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

중국 부채, ‘제 2의 서브프라임’ 도화선될까 기업 부채 증가·은행 수익성 악화·그림자 금융 확대 등.中 은행 위기론 과장됐다?…CICC.

Bonjour Kwon 2016. 2. 25. 07:58

 

 

 

2016.02.25  

최근 조지 소로스, 카일 배스와 같은 유명 투자자들이 중국 경제에 대한 극단적 발언을 해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가 커지면서 중국 부채 증가에 따른 은행 시스템 부담 증가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헤지펀드 대명사로 꼽히는 조지 소로스는 지난 1월 말 다보스포럼에서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 경제의 경착륙은 피할 수 없다”며 위안화가 폭락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헤지펀드 투자자인 카일 배스는 “중국 은행의 부실여신으로 인해 만약 중국에서 신용위기가 발생한다면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미국 은행 부실 규모의 400%를 상회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유명 투자자들의 잇따른 중국 경제에 대한 극단적 경고에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들의 주장에 반박하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경제가 우려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지난 1월 중국 수출은 전년 대비 11.2%포인트 감소했고 같은 달 제조업 PMI는 49.4를 기록해 3년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가는 등 경제지표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으로 꼽히는 것은 부채다. 지난해 2분기 기준 중국의 전체 부채 규모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243.7%에 이른다. 이 중 기업부채가 163.1%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다른 국가들이 위기를 맞이했을 때 기록한 기업부채 비율보다도 높은 수치다. 우리나라는 IMF 당시 116.1%, 일본은 버블붕괴 후 구조조정 당시 149.2%, 미국은 금융위기 당시 72.6%의 기업부채 비율을 기록한 바 있다. 중국의 기업부채 비율은 신흥국 내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 출처=KDB 대우증권

부채 증가 속도도 빠르다. 2009년 이후 지난해 2분기까지 중국 전체 부채는 GDP 대비 95.4%p 증가했다. 특히 기업 부채는 GDP 대비 64.5%p 증가했다. 중국의 디플레이션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중국의 ‘명목 GDP성장률 - 실질 GDP성장률’은 이미 마이너스에 진입했다. 그만큼 실질적인 물가상승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중국 생산자물가는 47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 은행 시스템, 괜찮을까?

 

중국 은행권의 부실에 대해 경고한 카일 배스는 중국의 경착륙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고 그림자 금융의 불안정한 모습들이 관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대출신용은 2006년 3조달러에서 지난해 34조 달러로 증가했고 이런 신용 팽창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결국 중국의 경기 둔화와 대출 손실이 쌓이는 것은 명확한 사실이므로 중국이 큰 폭으로 위안화를 절하하고 은행 구제를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중국 은행은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중국 은행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지난해 4분기 15.0%로 7분기 연속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하락 속도도 가팔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총자산순이익률(ROA) 역시 1.1%를 기록,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 출처=KDB 대우증권

중국 상업은행의 NPL(부실채권) 비율도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상업은행의 NPL 비율은 1.67%를 기록했다. NPL 금액은 1조 2744억위안(약 240조 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1.2% 증가했다. 카일배스는 중국 은행의 NPL이 20% 이상 오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중국국제금융공사(CICC)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실제 NPL은 8.1%정도라고 밝혔지만 시장은 중국 정부의 공식 NPL을 신뢰하고 있지 않다. 무엇보다 NPL의 증가 속도가 빠르다는 것은 시장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중국의 부채 문제에 가장 핵심은 기업이다. 현재 중국 기업들은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고 향후 전망도 그리 밝지만은 않다. 기업들의 실질 부채 부담 증가는 은행 시스템에 대한 우려를 부채질한다.

 

지난해 12월 기준 중국 공업기업 손실 기업 수는 전년대비 14.6% 증가했고 손실 금액은 전년 대비 29.6% 늘어났다.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도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지수, 선진국 지수 편입) 중국 12개월 예상 주당순이익(EPS)은 전년 대비 19.4% 감소했다.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기록한 최저 수준은 -25.3%로 이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중국 정부가 구조개혁을 이제 막 시작하려는 단계임을 감안하면 중국 기업들의 상황이 단기간에 나아질 것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중국 은행 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이유다. 중국 정부의 구조조정은 올해가 본격적인 시작이 될 것이다. 중국 정부는 오는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앞두고 구조조정을 위한 좀비 기업 및 과잉설비 수, 고용 인원 등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의 구조조정이 은행 시스템 위기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지만  중국 경기 둔화가 이어지고 있고 은행의 NPL이 높은 상황에서 구조조정 여파에 대한 우려는 높을 수밖에 없다.

 

   

▲ 출처=KDB 대우증권

 

그림자금융 규제에도 불구, 여전히 확대 중

 

중국의 그림자금융도 은행 시스템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 정부도 이를 인지하고 그림자금융에 대한 규제에 들어갔지만 그 규모는 여전히 확대 중이라는 분석이다. 그림자금융은 특성상 그 구조나 규모를 정확하게 파악하기가 어렵고 기관별로 조사 결과가 상이하다.

 

대우증권은 그림자금융의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은행의 WMP(자산관리상품)와 신탁자산을 중심으로 봤을 때 그림자 금융 규모는 중국 GDP의 52.6%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은행 WMP는 20조위안, 신탁자산은 15조6000억위안에 이른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중국의 그림자금융 규모는 최소 11조위안에서 28조위안으로 최대 규모로 추정하면 GDP 대비 약 54%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WMP는 신탁기관이 취급하는 금융상품을 은행이 신탁회사를 통해 신탁자산을 WMP 상품으로 바꾼 뒤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상품을 말한다. 이 자금을 신탁 방식으로 은행대출이 어려운 지방정부나 부동산 개발업체, 중소기업 등에 고금리로 빌려준다.

