 불투명..업계 `긴장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부동산 시장에서 왕성한 식욕을 자랑하며 다수의 빌딩을 매입했던 미국 사모펀드 블랙스톤이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발을 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든 뒤에도 빌딩 매입에 적극적이었던 블랙스톤이 최근 이 분야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려고 하자 미국 등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상황이 더 악화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00여 개 이상의 빌딩을 소유하고 있는 블랙스톤은 최근 빌딩 매각을 통해 220억달러 규모의 부동산 포트폴리오를 줄이려고 계획하고 있다. 소식통은 블랙스톤이 다수의 빌딩을 한꺼번에 매각하는 ‘블록딜’을 진행하고 있으며 빠르면 내년엔 부동산 시장에서 완전히 손을 터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 세계 상업용 부동산을 다수 매입해 온 블랙스톤의 이러한 행보에 부동산 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블랙스톤이 향후 부동산 시장의 전망을 부정적으로 판단했기에 빌딩 매각에 나섰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2월 스티브 슈워츠만 블랙스톤 최고경영자(CEO)는 “우리가 부동산 시장에서 발을 뺄 때는 아주 망했거나 아니면 완전히 성공했거나 둘 중 하나일 것” 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 블랙스톤이 부동산 시장에서 큰 재미를 보고 발을 빼려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부동산 시장은 꽤 오랫동안 고전중이다. 한 때 저금리 효과로 인해 부동산으로 몰렸던 투자자금은 경기불안이 장기화되자 금 등 안전자산으로 향하고 있고, 실업률이 상승하면서 미국 내 사무실 수요도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연기금 등 블랙스톤의 기관 투자가들은 부동산 시장의 전망이 밝지 않다며 이 분야 포트폴리오를 줄여야 한다고 블랙스톤에 계속 압력을 넣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이후 조성한 부동산 펀드의 만기가 올해 대부분 돌아오는 것도 부동산 투자를 정리하려는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블랙스톤이 새로운 부동산 펀드를 출범시키지 않는다면 올해 말 부동산과 관련된 블랙스톤의 펀드 운영은 모두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며 블랙스톤의 추가 행보에 부동산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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