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

중국판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오나!저신용자 대상 P2P 부동산 대출 1월 1637억원… 6개월새 3배 급증 대출업체 3분의 1 부실로 어려움

Bonjour Kwon 2016. 4. 4. 21:47

2016.04.04

주요 은행 주택 부실대출도 증가

 

대출 문턱이 낮아 저신용자들의 이용 비율이 높은 온라인 개인 간(P2P) 부동산 대출이 중국에서 급증하고 있다. 경제적 능력이 부족한 이들의 거품 투자가 늘며 2008년 세계적 금융위기를 촉발한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대출(비우량대출) 사태가 중국에서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1월 중국의 P2P 대출업체들의 계약금 대출 규모는 9억2400만위안(1637억원)으로 지난해 7월보다 3배 급증했다. P2P금융은 업체가 투자자들로부터 직접 자금을 조달해 고금리로 빌려주는 대출 형태로, 은행권 문턱을 넘지 못한 저신용자들이 주로 이용한다.

 

영국 BBC방송은 “중국의 루팍스나 당톈 웰스 같은 P2P 대출업체들은 제1금융권을 위협할 정도로 무섭게 규모를 키우고 있지만 이들의 3분의 1은 부실대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WSJ는 “금융회사가 아닌 부동산 개발업체가 주택 구매자들에게 빌려주는 돈까지 합하면 중국의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더욱 커진다”며 “업체 대출의 경우 연간 금리가 최고 24%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의 부채 비율은 증가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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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부동산업체의 자산 대비 평균 부채비율은 317.5%로 2001년 104.6%에 비해 3배나 뛰었다. 부채비율은 부채총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비율로 300%는 자기자본보다 부채가 3배 많다는 의미다.

 

WSJ는 “중국 당국은 부동산 개발로 양산된 미분양 주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4년부터 신용 완화 정책을 펴기 시작했다”며 “이 때문에 농촌 출신 노동자나 이민자 등 취약계층의 부동산 대출도 늘었다”고 분석했다.

 

제2금융권뿐 아니라 중국 주요 은행의 주택 관련 부실대출(NPL) 비율도 늘었다. 중국 최대 주택담보대출 기관인 중국건설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중 NPL 비율은 지난해 0.31%로 전년보다 0.1%포인트 올랐다. 경제학자들은 중국 은행들이 특별관리대출로 분류한 여신을 포함하면 NPL 비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월 광둥성 선전의 주택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57% 폭등했고 상하이는 21%, 베이징 13%, 광저우 12%가 오르는 등 대출 확대는 대도시의 집값 폭등으로 이어졌다. 중국은행과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가계부채 비율이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를 맞았던 미국에 비해 안정적이라고 밝혔지만, 최근 부동산 부실대출 우려가 커진 선전시 당국은 2주택 구매자의 주택 담보대출 계약금 비중을 올리는 등 시장 진정에 나섰다.

 

밍장 중국 사회과학원 선임이코노미스트는 “주택재고를 줄이기 위해 개인에게 빚을 내라고 한 것은 위험한 실험”이라며 “중국 부동산 대출 시장의 성장 이면에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WSJ는 “중국 부동산 시장은 직간접적으로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하고 있다”며 “중국 시장의 안정은 세계 경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전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