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16
국영자산공사, 부실채권 부담 늘고 자본비율↓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중국 은행권의 부실 대출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미국 헤지펀드업계의 거물 카일 바스가 부실채권으로 인한 3조5000억달러(약4174조원)의 천문학적 손실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중국 당국은 반박과 더불어 잇단 대책을 내놓고 있다.
중국 당국은 은행들이 부실 채권을 주식으로 출자 전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또 은행들에게 부실 대출을 증권화해 싼 값으로 매각하도록 종용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 1990년대 상황과 흡사하다. 당시 중국은 국영 '배드뱅크'를 설립해 부실채권을 덤핑하고 대규모 청산작업을 했다. 대표적 배드뱅크들이 '신다'와 '화융'으로 모두 상장된 자산운용공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중국의 부실대출 대책이 마술이 될 수 없는 이유" 제하의 기사를 통해 '신다'와 '화융'이 최근 넘쳐 나는 부실대출을 다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이 인용한 컨설팅업체 샌포드C.번스타인에 따르면 신다와 화융에 맡겨진 부실대출 규모는 5000억위안(약 91조6000억원)으로 3년 전에 비해 900억위안 늘었다. 시장의 부실대출 규모가 워낙 막대해서 부실대출 액면가 1달러당 가격은 30센트에서 25센트로 떨어졌다. 부실대출을 증권화해 수익을 내려면 시장에 유동성이 넘쳐나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일례로, 화융자산공사가 부실대출을 주식으로 바꾼 투자로 거둬 들인 최근 순이익은 2012년 1월~2015년 6월 사이의 평균치였던 180%를 밑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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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부실대출의 급증과 채무조정에 따른 수익 하락은 잠재적 손실의 가능성을 높인다. 배드뱅크 역할을 담당하는 자산공사들의 자기자본(완충자본) 비율은 최근 법적 최저치인 12.5%에 근접했다. 일례로, 화융의 완충자본은 지난 2012년 13.7%에서 2015년 6월말 12.8%로 낮아졌다.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이 떨어지고 자금 조달시장 접근이 용이하지 않으면 정부 지원 없이 자기자본 비중을 높이기 쉽지 않다.
부실대출에 대한 중국의 대책은 사실상 대출 폭탄을 은행에 떠 넘기는 것에 불과하다고 WSJ는 지적했다. 부실채권의 출자전환은 은행자본에 부담을 줄 수 밖에 없다. 은행이 보유한 주식자본은 채권의 4배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의 출자전환은 결국 더 많은 자본을 요구한다. 신주발행, 정부자금 차입 등으로 자본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WSJ는 전망했다. WSJ는 "중국이 부실대출을 전환한다고 부실대출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어느 시점에 가면 중국 정부와 은행 주주들이 돈을 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irimi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