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eits

리츠경쟁력 제고방안을 마련했습니다만, 그보다는 부동산펀드의 규제 개선 영향이 더 클 것.절차간편부동산펀드가 경쟁력더있어.

Bonjour Kwon 2016. 3. 3. 16:08

윤아영 건설부동산부 기자) 부동산펀드와 리츠(부동산투자회사). 둘 중 어느 쪽이 더 익숙한가요. 둘 다 부동산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이지만 일반 투자자에게는 상품도 다양하고 자주 언급되는 부동산펀드가 더 많이 알려져있는 편입니다. 전체 자산 규모도 부동산펀드가 리츠보다 두 배 이상 많습니다.

그러나 사실 리츠가 부동산펀드보다 3년 먼저 국내 시장에 도입됐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2001년 도입된 리츠는 전문 기관 투자가들만이 아니라 일반 대중들도 주식에 투자하듯이 부동산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게 하자는 게 취지였습니다. 미국·호주·일본 등 해외에서는 증시에 상장된 리츠에 대한 개인 투자도 상당한 편입니다.

하지만 리츠는 당시 새로운 형태의 첫 도입이다보니 허용되는 형태는 주식회사 하나에 운영을 위해선 자본금, 매출, 상장요건 등이 까다롭게 적용됐습니다. 반면 2004년 도입된 부동산펀드는 상대적으로 신탁형, 유한회사, 합자회사, 합자조합, 주식회사 등 다양한 형태로 운용이 가능했고, 허가제가 아니라 등록제다보니 자유롭게 소수의 사모 투자자 중심으로 투자할 수 있었습니다. 대신 리츠와의 투자영역 중복문제를 피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회사형 부동산펀드는 부동산을 70%까지만 허용하기로 정했습니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설립과 운용이 자유로운 부동산펀드가 더 많은 자금이 유입됐고, 시장도 커졌습니다. 리츠는 초기의 규제에 묶여 정부가 참여하는 공공리츠 외엔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태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주식회사 형태인 부동산펀드의 부동산투자 70% 제한 한도를 폐지했습니다. 이로써 마지노선처럼 남아있던 리츠와 차별점이 사라지면서 업무영역이 완전히 중복되는 셈입니다.

리츠업계에서는 리츠가 부동산펀드의 일부 영역으로 전락했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은 규제가 까다로운 리츠보다 규제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사모투자자 중심의 부동산펀드가 확대될 수 있게 했다”면서 “시중의 우량한 투자 물건을 소수의 기관투자자들만 향유하는 시장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같은 시작점에서 경쟁을 하더라도 절차가 간편한 부동산펀드가 리츠보다 먼저 부동산 투자를 결정해 리츠가 투자할 수 있는 우량 부동산은 남지 않을 것이란 설명입니다. 이렇게 될 경우 리츠가 투자하는 부동산에 대한 개인들의 신뢰도도 떨어지고,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도 축소되게 됩니다.

리츠를 관리하는 국토교통부에서도 최근 리츠경쟁력 제고방안을 마련했습니다만, 그보다는 부동산펀드의 규제 개선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시장에서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리츠와 부동산펀드, 어느 한 쪽이 맞다, 그르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2000년대 초 비슷한 두개의 상품을 따로 도입한 것은 개인들도 작은 금액으로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 목적을 잊고, 한쪽으로만 몰리고 있는 모습은 안타까울 뿐입니다. (끝)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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