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

기업 · 은행 · 가계의 '부채 버블'…中 경제 뇌관. 기업부채만 17조달러 (미국.12.6조.일본.4.2조달러. 중국GDP 11조달러초과).가계부채 비율 급증

Bonjour Kwon 2016. 4. 25. 08:17

2016.04.25

【뉴욕=AP/뉴시스】최근 미국 헤지펀드계 거물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 회장이 중국 경제가 경착륙에 직면했다는 주장을 제기한 가운데 중국공산당 기관지가 이런 주장을 일축했다. 25일 당기관지인 런민르바오(人民日報)는 해외판에 "중국 '공매도' 하려는 세력은 결국 시장에서 패배할 것"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소로스 회장을 비롯한 '국제 투기 세력'을 향해 경고 메시지를 전달했다. 지난 9월29일 인터뷰 중인 소로스 회장의 모습. 2016.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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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진영 기자 = 미국에 이어 세계 제2의 경제대국 중국의 성장 잠재력은 여전히 막대하다. 지난 30년간 고속 성장에서 현재 중고속 성장으로 조정을 받고 있지만, 지난해 기준 국내 총생산 규모 10조 달러가 넘는 국가로서 이런 행보 자체가 기적에 가깝다.

 

이런 가운데 중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 가도를 달리는 데 과도한 부채가 핵심 장애물 가운데 하나라는 점은 이견이 없다. 특히 중국의 기업-은행-가계가 구성한 '부채 트라이앵글'이 심상치 않다는 지적이 높다. 일각에서는 중국발 금융위기 가능성까지 제기한다. 앞으로 중국 경제가 흔들릴 때마다 불어나는 부채는 경착륙 가능성에 대한 경보음을 알리는 주요 지표가 될 전망이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中 기업부채, 美 · 日 보다 많아

 

중국 경제가 과거 두 자릿수 성장세에 이어 2014년까지 7% 성장률을 유지해 온 것은 중국 기업의 성장이 바탕이 됐다. 그러나 동시에 중국 기업의 부채도 눈덩이처럼 불었다.

 

국제결제은행(BIS)의 2016년 3월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중국의 기업부채는 17조4420억 달러(약 1경900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신흥국 기업부채 24조3800억 달러의 71.5%를 차지, 70%를 넘어섰다. 또 중국의 기업부채는 미국(12조6280억 달러), 일본(4조2010억 달러)보다도 많다.

 

여기에 중국 기업들은 최근 회사채 규모를 급격히 늘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2월 보도한 바에 따르면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중국의 회사채 규모가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160% 수준으로 2008년(98%)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고 보고했다.

 

더욱 문제는 중국의 회사채 시장의 질(質)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13일(현지시각)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부실 기업이 보유한 부채는 1조3000억 달러(1500조원)로 전체 기업 부채 중 7분의 1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실 기업이란 벌어들인 수익으로 대출 이자도 제대로 감당하는 못하는 기업을 말한다. 중국의 회사채 시장 확대를 경제성장세로만 보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대목이다.

 

실제로 중국의 회사채 시장은 금리가 급등하는 등 최근 들어 경색 조짐을 보인다. 블룸버그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로 이달 들어 발행이 취소된 중국 회사채 규모는 606억 위안으로 지난달(448억 위안)보다 35% 급증했다.

 

◆은행 부실채권 작년 말 1.2조 위안…1년 새 51% '껑충'

 

은행에도 빚 경보가 켜졌다. 특히 중국 정부의 입김을 크게 받은 중국은행들이 정부의 고도성장 기조에 맞춰 돈을 풀었다. 중국 정부가 점찍은 기업에는 '묻지마식 대출'도 이뤄졌다. 이런 가운데 중국경제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부실채권이 뛴 것이다.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상업은행의 총여신 대비 부실채권(NPL)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67%로 전년보다 0.42%포인트 확대됐다. 같은 기간 NPL 규모도 51% 불어난 1조2744억 위안으로 집계됐다. 절대 규모는 10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또 올 1분기에는 이보다 훨씬 더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더군다나 중국 상업은행들의 부실채권 분류 기준의 낮은 투명성으로 인해 실제 NPL 규모는 발표치를 상회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중국 상업은행들이 90일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 일부를 담보가치에 따라 NPL에서 제외하고 있다"며 "이를 고려했을 때 실제 NPL 비율은 3~5%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 中 작년 가계부채 비율 증가율 확대폭, 신흥국 19개 가운데 1위

 

중국의 집값이 폭등함에 따라 중국인들의 부동산 대출 규모가 가파르게 확대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이 지난 20일 발표한 '금융기구 대출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부동산 대출잔액은 22조5100억 위안으로 집계, 전년도보다 22.2% 증가했다. 증가율도 1.3%포인트 늘었다.

 

중국 정부가 2014년 말부터 금리인하, 대출금리 자율화, 주택담보대출 제한 완화 등 지난해 말부터 부동산 시장에 우호적인 정책을 펼친 것이 배경이다.

 

중국의 부동산 대출이 주도하는 가계부채 비율 증가 속도도 가파르다. 국제금융협회(IIF)가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39.69%로 나타났다. 특히 전년에 비해 비율 확대 폭은 3.59%포인트로 비교국가 19개국 중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더해 개인 간(P2P) 온라인 금융 플랫폼의 인기도 가계의 부동산 대출을 부채질하고 있다. 중국의 주식정보 전문 제공업체 윈드(wind)와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중국의 P2P 플랫폼의 대출 잔액은 작년 말 4395억 위안으로 전년 말(309억 위안)보다 14배 불었다. 은행 대출 문턱을 넘기 힘든 개인들이 P2P 금융으로 손을 뻗친 데 따른 것이다. 더군다나 P2P 대출의 평균 이자율은 지난 2월 기준으로 연 12%에 달하는 고리 대출이고, 평균 대출기간은 6개월임에 따라 부동산 시장 거품 우려를 키운다. P2P 대출을 통한 주택마련대출은 통계에 잡히지 않고 있다.

 

강재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P2P금융 플랫폼은 개인에게 쉽게 대출을 승인해주고, 개인들은 이 자금을 보증금(주택 초기 계약금) 삼아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할 수 있어 제도권 은행 시스템까지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 中 빚더미 성장정책 우려 목소리 잇따라

 

이에 따라 중국의 경제에 부채는 뇌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헤지펀드계의 대부 조지 소로스는 지난 20일(현지시각) "중국 은행들이 공급하는 대부분의 돈이 악성 부채를 유지하거나 적자 기업의 생존을 위해 쓰이고 있는 것은 대단히 심각한 문제다"라고 비판했다. 또 "중국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초래한 미국 상황과 유사하다"며 "늦어도 1~2년 안에 경착륙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재차 경고했다.

 

WSJ은 "최근 대출 규제 완화로 주택 매매 계약금 관련 대출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초래했던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를 연상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