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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투자 부영의 `끝없는 영토확장` 오투리조트 인수 확정, 사업 다각화…임대주택업은 성장통

Bonjour Kwon 2016. 2. 26. 09:20

 

2016.02.26

 

제주 부영 호텔&리조트

 

부영그룹이 최근 몇 달 새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무서운 기세로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기존 핵심사업인 주택부문은 성장통을 겪고 있다.

 

2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회생절차 중인 오투리조트 관계인집회를 열고 부영그룹의 오투리조트 인수를 최종 확정했다. 인수 대금은 800억원이다. 부영그룹은 계약금 등 인수 대금을 이미 완납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부영그룹이 이번 오투리조트 인수를 포함해 지난해 10월부터 현재까지 M&A 등에 투자한 금액만 1조원에 달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삼성생명 태평로 사옥 매입이다. 주택업계에서 인지도가 낮았던 부영이 삼성그룹의 상징으로 여겨진 삼성생명 태평로 사옥을 약 5800억원에 인수한다고 지난달 밝혀 화제를 모았다.

 

부영은 호텔·리조트 사업 확장에도 발 벗고 나섰다. 부영은 지난해 11월 경남 진해 글로벌테마파크 개발 제안서를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했다. 5조1000억원 규모 사업으로 다른 투자자들과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10월 부영은 테마파크 개발 용지로 인천시 연수구 대우자동차판매 용지(92만6952㎡)를 3150억원에 사들였다. 부영은 무주 덕유산리조트와 제주 서귀포 중문관광단지 내 제주 부영호텔&리조트도 개발·운영 중이다. 서울 성수동 뚝섬 일대와 중구 소공동 용지에도 호텔 건립을 추진 중이다.

 

 

골프장 사업에도 적극적이다. 부영은 무주 덕유산CC 등 국내외 4곳에 총 90홀 규모 골프장을 보유하고 있다. 나주 부영CC를 개발 중이며 지난해 말부터 경기도 안성시 마에스트로CC 인수도 진행 중이다. 부영 관계자는 "부영은 1983년 주택사업에 뛰어들어 30년 넘게 임대주택사업으로 성장해 왔다"며 "임대주택이 장기 임대사업이라면, 리조트·호텔 등은 단기 임대라는 큰 틀에서 추진한다"고 말했다.

 

부영의 공격적 사업 다각화는 임대주택사업으로 벌어들인 풍부한 자금 덕분이다. 부영은 약 30년간 전국 335개 단지에 26만여 가구를 공급했다. 이 중 임대주택 비율이 95%를 넘는다. 부영은 주로 국민주택기금을 지원받아 5년·10년 공공임대아파트를 임대하고, 임대기간이 끝나면 분양해왔다. 특히 2000년대 중반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1조5000억원 넘는 시세 차익을 거둔 것으로 전해진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 부영그룹 계열사는 15개, 총 자산 규모는 16조8050억원으로 민간기업 기준 재계 서열 19위다. 계열사 모두 비상장사로 금융 계열사도 1곳(부영대부파이낸스) 있다.

 

외형 확장에 집중하는 사이 본업인 주택사업은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부영이 공급한 남양주 월산, 동탄2신도시 등 임대·분양 단지에서 미분양이 속출했다. 특히 동탄2신도시는 1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되던 인기 지역인데도 부영이 실패해 이목을 끌었다. 지난해 7월 분양한 동탄2신도시 A31블록 사랑으로 부영(718가구)은 지난해 7월 분양했으나 아직도 미계약이 수백 가구다. 최근 부영은 이 단지 할인 분양에 나섰다.

 

부영은 아파트 입주민들과 각종 소송에도 휘말려 있다. 부영이 최초 주택가격을 공사에 들어간 원가 비용인 실제 건축비가 아닌 표준건축비로 산정해 임대보증금을 높이고 분양전환 때 부당 이득을 챙겼다는 의혹 때문이다. 임대아파트전국회의 부영연대는 부영 임대주택 입주민들이 부영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만 100건이 넘는다고 주장한다.

 

정부 주도로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 시장에 건설사들이 진출하며 경쟁이 심화되는 것도 부담이다. 삼성생명 사옥 임차인 확보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신수현 기자 / 이윤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