 

피치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2년 3분기 기준 은행 WMP 발행 잔액은 12조위안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50% 늘어났으며 전체 예금 총액의 13%를 상회하는 규모다. 같은 해 말 은행에서 발행한 WMP 상품은 전년대비 45% 증가, 3만 9300여개에 달했다. 이 중 1~3개월 단기상품 비중이 50% 이상이고 70% 이상이 투자처가 불투명한 상품에 투자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국의 그림자금융은 중앙은행의 대출제한 정책과 감독당국의 은행 자기자본비율 및 유동성 요구 강화에 따라 발생하게 됐다. 지난 2010년부터 중국 정부는 은행의 대출제한 정책을 실시, 지방정부채무에 대해 엄격한 관리를 실시했다. 따라서 많은 기업들이 사업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WMP 자금을 무리하게 조달하게 됐으며 은행 역시 대량의 부실대출 발생을 피하고 정부의 요구에 대한 부담을 완화하려고 비전통적인 방식으로 부동산 업체 및 지방정부에 자금을 제공하게 됐다.

 

   

▲ 출처=KDB 대우증권

투자자들도 아직 금리자유화가 완전히 시행되지 않은 중국에서 고수익 투자처로 그림자금융 상품을 찾고 있다. 중국은 예금금리가 시장화 되지 않았고 인플레이션이 장기화 되고 있어서 실제로는 마이너스 금리 상황이나 마찬가지다. 이에 투자자들은 예금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얻기 위해 WMP, 신탁상품, 사모투자펀드 등 대체 상품들에 몰리고 있다.

 

조지 소로스는 지난 2013년 보아오포럼에서 “중국 그림자 금융의 빠른 성장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이었던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비슷한 모양새”라고 경고한 바 있다.

 

그림자금융은 여러 가지 리스크를 가지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WMP의 만기불일치 리스크가 있다. 일반적으로 WMP 기간은 1~3개월로 1년을 초과하지 않지만 은행 WMP 투자대상은 투자 기간이 6~7년인 도시투자채권과 같은 장기 자산이 많다. 만약 투자자산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유동성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그림자금융의 자산 측 투자수익률은 부채 측 투자수익률보다 낮다. 이는 WMP의 원금과 이자 지급을 불가능하게 만들어 시스템 리스크를 유발할 수 있다. WMP 상품의 연 수익률은 10%로 6%대의 1년 대출금리보다 훨씬 높게 책정 돼 있다. 시장에서는 WMP의 주요 융자 대상인 기업들이 모두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데 이렇게 높은 이자를 지급할 수 있는가에 대한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 출처=자본시장연구원

앞서 언급한 중국 부채 증가 문제와 은행의 수익성 악화, 그림자 금융 등은 중국 경기 경착륙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우려 정도가 지나치다는 지적도 있다. 시장에서는 중국의 그림자 금융 규모가 커졌다고 하더라도 선진국이나 중국의 전통적 은행시스템과 비교하면 작은 편이라고 보는 입장도 있다.

 

대우증권은 타오 왕(汪濤) UBS 이코노미스트의 의견을 인용, 중국 은행 부실이 예상보다 작다고 전했다. 정부 정책이 중국 경제 성장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중국 은행의 자산이 GDP 대비 340%이지만 비금융기관 대출이 GDP 대비 230%이고 민간기업 대출은 GDP 대비 140%에 불과하기 때문에 은행부실이 10%라고 하더라도 대규모 은행규제로 이어질 만큼은 아니라고 전했다.

 

이처럼 시장에서는 중국 기업들의 부채 증가로 은행 부실 문제가 발생할 것을 지적하는 입장과 이를 정부 재정능력으로 충분히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입장이 상충하고 있다. 오는 3월 열릴 전인대를 기점으로 중국 정부의 강력한 경기 부양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중국의 부채문제와 은행 부실 문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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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일 배스 반박의견 또 나와

 

2016.02.24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헤지펀드 투자자인 카일 배스 헤이먼캐피탈 창립자 겸 회장이 제기한 중국 은행발 위기설이 지나치게 과장됐다는 주장이 또 등장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국제금융공사(CICC)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량 홍은 23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배스 회장의 의견을 반박했다.

 

위안화 가치 하락에 베팅한 배스 회장은 중국 은행들의 손실이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미국 은행들의 손실보다 4배나 많다며 중국 경제 위기론을 제기했다.

 

하지만 CICC는 배스 회장이 중국 경제를 1990년대의 일본 경제와 비교함으로써 실수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중국 경제와 일본 경제가 엄연히 다름에도 불구하고, 국내총생산 대비 부채비율이나 외환보유고 등을 중국 경제의 절대적 잣대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CICC가 배스 회장의 위기론에 반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주에도 마오쥔화 CICC 애널리스트가 "배스 회장이 예상한 부실채권(NPL) 문제는 그렇게 심각하지 않다"며 "중국 은행들의 손실규모는 10조위안(1조5000억달러)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1일 배스 회장은 중국 은행들이 NPL 때문에 전체 자산의 10%에 해당하는 3조5000억달러 규모의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배스 회장은 2007년 미국 모기지 시장에 대한 반대매매를 통해 막대한 돈을 벌어들인 것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그가 앞을 내다보고 했던 모든 투자가 다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그는 지난 2010년 일본 정부채권 시장의 붕괴에 베팅했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CICC뿐만 아니라 다른 투자자들도 그의 의견에 의심어린 눈길을 보내고 있다. 맥쿼리그룹의 해리 후 이코노미스트는 "배스 회장의 부실 추정치가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배스 회장의 주장이 맞아 들어가려면 은행들의 NPL 비율이 28~30%까지 올라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